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X 연애사건 1 ~진홍적 살의~ (真紅的殺意.1993) 2020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93년에 ‘KINOKO GROUP’에서 개발, ‘정신자신유한공사(精讯资讯有限公司)’에서 MS-DOS용으로 발매한 대만산 어드벤처 게임. 국내 정식 발매판 제목은 ‘X연애 사건 ~진홍적살의~’인데 대만판 원제는 ‘지포탐장사무소 진홍적살의’다. (국내 발매는 1년 후인 1994년에 SKC 소프트 랜드가 맡았다)

내용은 ‘지포탐정사무소’를 운영하는 탐정 ‘지포’의 여고생 조수인 ‘양자’가 절친 ‘야분’과 ‘우사미’와 함께 파자마 파티를 했다가 야분이 놓고 간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했는데. 그게 ‘미스시우’란 여인이 지포 탐정 사무소에 분실물을 찾아달라고 의뢰한 물건이고. 그 안에는 야분의 약혼자 ‘풍간’을 살해하겠다는 메시지가 녹음되어 있어, 지포가 나서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대만 게임이지만 일본식 어드벤처 게임으로, 일본의 게임 개발사 ‘Altacia(알테시아)’에서 1993년부터 1995년까지 PC9801용으로 만든 ‘오에도 탐정 카미야 우쿄(大江戸探偵 神谷右京)’ 시리즈를 모방한 게임이다.

본편 게임에서 선택 가능한 커맨드는 ‘보다’, ‘말하다’, ‘아이템 사용’, ‘액션(물리적 행동)’, ‘아이템 확인’, ‘이동’의 여섯 가지가 있다. 각각의 커맨드는 아이콘으로 표시되어 있다.

애매한 건 액션과 아이템 확인인데. 액션의 경우, 학교 교문 앞에서 대뜸 짱돌을 던져 학교 수위를 자극하거나, 침울해 있는 양자한테 아이스케키를 해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는 것 등이라서 그때그때 내용이 달라져서 사실 물리적 행동 이외에 딱히 정의할 말이 없다. (거기다 아이콘 표식 자체가 가운데 손가락 들어 보이는 거라서 이게 대체 뭐하는 짓거리인지..)

아이템 확인 커맨드는 소지하고 있는 물건의 그림을 보는 것 정도라서 별 쓸모가 없다.

화면을 넘어가기 위해 모든 커맨드를 실행할 필요는 없다는 건 그나마 좀 낫다. 말하다, 아이템 사용, 이동 커맨드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이동은 원하는 장소에 한 번에 이동할 수 없고, 월드 맵 기능도 지원하지 않아서 일일이 클릭해야 해서 좀 번거롭다. 예를 들면 사무실->7호 공원->경찰서. 이 루트로 이동을 해서 경찰서로 갔다가, 사무실로 돌아오려면 반대 방향으로 다시 한 번씩 이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커맨드창 우측의 대사창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하면 환경창이 열리는데 세이브/로드, 배경 음악/효과음 켜고 끄기가 가능하다.

세이브 슬롯은 최대 3개까지 지원한다.

본편 스토리는 언뜻 보면 일직선 방향인 것 같지만 의외로 멀티 엔딩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중간에 잘못된 선택을 하면 배드 엔딩이 뜨거나, 게임 진행 자체가 막히는 경우가 있다.

정확히, 배드 엔딩은 대도의 집에서 대도와 대화를 할 때 자신이 화나면 당신이 위험하다! 라는 대사까지 나왔을 때. ‘테이프’를 사용해야 넘어갈 수 있다. 만약 그때 또 대화를 걸면 대도가 덤비는 모션을 취하고, 액션 커맨드로 제압하면 배드 엔딩으로 이어진다.

게임 진행 불가는 우사미를 찾아갔을 때 무엇이든 물어보라는 대사가 떴을 때 아이템 사용으로 ‘공테이프’를 써서 대화 내용을 녹음해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걸 안 하고 그냥 넘어가면 마지막에 풍간의 집에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게임 진행 자체가 안 된다.

사건의 진상은 남녀의 치정극+NTR+여혐 쩌는 나쁜 남자까지 더해져서 완전 막장이 따로 없는데. 피해자의 순애보와 운명의 빨간 실 드립으로 포장하는 것, 그리고 사건의 진범의 아름다운 미소 드립 등등. 설정과 대비해서 볼 때 이해 불가능한 연출이 나와서 감정선을 따라가기 좀 어렵다.

사건의 진상을 보면 피해자, 사건의 진범, 사건의 흑막으로 인물을 분류할 수 있는데.. 사건의 흑막은 미화나 포장 없이 악역 그대로 묘사한 반면. 사건의 진범은 친구의 연인을 NTR하려고 친구를 죽이려고 했는데, 뜬금없이 어떤 친구였나는 물음에 최고의 친구였다는 답과 함께 미소를 지으니, 엔딩 때 지포가 사건의 진범은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었다. 이딴 식으로 마무리를 하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탐정물로서의 관점으로 보면 추리 요소가 거의 없어서 밀도가 낮다. 트릭 요소는 전혀 없고. 그냥 단순히 사건 관계자 1명씩 찾아가서 족치는 수준인데. 사건 관계자가 달랑 4명 밖에 안 나오고, 사건의 진범이 추리 끝에 밝혀지는 게 아니라 그냥 인물 족치다가 제일 나쁜 애가 밝혀지는 수준이라서 머리 쓸 일이 없다. 엔딩 루트가 갈라지는 테이프 제시와 녹음기 사용은 추리 자체와는 연관이 없는 것들이다.

캐릭터 일러스트는 ‘우르세이 야츠라(시끌별 녀석들)’, ‘란마’, ‘메존일각’, ‘이누야샤’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만화가 ‘타카하시 루미코’의 그림체를 그대로 따라 해서 열화판으로 그려 넣었는데. 이게 무작정 베낀 것보다는 제딴에는 오마쥬로 생각하고 베낀 듯 작중에 아예 루미코 드립이 나온다.

마지막 장소인 풍간의 방에서 보다 커맨드로 ‘게시판’을 보면 게임 진행과 아무런 상관이 없이 ‘RUMIKO’의 팬들, 샀어요?‘라는 독백이 뜬다.

그밖에 지포의 사무실에는 우르세이 야츠라의 히로인 ‘라무’의 포스터가 있는데. 영어로 ‘LUM’으로 패러디한 것과 양자의 학교에서 방과 후 교문에 라무와 아타루가 배경 인물로 나온다.

그리고 작중 대도가 사용하는 흉기가 나무망치인데 란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그거다.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대만 게임의 한글 번역인데 캐릭터 이름을 현지화하지 않았다.

주인공 이름 ‘지포’를 시작해 조수 이름은 ‘양자’, 양자의 친구들은 ‘야분’, ‘우사미’, ‘풍간’, ‘대도’. 기타 등장인물은 ‘축산 부인’, ‘산박(고양이)’, 경찰 친구인 ‘중야’ 등등. 죄다 한자의 한글 발음으로 써놔서 어색하게 다가온다.

엔딩 스텝롤 때 나오는 발매사 표기가 한글로 ‘정순자신’이라고 써있는데 그게 오타 표기고, 실제로 맞는 표기는 ‘정신자신(精讯资讯)’으로 환세복마록, 성감전사, 협객영웅전, 로크와 미크 등의 게임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결론은 비추천. 게임의 기본 스타일은 ‘오에도 탐정 카미야 우쿄 시리즈’, 캐릭터 일러스트는 ‘타카하시 루미코’ 그림을 베낀 열화판으로 오리지날리티가 거의 없고, 탐정물로서의 추리 요소가 거의 없는 수준일 만큼 밀도가 낮으며, 본편 스토리가 사건의 진상이 막장인 건 둘째치고 가해자를 미화하거나, 피해자의 순애보로 포장하는 게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아서 감정의 핀트가 어긋나 완성도가 너무 낮아서 무슨 병맛이 나는 게 아니라. 그냥 이상하고 못 만든 작품이다.


덧글

  • windxellos 2018/12/27 21:50 # 답글

    등장인물 이름으로 나오는 단어들이 전부 일본식 성이라서 아마란스3 정발 때처럼
    '일본원판->대만 현지판->대만판 한글화' 라는 수순을 거친 것 아니었나 했는데
    대만 오리지널이었던 모양이네요;
  • 잠뿌리 2018/12/30 16:27 #

    유통사가 대만 게임사 중엔 잘 알려진 곳입니다. 사실 이 게임도 유통사빨로 수입된 감이 없지 않아 있지요.
  • 먹통XKim 2019/01/09 04:31 # 답글

    오래전 표지를 지나가다 본 기억이 나네요 ㅡ ㅡ..이런 게임인가
  • 잠뿌리 2019/01/09 23:27 #

    어렸을 때 이 게임 정품 팩키지 표지를 봤을 때는 탐정 게임이라고 해서 솔깃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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