[DOS] 풍류협객 (風流俠客.1989) 2019년 컴퓨터학원시절 XT 게임




1989년에 ‘TOPIA(토피아)’에서 MS-DOS용으로 만든 롤플레잉 게임.

내용은 중원에서 협객인 ‘주인공(디폴트 네임 없음)’이 사랑하는 ‘소소’와 무림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악당 ‘검은 메기’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본작은 발매 시기적으로 볼 때 한국 최초의 IBM-PC용 RPG 게임이자, 국산 IBM-PC 게임 2호다.

국산 IBM-PC 게임 1호가 아프로만의 ‘왕의 계곡(1989)’인데 그 작품이 코나미의 ‘왕가의 계곡 2 – 엘 기자의 봉인(1988)’의 이미테이션 게임이었던 반면. 본작은 일단 오리지날 게임이다.

본작의 존재는 거의 말로만 전해지다가 2017년 경에 실물 패키지가 공개됐는데. 플라스틱 커버로 발매됐고 게임 용량은 2D 디스켓 1장이었다.

패키지 커버 일러스트는 무협 만화풍으로 80년대 무협 만화가 ‘황성’ 작가의 작풍 느낌을 준다.

관련 정보가 워낙 없어서 한국 최초의 IBM-PC용 롤플레잉 게임은 에이 플러스의 ‘홍길동전(1993)’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작이 그보다 4년 먼저 나왔고. 흑백 그래픽 카드 전용 게임이라서 굳이 분류하자면 홍길동전은 한국 최초의 IBM-PC용 컬러 롤플레잉 게임이다.

본작을 만든 게임 제작사 ‘토피아’는 애플 2용으로 ‘혹성대탈출(1988), MSX용으로 ’대마성 –녹색의 기사편(1988)‘을 만든 곳이다.

게임 조작 키는 키보드 화살표 방향키/숫자 방향키 겸용의 4방향 이동과 키보드 ENTER키(배경 음악 켜기/끄기)다.

캐릭터 능력치는 내공, 무공의 2종류가 있는데 내공은 생명력. 무공은 공격력이다. 레벨, 경험치의 개념이 없는 관계로 성장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서 각각의 능력치는 상승하지 않는다.

주인공 이름조차 밝혀지지 않았고, 히로인 소소는 이름만 언급돼서 캐릭터 자체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 수준이고. 스토리 관련 텍스트도 한 줄도 안 나와서 스토리도 없다.

본작이 어떤 내용의 게임인지는, 게임 팩키지에 적힌 게임 소개로 밖에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게임 디자인을 언뜻 보면 오리진의 ‘울티마’ 시리즈를 닮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게임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말이 좋아 장르가 롤플레잉이지, 실제 게임 내에서는 롤플레잉적인 시스템이나 요소가 거의 없다.

적을 피해 필드를 돌아다니며 비밀 통로를 찾고, 아이템을 모아서 검은 메기의 아성을 공략하는 게 전부인 게임이다.

여기서 비밀 통로는 어떤 특정한 포인트가 아니라, 본래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인데 비밀 통로로 설정되어 있어서 들어가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약 10칸 정도되는 길목에 벽이 쫙 깔려 있는데 그 10칸의 벽 중에 딱 칸. 통과 가능한 곳이 있는 거다.

배경이 중원 무림이라서 적은 몬스터가 아니라 아미, 소림, 무당 등의 문파에 속한 무림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적은 기본적으로 총탄을 쏘며 공격해오고, 접촉하면 NPC마냥 대사를 한 마디 던지고. 몸을 겹친 상태에서 잠시 있으면 자동 공격이 들어가 물리칠 수 있는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리젠된다.

전투 시스템은커녕 공격 키 하나 없이 단순히 접촉만로 대화/공격을 묶어 버렸다. 공격 모션 없이 접촉으로 공격하는 것과 적이 총탄을 쏘며 공격해오는 걸 보면 울티마보다 오히려 일본 T&E의 ‘하이드라이드’ 시리즈와 닮았다. (본작을 만든 토피아가 MSX용 게임을 주력으로 만든 걸 생각해 보면 확실히 하이드라이드에 더 영향을 받을 만도 하다)

적과 접촉할 때의 대사 패턴은 매우 적다.

개중에는 뜬금없이 플레이 진행 힌트를 줄 때도 있지만, 그 대사 패턴이 ‘밧줄을 이용해라’, ‘두 그루의 나무가 있는 곳’, ‘비밀 통로를 찾아라’. 이 3가지 밖에 없다.

다른 대사의 패턴은 그보다 적은 2가지로 ‘안 가르쳐줘’, ‘소소를 포기해라’ 이게 전부다. (참고로 소소는 본작의 히로인 이름이다)

게임의 목적은 아이템 모으기인데 이게 게임 클리어를 위한 정해진 아이템 모으기라서, 장비는커녕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데이타 세이브/로드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실 본작의 장르를 과연 롤플레잉이라고 봐야 할지조차 의문이 든다.

한국 게임을 소개하는 해외 사이트에서 어째서 이 게임을 액션 RPG로 분류했는지 알 것 같다.

울티마 시리즈까지 갈 것도 없이, 본작으로부터 2년 전인 1987년에 일본에서는 이스 시리즈가 나왔으니 너무 비교 되지만.. 본작이 한국 최초의 IBM-PC용 롤플레잉 게임이란 걸 감안하고 보면 나온 시기와 환경상 게임에 대한 정보와 기술력이 부족하고. 게임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상태에서 처음 만든 게임이라서 부족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결론은 미묘. 레벨도, 장비도, 아이템도, 스토리도, 캐릭터도. 아무 것도 없이 단순히 총알 쏘는 적을 피해 맵을 돌아다니며 비밀 통로를 찾아 들어가 아이템을 모으는 게 전부인 게임이라서 롤플레잉적인 요소가 너무 부족해 장르의 아이덴티티 이전에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낮지만, 한국 최초의 IBM-PC용 롤플레잉 게임으로서 한국 게임사의 역사적 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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