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우: 천재인형 (悪偶 -天才人形-.2018) 2019년 애니메이션




중국의 만화 사이트 ‘텅쉰만화(腾讯动漫)/텐센트’에서 ‘이추언(一淳)’ 작가가 연재하고 있는 동명의 웹툰을,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딘’에서 ‘보브 시라하타’ 감독이 만든 전 12화 완결의 TV 애니메이션. 2016년에 나온 ‘구오왕비샤’ 원작 웹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영검산’에 이어 텐센트x스튜디오 딘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여주인공 ‘아이’는 평범한 무용수였지만 절친 ‘마치’는 반대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무용수로 큰 차이가 났었는데, 마치가 가진 재능은 실은 재봉사가 사악한 주술로 사람을 인형으로 만들어 타인의 몸에 심어서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악우’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악우를 해방하고 재봉사와 맞서는 ‘구제자’란 존재까지 있어서 아이가 그 악우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의 메인 설정은 타이틀 그대로 ‘악우’인데, 이 악우 설정은 꽤 신선하다.

재봉사라 불리는 흑마술사 같은 존재들이 주술로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의 몸에 혼을 빼내서 그것을 인형으로 만들어 타인에게 이식하여, 아무런 재능도 없는 사람도 악우가 심어지면 천재가 된다는 것이다.

악우는 재봉사가 인형으로 만들 때 바느질한 것에 따라서 정해진 순서의 술식이 존재하고. 그 술식을 아는 건 해당 악우를 만든 재봉사이기 때문에, 무작정 재봉사를 찾아내 박살내는 게 아니라. 해체 술식을 알아내야 한다는 딜레마까지 있다.

재봉사의 이미지가 바느질을 해서 인형을 만들거나, 실로 인형을 조종하는 능력 등이 있어서 서양식 인형사로 묘사되는 반면. 그에 맞서는 구제자는 도술을 사용하고 금강신이나 선인으로 변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서양식 흑마술 VS 동양식 도술의 대결 구도를 이루기 때문에 흥미진진한 구석이 있다.

악우를 만드는 재봉사의 설정상 스케일은 굉장히 큰 반면. 정작 작품 내 등장하는 재봉사의 수는 상당히 적은 편이고. 그 숙적이자 주인공 진영에 해당하는 구제자의 수는 그보다 더 적다.

등장인물의 수는 적지만, 그만큼 캐릭터에 대한 집중도는 높은 편이다. 해당 캐릭터가 가진 모든 능력을 작품 내에서 다 보여주거나, 캐릭터 간의 갈등과 고뇌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만들어서 생각보다 꽤 밀도가 있다.

여주인공 아이는 아무런 능력이 없지만, 마치를 구하기 위해 구제자의 일행이 되어 여행을 떠났는데. 반대로 마치는 악우와 관련된 사건에 휘말려 거의 죽었다가 되살아나 재봉사의 일원이 되어 아이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상황이고. 여기에 다른 주조연 캐릭터들의 각자의 사정과 갈등이 존재하고 있다.

본편 스토리가 어떤 하나의 커다란 사건보다는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자체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어 몰입이 잘 된다.

쉽게 말하자면 이게 ‘악우를 해방하고 사악한 재봉사를 물리친다!’ 이것만 단순히 미는 게 아니라, ‘악우 사건을 해결하고 잃어버린 친구를 되찾는다!’, ‘악우의 타겟이 된 아들은 내 손으로 지킨다’,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버리고 같은 재봉사마저 적으로 돌린다’ 이런 식으로 악우 사건과 연루된 캐릭터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말이다.

본작의 단점은 애니메이션인데도 불구하고 설명 대사가 지나치게 많이 나온다는 거다. 세계관 및 주요 설정, 각 캐릭터가 가진 비밀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부 캐릭터 대사로 설명하기 때문에 진짜 밑도 끝도 없다.

심지어 격렬한 배틀 씬 다음에 작중 캐릭터가 지쳐서 헉헉거리고 있는데도 왜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됐는지 주절주절 떠는 게 나와서 극 전개의 맥이 뚝뚝 끊긴다.

원작 웹툰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설령 원작에서도 설명문식 대사가 많이 나왔다고 해도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근본적으로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의 표현 매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설명문식 대사는 지양해야 한다.

그 이외의 문제는 떡밥은 많이 던지는데 회수율은 떨어진다는 점이다. 본작이 12화 완결의 1쿨짜리 애니메이션인 것 치고 세계관과 스토리가 방대해서 작중에 던진 떡밥 중에 회수되지 못한 게 너무 많다. 이야기 자체가 깔끔하게 마무리된 게 아니고 아직 할 이야기가 많은데 무작정 끊고는 캐릭터의 은원 관계를 확실하게 정리하지 않은 채 ‘우리들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식으로 퉁치고 넘어간 것이라 완결성이 대단히 떨어진다.

그리고 여주인공 아이가 확실한 목표와 갈등,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끝까지 능력적인 부분의 각성을 하지 못해서 사건 해결의 의지는 있는데 능력이 없어서 너무 애매하게 묘사되어 캐릭터성이 좀 약하다. (캐릭터의 능력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면 주인공은 아이가 아니라 구제자의 리더인 라쇼다)

결론은 평작. 천재의 혼을 끄집어 내 인형으로 만들어 타인에게 의식해 평범한 사람을 천재로 만드는 설정은 꽤 신선했고, 사건 중심이 아니라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며 스토리 몰입도가 좋았지만, 설명문식 대사가 지나치게 많아 극 전개의 맥을 끓어 버리고, 떡밥 회수율이 낮으며, 본편 스토리가 1쿨 분량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못해 완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괜찮은 작품이 될 가능성은 있었지만, 그게 개화되지 못하고 맛보기만 보여준 채 끝난 비운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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