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Ralph Breaks the Internet.2018) 2019년 개봉 영화




2018년에 디즈니에서 ‘필 존스턴’. ‘리치 무어’ 감독이 만든 3D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 1(2012)로부터 6년만에 나온 속편이다. 한국에서는 2019년 1월에 개봉했다.

내용은 ‘랄프’와 ‘바넬로피’가 절친으로 잘 지내다가 사고를 쳐서 현실 속 슈가 러시 기판의 핸들이 고장나서 오락실에서 기판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주인 아저씨가 설치한 와이파이를 통해 이베이에서 슈가 러시 기판 핸들 부속품을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본작은 부제가 ‘인터넷 속으로’인 만큼 인터넷 세계가 주요 무대로 나온다. 하지만 이게 사실 소니 픽쳐스에서 나온 ‘이모티 더 무비(2017)’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전뇌공간으로 이미 한 번 나온 적이 있는 소재라서 소재 자체의 신선도는 살짝 낮은 편이다.

언뜻 보면 인터넷 세계로 무대가 넓어져 세계관이 크게 확장된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인터넷 세계로 나갔어도 랄프와 바넬로피의 행동 범위는 굉장히 좁아서 그 인터넷 안에서 오고 가는 곳이 온라인 게임과 유튜브. 단 두 곳 정도 밖에 안 된다.

인터넷 세계 전반을 다룬다는 것도 말이 좋아 그렇지, 단순히 지나가다 눈에 띄는 것이나 혹은 인터넷 밈 수준으로 살짝 언급되는 것만 잔뜩 있지, 전뇌공간 곳곳을 돌아다니며 모험을 하는 건 아니다. (차라리 이모티: 더 무비 쪽이 전뇌공간 모험물답다)

그 때문에 세계관 확장은 완전 오바로 빈수레가 요란한 수준이다. 그것보다는 인터넷 세계의 공간적 외형 묘사와 의인화가 아기자기하고 디테일한 것에 주목할 만 하다.

전작은 게임 속 세계를 충실히 묘사하고 관련 드립이 많이 나와서 게이머들한테 크게 어필한 반면. 본작은 게임에 대한 묘사가 전작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카메오 출현 캐릭터만 해도 게임쪽 캐릭터는 새로운 캐릭터 없이 전작에 나온 캐릭터만 조금 나올 뿐이고. 새로 나오는 캐릭터는 거의 대부분이 디즈니 소속이다.

정확히,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타워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캐릭터들이라서 완전 그냥 디즈니의 독무대가 됐다.

그 때문에 게임 속 세계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게임 캐릭터라는 본작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했다. 본작 만의 고유한 요소가 사라졌다는 말이다.

본편 스토리도 전작에 비해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데. 스토리에 일관성이 없어서 그렇다.

스토리의 목적은 슈가 러시의 핸들이 고장나서 그걸 구하러 인터넷 세계로 모험을 떠난 것인데, 이게 갑자기 바넬로피의 자아성찰 이야기로 넘어가서 핸들을 구해서 슈가 러시를 지키는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가, 랄프와 바넬로피의 갈등이 폭발해 초대형 사고로 터지는 전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 전개 과정에서 전작에서 정신적 성장을 마친 캐릭터를 완전 리셋시켜서, 친구의존증을 넘어선 집착을 보이면서 트러블 메이커가 된 랄프와 랄프의 고마움을 모르고 배려 없이 자신의 꿈만 쫓는 바넬로피가 매력이 뚝뚝 떨어진다.

드림웍스의 ‘드래곤 길들이기 2(2014)’도 그랬지만, 이미 정신적 성장을 마친 주인공을 리셋시켜서 혼자서 사건을 일으키고 수습하여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건 너무 안 좋은 선택이다. 그 캐릭터가 기존에 구축한 매력을 와르르 무너트리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본작에서는 전작과 달리 사건의 흑막이라고 할 만한 악역이 전혀 없는 관계로 랄프가 주인공이자 동시에 소동의 주동자로서 악역까지 맡고 있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짜증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한다. (스토리의 일관성을 붕괴시킨 바넬로피도 잘한 건 없지만)

작중에 바넬로피가 푹 빠진 온라인 게임 ‘슬로터 레이스’ 같은 경우도, 레이스 자체의 밀도는 전작의 슈가 러쉬에 못 미친다. 슈가 러쉬의 레이스는 스토리상 비중이 커서 묘사의 밀도가 높았는데 슬로터 레이스는 바넬로피가 쫓던 꿈의 종착지이긴 하나, 레이스 자체의 중요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라서 그렇다.

이게 넓은 의미로 보면 본작에서 게임에 대한 묘사의 밀도가 떨어지는 걸 방증하고 있어서 뭔가 좀 방향성을 잘못 잡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게임스러워서 재미있었던 전작의 포인트를 벗어난 느낌이랄까)

본편 스토리는 사실상 랄프의 유튜브 방송과 바넬로피의 온라인 게임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두 개보다 바넬로피가 디즈니 공주들을 만나는 서브 스토리가 오히려 더 재밌다.

역대 디즈니 공주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디즈니 공주 네타 개그를 하는데 깨알 같은 웃음을 준다.

결론은 평작. 주역들의 활동 무대가 너무 좁아서 모처럼 확장한 배경 스케일을 충실하게 쓰지 못했고 단순히 인터넷 밈만 가득해서 메인 소재의 활용도가 낮으며, 주인공 캐릭터들의 성장 리셋이 기존에 쌓은 매력을 떨어트려 별로 정이 안 가고, 게임에 관한 묘사와 설정이 다소 부실해서 게임 속 세계의 게임 캐릭터 이야기라는 본작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했지만.. 인터넷 세계의 비주얼 자체는 괜찮은 편이고, 디즈니 공주들의 활약이 볼만해서 평타는 치는 작품이다.

다만, 6년 만에 나온 속편으로선 좀 기대에 못 미치니 기대치를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

여담이지만 본작에는 쿠키 영상이 2개 있다. 1차 엔딩롤이 다 올라간 다음에 첫번째. 2차 엔딩롤이 다 올라간 다음에 두 번째 쿠키 영상이 나오는데.. 본작을 보러 갔을 때 2차 엔딩롤까지 다 본 사람이 나 혼자 밖에 없어서 상영관에 홀로 남아 나머지 쿠키 영상까지 다 보고 나왔다.

덧붙여 더빙판을 보고 왔는데 다른 캐릭터 성우는 전작과 동일하지만, 랄프 성우만 방송인 ‘정준하’에서 전문 성우인 ‘권창욱’으로 바뀌었다.

추가로 본작에서 디즈니 마블의 슈퍼 히어로들이 카메오 출현하는 만큼. 故 스탠 리 옹의 캐릭터도 나온다.


덧글

  • 역관절 2019/01/05 11:24 # 답글

    저는 보면서 현실처럼 6년이 흘렀다는거 보고 좀 놀랐는데
    랄프는 그 6년동안 나태해지고 바넬로피는 욕구가 쌓여서 그렇게 된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섕크의 활약이 적은게 좀 아쉽더라고요. 자기 게임에서 나와서 활약했으면 더 좋았을것같습니다.
  • 잠뿌리 2019/01/05 22:06 #

    쌩크는 신 캐릭터인 것 치고 등장 초반 때만 밀어주고 그 뒤엔 비중이 너무 내려가서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죠.
  • 먹통XKim 2019/01/09 04:26 # 답글

    정준하가 오히려 성우비가 비싸 그런 것이라는 예측;;;
  • 잠뿌리 2019/01/09 23:24 #

    항간에는 방송 활동을 쉬고 외부로 노출을 꺼려해서 고사했다는 이야기도 나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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