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3.1] 사일런트 노바 (SILENT NOVA.1996) 2019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6년에 ‘FUGA SYSTEM’에서 윈도우 3.1용으로 만든 SRPG 게임. 486 DX 지원에 OS는 윈도우 95까지도 지원하며, 국내에서 정식 한글화되어 출시했는데 박스 팩키지 정품보다는 게임 잡지 번들 부록으로 나왔던 게 잘 알려져 있다.

내용은 서기 25년, 인류가 사람이 살지 않은 새로운 혹성 ‘노바’가 발견해서 ‘레이버드 회사’에서 RPG 테마 파크로 만들어 일반에게 개방하고 ‘알바이모라’라는 국가를 설립한 뒤, 긴 시간이 지난 후 신입 모험가 ‘아슐레이’와 ‘리스티’가 ‘알하임 성’에 와서 모험가로 활동하다가, 리스티의 몸에 ‘멜빌’의 혼이 씌이고 500년 전 노바에 살았던 선주민 ‘레오니아인’과 일찍이 그들을 멸망시킨 ‘신수’와 관한 사건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을 만든 푸가 시스템은 PC용 RPG 게임인 아마란스 시리즈로 잘 알려진 곳이다.

윈도우 3.1용으로 나온 게임으로 게임 메인 화면과 캐릭터, 아이템을 비롯한 자잘한 메뉴들을 윈도우창을 지원하고 있어서 플레이어가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직접 창을 움직이고 배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자사에서 1995년에 PC9801용으로 만든 ‘아마란스 KH’를 1996년에 윈도우판으로 만들어 출시한 뒤, 같은 해에 본작이 나와서 윈도우 창 배치 스타일은 그쪽을 계승하고 있다.

번화가(마을)에서 선택 가능한 커맨드는 깃발(길드), 검(무기점), 방패(방어구점), 석판(데이타 저장), 나무(환경 설정), 신발(마을 떠나기=스테이지 시작), 주머니(도구점), 지팡이(마법상점), 노트(데이타 불러오기), 열린 문(게임 종료)다.

장비 가능한 무기의 종류는 검, 창, 지팡이, 톤파, 너클, 다트, 활, 석궁 등이 있고, 방어구는 갑옷, 방패. 악세서리는 반지가 있다.

장비 슬롯은 무기/갑옷/방어구/악세서리의 4칸이 있는데 특이하게도 활과 방패를 동시에 장비할 수도 있다. 마법사 타입도 활/방패 장비가 가능한데, 전사 타입과 능력치 배분이 다르고, 갑옷/방패의 종류도 약간 가린다. (전사 타입은 공방이 높고, 마법사 타입은 마법 공격력이 높다)

전투 도중에 필드의 특정한 장소에 가면 장비나 아이템을 입수할 수 있는데.. 이 특정한 장소가 화면상에서는 아무 것도 표시되지 않고. 고정된 위치 좌표를 알아야 찾을 수 있는 것이라 사전 정보 없이 찾는 게 어렵다.

아무 생각 없이 이동하다가 멈췄는데 ‘무슨무슨 아이템을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메시지 뜨니 황당하다.

스테이스 수치는 AP(공격력), DP(방어력), LV(레벨), EXP(경험치), MAG(마력)으로 나뉘어져 있다.

WP는 행동 포인트로 WP 숫자만큼 이동이 가능하다. WP를 소모해 이동할 때 남은 수치가 최소한 1일 때는 공격 가능. 2일 때는 아이템 사용도 가능. 3일 때는 마법 사용도 가능하다. 이동 후 남은 WP 포인트가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기 때문에 WP 계산을 잘해야 한다.

HP가 낮으면 공격력과 방어력 전부 하락하니 주의해야 한다.

전투 때의 커맨드창은 턴종료, 커서 정보(아군/적을 지정해 정보 확인), 유니트 일람(아군 유니트 목록창), 축소지도(전투 미니 맵), 스크롤 팔레트, 마법일람(마법진 확인), 승리조건, 저장, 환경설정, 불러오기, 게임 종료가 있다.

캐릭터 조종창은 ‘플레이어 행동 메뉴’로 표기되는데 행동(이동 및 공격), 마법, 아이템, 종료(차례 끝내기), 재행동(부하=유니트의 자동 행동 실행), 재설정(부하=유니트의 자동 행동 설정), 재표시(부하 유니트 표시)다.

여기서 유니트 자동 행동 설정은 거리(이동 거리 설정)/색적(적을 찾아 이동)/공격/퇴각 등을 조정할 수 있다. 꽤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지만, 실제론 단순히 이동할 때 그 동선 내에 있는 적을 무작정 두들기는 거라서 그리 유용하지는 않다.

마법 시스템은 작중 ‘마법진’이라고 부르는 라벨지 위에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윈도우 ‘그림판’에 그림 그리듯이 선을 그어 특정한 문양을 완성시키면 마법이 발동하는 것이라서 그 당시 기준으로 볼 때 획기적이었다.

마법 상점에서 마법진 그림을 그리면 마법 리스트에 자동 등록되고. 전투에 돌입해서 마법을 사용할 때 마법 리스트를 윈도우창에 띄우면, 마법 상점에서 등록했던 마법진 그림의 라인이 화면에 떠서, 그 라인을 따라 선을 그어 완성하면 된다.

이 라인을 따라 선을 긋는 게 그림판 조작과 동일한데 차이점이 있다면 선이 끊기지 않게 한 번에 끝까지 그려야 한다는 것이고. 선이 인식하는 범위가 가운데 몰려 있다는 거다.

이렇게 보면 유저 편의를 봐준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마법을 사용할 때마다 마법진을 그려 넣어야 하기 때문에 대단히 불편하다.

마법 사용이 불편한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마법 때문에 전투 밸런스가 개판이란 것이다. 이게 정확히, 플레이어의 마법이 강해서 밸런스가 붕괴된 게 아니라 적의 마법이 지나치게 강하게 책정되어 있어서 밸런스가 붕괴됐다.

적이 사용하는 마법도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서 위력이 출중하게 높은 것은 아닌데.. 문제는 중후반부로 넘어갔을 때 전장에 배치되는 몬스터의 절반이 스펠 유저. 즉, 마법 사용자란 점이다. (아예 몬스터 이름 앞에 스펠이 붙어서 스펠 고블린, 스펠 골렘. 이런 애들도 나온다)

이 마법 쓰는 몬스터도 어느 정도껏 나와야 되는데 매 전투마다 절반 가까이 주문 쓰는 놈들이 나오는 상황에, 본작에 나오는 마법이 광역계의 범위 차이는 있어도. 마법가 발동하는 사정거리는 다 동일한데 이게 최대치로 설정되어 있어서 약 5~7칸 너머에서 몬스터들이 자기 차례 올 때마다 광역 마법을 쏴서 진짜 무슨 발칸포 앞에 반자이 돌격하는 기분이 들게 한다.

SRPG 게임의 특성상 적진을 향해 전진하는 게 게임 플레이의 기본인데다가, 본작의 시스템 특성상 WP를 소비해서 모든 걸 다 해야 하기 때문에 광역 공격을 맞으면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게임 난이도가 지독하게 높다.

라스트 스테이지가 19 스테이지인데 그 막판에 가까워지면 아예 적 몬스터 전부 다 만랩에 광역 마법을 가지고 있으며, 게임의 특성상 적들의 숫자가 무조건 플레이어보다 많아서 지옥을 경험하게 해준다.

플레이어가 마법을 사용하려면 아군 캐릭터에게 ‘반지’를 장비시켜야 하는데.. 전사든 마법사든 반지 착용 후 마법 사용은 다 할 수 있지만, MAG 수치에 따른 위력의 차이가 있기도 하고. 전사/마법사 다 마법을 쓰게 한다고 해도 한 번의 전투에 참가하는 파티 멤버가 최소 2명에서 최대 5명이라서 그 숫자가 너무 적어서 적의 머리 숫자에 밀려도 너무 밀린다.

이런 상황에서, 본편 스토리가 다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동료 캐릭터의 합류/이탈이 심해서 캐릭터 육성에 애로사항이 꽃핀다.

본작에 나오는 동료의 수 자체는 꽤 많지만, 한 번 영입을 하면 끝까지 같이 가는 게 아니고. 본편 스토리 진행에 따라서 합류/이탈을 반복하는데. 이게 주기적으로 들어오고 빠지는 수준이 아니라, 매 스테이지/에피소드 진행 때마다 나가고 들어오는 수준이다.

남녀 주인공인 ‘아슐레이’, ‘리스티’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파티에 잔류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계속 바뀐다. 짧게는 전투 한 번 같이 한 걸로 끝나거나, 길어도 2~3번의 전투만 같이 하고. 초반에 같이 전투했다가 극 후반부에 가서 재합류하는 멤버도 있다.

아예 극 전개상 소리소문 없이 퇴장하거나, 스토리상 사망하는 멤버도 있다.

본편 스토리 내에서는 그 사망 이벤트들이 비극적이면서 애틋하게 묘사되고는 있는데.. 플레이상 같이 싸운 지 최소 1번, 많아야 2~3번 밖에 안 되는 멤버가 갑자기 죽어 버리는 전개로 이어진 거라서 감정 몰입이 잘 안 된다.

그나마 동료들이 들어올 때 합류시기에 따라 레벨이 높게 자동 조정돼서 레벨을 올려야 할 수고는 덜어냈지만.. RPG의 게임으로서의 캐릭터 육성이 의미가 없어지고. SRPG의 관점에서 봐도 이렇게 둘쭉날쭉한 동료 구성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

동료 영입/탈퇴가 하도 빈번하게 벌어지니 그것을 대체할 시스템을 도입한 게 통칭 ‘유니트’다.

작중에서는 유니트라고 공식 표기하고. 전투 때는 줄여서 ‘‘부하’라고 표기하는데 일종의 용병이다. 푸가 시스템이 기존에 만든 SRPG게임들인 아마란스 KH, 데드 포스(신세기흥망사)에서 돈을 주고 고용해 전투에 참가시키는 사병을 생각하면 된다.

번화가에 있을 때 ‘길드’에 가서 1개당 100리라를 주고 구입하는 게 바로 유니트인데 생긴 건 딱 로봇이고. 전투 시작 전에 캐릭터 1인당 최대 3대까지 설정해서 전투에 참가시켜 조종할 수 있다.

유니트는 디자인만 다를 뿐, 기본 스타일과 능력 수치는 다 똑같다. 방어력은 높지만 공격 거리가 1칸 밖에 안 되고 병과 특성이 없어서 전략적인 운용은 어렵다. 단지 총알받이용으로만 쓸 뿐이다.

그나마 유니트에도 공격 기능은 있고. 유니트가 적을 쓰러트리면 해당 유니트의 조종자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으며, 유니트가 파괴되도 나중에 길드에 가서 다시 살 수 있어서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서 유용하다.

본편 스토리는 스테이지/에피소드로 나뉘어져서 진행되는데. 이게 스테이지 1부터 끝까지 쭉 진행되는 게 아니라.. 스테이지가 진행되다가 파티 멤버 평균 레벨 조건이 맞으면 에피소드가 개방되어 진행되는 방식이다.

다만, 동료 영입/이탈이 잦은 편이라서 평균 레벨 맞춰서 에피소드 개방하는 게 번거로운 작업이고. 레벨 에디터라도 해서 처음부터 만랩(20레벨)을 찍으면 스테이지/에피소드 개방 순서가 꼬이기까지 해서 없는 것만 못하게 됐다.

그래픽은 평범한데 연출은 좀 퀼리티가 떨어진다. 특히 공격씬 연출이 발판 위에서 양옆으로 아군, 적군이 나와서 공방을 주고받는데.. 근거리 공격 모션이 몸통박치기나 점프해서 내려찍기로 통일되어 있어서 연출도 구리고 타격감도 약하다.

최종 보스인 ‘신수’만 해도 일반 공격이 입에서 불을 내뿜는 건데 일반 잡몹의 공격 모션과 동일해 가오가 살지 않는다. (공격력 900짜리의 어마무지 막강한 최종보스가 잡졸마냥 입에서 불공 뱉는 걸 보고 있으면 참. 500년 전에 세계를 멸망시켰다며 대체 이 무슨..)

하지만 배틀 BGM은 드럼 두들기는 소리가 귓가에 박히는 강렬한 락 음악이다. 본작이 CD 게임이라서 음악도 CD 음질로 재생되기 때문에 지금 들어도 괜찮다.

결론은 평작. 애니메이션풍의 캐릭터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괜찮은 편이고, 배틀 BGM이 강렬한 락 음악이라서 귀에 박히고, 무인혹성에 숨겨진 비밀이란 본편 설정도 무난하며 그림판으로 마법진을 그리는 마법 시스템은 획기적인데.. 스테이지와 특정 조건을 갖춰야 개방되는 에피소드의 진행 순서가 꼬였고, 동료 캐릭터는 많은데 파티 합류/이탈이 지나치게 잦은데다가, 마법을 사용할 때마다 마법진을 그려야 하는 게 너무 불편하고. 적군이 아군보다 무조건 많이 나오고 스펠 유저가 초기 배치 인원의 절반을 차지해서 미친 듯한 마법 난사로 전투 밸런스가 붕괴되어 게임성 자체가 좀 떨어져서 RPG 게임 전대미문의 마법 그림판 발상이 빛이 바랜 작품이다.


덧글

  • 시몬벨 2019/01/10 02:10 # 삭제 답글

    이거 아직도 주얼CD를 갖고 있는데 이렇게 보게 되네요. 마법진 직접 그리는 시스템 처음 접했을땐 참신했지만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 잠뿌리 2019/01/12 19:41 #

    그 마법 시스템이 발상은 좋은데 게임 내 적용시킨 방식이 너무 불편해서 아쉬웠지요.
  • 먹통XKim 2019/01/10 10:23 # 답글

    밑에 썼듯이 정품 소장 중인데...역시 하다가 말았죠
  • 잠뿌리 2019/01/12 19:42 #

    엔딩까지 보기 좀 어려운 게임입니다. 난이도도 어렵지만 그걸 감수할 만큼의 재미가 보장되지는 않아서요.
  • 블랙하트 2019/01/10 11:56 # 답글

    http://blheart.egloos.com/5297959

    게임매거진 1998년 4월호에서 부록으로 줬었네요.
  • 잠뿌리 2019/01/12 19:42 #

    저도 그 부록 버전의 CD는 아직도 가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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