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서초패왕 항우(西楚霸王項羽.1996) 2019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6년에 대만의 ‘PANDA ENTERTAINMENT’에서 만든 SRPG게임. 원제는 '서초패왕항우'. 국내판 제목은 '서초패왕 항우'인데 타이틀 화면에서는 항우는 빼고 서초패왕만 한글로 표시된다.

내용은 진왕전 24년에 진나라 군대에 패한 초나라 장수 항연이 자결하고 나라가 멸망한 이후, 항연의 후손인 ‘항우’가 숙부인 ‘항량’을 따라 초도로 도망쳐 나와 유랑 생활을 하다가 회계 땅에 정착했는데. 진왕전 26년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한 후, 세상이 오히려 어지러워지고 진승과 오광의 난까지 일어나자, 항량의 계책을 따라 항우가 회계를 접수하고 난세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벌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전투가 SRPG일 뿐, 기본 플레이는 RPG라서 마을과 필드를 돌아다닐 수 있고, 전투는 필드에서 인카운터 방식으로 발생한다.

기본적인 화면과 방식은 팬더에서 이전에 만든 RPG게임인 ‘적벽대전(원제: 적벽지전)(1994)’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적벽대전 때는 대화를 할 때 캐릭터 초상이 뜨지 않았지만 본작에서는 캐릭터 초상이 뜨며, 대화 내용에 따라 표정도 달라진다.

기본 선택 커맨드는 행동(조사), 부대(스테이터스 확인), 계책(스킬/마법), 물품(아이템), 설정(세이브/로드, 전투 난이도 쉬움/어려움 선택, 배경 음악/효과음, 다시 시작, 게임종료)다.

세이브 슬롯은 최대 5개까지 지원하는데 마을 안에서만 세이브할 수 있고 필드와 전투 때는 못한다.

스테이터스는 장수의 능력(무력/지혜/반응/지도력), 전투 때 반영하는 수치(공격/방어/생명/계략(계책 사용 포인트), 등급(레벨), 경험치, 식량(군량), 금전(돈)이 있다.

스테이터스의 하위 커맨드는 인물, 물품, 계책, 진법이 있는데 여기서 물품, 계책은 이전의 메뉴에 뜬 커맨드와 동일한 기능이고 인물, 진법만 다르다.

인물은 주장/병종/무장으로 나뉘는데 주장은 좌군, 우군, 전군, 후군, 병종은 부대 병과 결정(궁병/기병/보병), 무장은 장수의 장비로 투구, 갑옷, 방패, 오른손/왼손, 말 등의 6개 슬롯이 제공된다.

여기서 주장은 파티의 개념인데, 항우는 주인공이라 중근으로 고정되어 있고. 다른 멤버들만 좌군, 우군, 전군, 후군이라는 이름으로 합류/이탈시킬 수 있다.

동료의 수는 생각보다 꽤 많은 편으로 초한지의 네임드 장수들 이외에 오리지날 장수의 수도 꽤 된다. 이건 본작이 항우가 회계에서 거병했을 때부터 시작해서 그런 것 같다.

마을을 돌아다닐 때 파티를 구성한 동료들이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진법은 부대의 진형을 결정하는 것으로 전투 때 반영된다.

전투는 유니트(부대)를 조정해서 싸우는 턴제 SRPG 방식인데 이게 언뜻 보면 코에이의 영걸전 느낌이 나지만, 실제로는 코에이의 ‘삼국지 3’의 전쟁씬을 베이스로 재구성한 것에 가깝다.

정확히 말하자면, 삼국지 3에 영걸전을 섞었다.

전투 커맨드는 ‘이동’, ‘공격’, ‘방어’, ‘계책’, ‘물품’, ‘조사’가 있는데 여기서 또 공격은 ‘일반’, ‘돌격’, ‘합동’. ‘단독’으로 나뉜다.

이 공격 방식이 삼국지 3의 전쟁과 동일한데 일반은 1개 부대 단독 공격. 합동은 2개 이상의 부대 동시 공격. 단독은 일기토로 부대를 지휘하는 장수와 적 부대의 장수가 일 대 일 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계책은 영걸전의 ‘책략’과 동일하고 물품은 소비형 아이템 사용, 조사는 아군/적군 부대의 능력치 확인이다.

삼국지 3 전쟁을 베이스로 했으니 되게 재미있을 것 같지만.. 문제는 적 유니트를 격파할 때마다 경험치를 얻는 게 아니라, 적 유니트를 전멸시키거나, 도주시켜서 전투 자체를 끝내야 경험치를 얻는 방식이라서 레벨 올리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게다가 아무리 장수의 능력치가 출중해도 그게 부대의 성능에 충실히 반영되는 것이 아니고. 전투는 무조건 유니트 수가 많은 쪽이 유리하게 되어 있어서 항우란 이름만 믿고 혼자서 전투를 치르면 이름없는 산적들한테 털리기 일쑤다.

적 유니트도 계책과 물품을 사용해 자가회복이 가능하고, 단독으로 일기토를 벌인다고 해도 제한된 시간 내에 적장을 쓰러트리지 못하면 그냥 부대를 한 번 공격한 것으로 끝난다.

일기토 자체도 장수의 무력이 제 아무리 높아도 결국 아군 장수와 적군 장수가 각각의 생명력을 가지고 공격(상단/중단/하단), 방어, 회전(퇴각)의 타이밍 싸움을 하는 것이라서 생각보다 좀 어려운 편이다.

장수의 생명력과 부대의 병력은 또 별개의 것으로 계산을 해서, 독에 중독되면 장수의 생명력이 매 턴마다 하락해서 생명력이 가득 찬 100 상태에서 일기토 벌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며, 한 번 일기토를 해서 적 부대의 장수를 잡지 못하면 그 다음에는 일기토를 걸어도 실패하기 때문에 일기토 자체가 비효율적이다.

장기전을 가는 것도 힘든 게 부대의 ‘식량(군량)’ 개념이 따로 있어서 그렇다. 삼국지 3의 전쟁을 그대로 구현했다 보니 군량 개념을 넣은 건데, 문제는 이게 SRPG 게임의 전투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거다.

군량은 계속 줄어드는데, 군량이 많아야 병력도 많이 고용할 수 있어서 결국 부대 유지비용으로 깨지는 거다.

마을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무기점(무기/방어구 구입), 징병소(부대 사병 보충), 주점(휴식(장수 생명력 회복)/구입(군량 구매)다.

여기까지가 난이도 어려움을 선택했을 때의 일이고. 난이도 쉬움을 선택하면 이런 전투가 전부 스킵되고, 단순히 공격/방어/후퇴만 골라서 싸우는 일반 선택형 전투로 바뀐다.

근데 그렇게 바뀐다고 해서 전투가 쉬워지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병력수 많은 게 장땡이기 때문에, 전투 방식이 바뀌어도 병력 수가 적으면 알짤 없다.

이 병력의 수가 적 부대 병력의 총합이라서 적장의 능력치가 허접해도 머릿수가 많으면 부대 총 병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설상가상으로 플레이어의 레벨이 높으면 적의 수준도 동일하게 올라가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서, 만랩인 레벨 50을 찍고 필드에 나갔을 때 일반 잡병을 만나면 잡병 병력수가 무려 50000 단위를 찍는다.

그리고 사실 어려움 난이도의 전투 때는 필드 끝으로 이동해서 도주할 때 패널티가 없는데 쉬움 난이도의 전투 때 퇴각하면 적에게 추격당해 데미지를 입어 패널티가 꽤 크다.

결과적으로 레벨 노가다하기 무지하게 힘든 게임이다. 그 부분만 따로 놓고 보면 RPG 게임으로 분류하기 어려울 정도다.

본편의 메인 소재는 초한지인데 항우를 주인공으로 삼아 진행되는 RPG 게임이라서 꽤 신선하게 다가오고, 작중 항우는 의리는 있지만 다혈질에 말보다 검이 앞서 나가는 성격인데. 게임 내 선택지에 따라서 신중한 행동과 결정이 가능한 것은 괜찮았다.

서브 퀘스트도 각 마을마다 자잘하게 존재하긴 하지만, 이게 게임 내에 퀘스트를 수주했는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놓치고 넘어가기 쉬울뿐더러. RPG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월드 맵의 지도 기능이 없어서 어디 가서 뭘 해야 할지 알기 힘든 게 매우 불편하다.

그나마 메인 스토리의 전투야 아직 안 가본 길의 성이나 요새를 찾아가면 필수 전투가 벌어지는 걸로 해결되는데, 사람 찾기나 서브 퀘스트는 성, 요새, 마을 이외의 장소가 목적지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아서 길을 못 찾아 헤매는 게 당연한 일이 됐다.

멀티 엔딩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서 엔딩이 3가지나 된다. 유방을 물리치고 세계를 지배하는 엔딩, 유방에게 패배해 자결하는 엔딩, 유방에게 패배한 후 강동으로 돌아가는 엔딩이다.

결론은 평작. 초한지의 항우를 주인공으로 삼은 RPG 게임이란 건 신선하게 다가오고, 영걸전에 삼국지 3의 전쟁 시스템을 합친 발상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인카운터로 발생하는 전투가 부대 단위의 집단 전투가 되어 한 판 한 판 깨는 게 벅차고 전투를 끝내야 경험치가 들어와서 상대적으로 레벨 노가다하기 힘들어서 RPG에 적합하지 않은 최악의 전투에 월드맵의 지도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서 길 찾기가 어려우며, 오직 마을에서만 세이브/로드가 가능한 것도 불편해서 전반적인 게임 인터페이스가 좋지 않아 게임의 완성도를 갉아 먹는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정식으로 한글화되어 발매됐지만,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 게임을 만든 회사 자체는 팬더 엔터테인먼트로 삼국지 무장쟁패 시리즈, 서유기, 폭소피구, 폭소볼링, 터프가이 등의 게임으로 잘 알려진 곳인데 유독 이 게임만 좀 묻힌 경향이 있다.


덧글

  • 시몬벨 2018/12/30 20:18 # 삭제 답글

    그런데 두번째 스크린샷에서 오른쪽에 창맞고 죽는 사람이 항우처럼 생겼네요. 찌른 사람은 혹시 한신?
  • 잠뿌리 2018/12/31 17:09 #

    오프닝 때 나오는 장면인데 창으로 찌른 사람이 항우의 선조인 항연입니다. 저 장면 뒤에 자결하는 씬이 나오죠.
  • 블랙하트 2018/12/31 09:27 # 답글

    마지막 스샷의 모습은 마치 라오우의 최후를 연상 시키네요.
  • 잠뿌리 2018/12/31 17:09 #

    라오우 포즈를 연상시키는데 뭔가 되게 마이너 카피한 느낌을 줬습니다.
  • 김안전 2019/01/03 18:05 # 답글

    일러스트가 뭔 아시아인이 아니라 유럽사람 동유럽 계열의 얼굴 코카서스인 이런 느낌이 팍팍나는군요.
  • 잠뿌리 2019/01/05 22:06 #

    항우가 특히 생각한 이미지와 너무 달라서 이질적이었습니다.
  • 먹통XKim 2019/01/09 04:29 # 답글

    제목보니 96년 명절에 더빙 방영한 중국영화 서초패왕 생각나네요

    장이모우가 감독, 주연하고 공리도 나오던 영화


    역사왜곡이 감미로운 괴작;;여태후가 항우를 짝사랑하여 마지막에 항우가 죽자 울며 달려가 껴안아버리죠..
    ㅡ ㅡ

    실제로 시체도 5토막낸 항우이거늘 유방이 항우를 칭송하며 정중히 그대로 장례치루게 하고 마누라가 바람피운 저런 짓에도 넘어가는 마무리라서 중국 개봉당시 중국에서도 이건 뭥미? 소리 나왔다고 하죠
  • 잠뿌리 2019/01/09 23:26 #

    http://jampuri.egloos.com/4882786 <- 서초패왕 영화는 러닝 타임이 엄청 길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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