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라니 하벨리 (Purani Haveli.1989) 2019년 인도 공포 영화




1989년에 ‘시얌 람제이’, ‘툴시 람제이’ 감독이 만든 인도산 호러 영화. 영제는 ‘맨션 오브 이빌’.

내용은 ‘아니타’가 교통 사고로 부모님을 잃자 삼촌 부부인 ‘쿠마르’, ‘씨마’가 양육권을 맡아서 함께 살고 있었는데, 쿠마르는 아니타 부모가 남긴 유산을 자기 돈처럼 펑펑쓰고, 씨마는 그 유산을 모조리 가로채기 위해 자신의 한량 오빠인 ‘비크람’과 아니타가 결혼하길 원하지만, 아니타가 가난한 사진 작가 ‘선닐’과 사랑에 빠지자 교재를 반대하던 중. 쿠마르가 가족 사업을 위해 시골의 오래된 저택을 구입하게 되어 부동산 대리인인 ‘라나’와 그곳에 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지 1주일이 넘어. 아니타가 선닐을 몰래 초대하고 가족, 친구들과 함께 단체로 버스를 대절해 저택에 찾아갔다가, 저택 지하실에 봉인되어 있는 식인 괴물한테 습격 당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타이틀 Purani Haveli에서 Haveli는 인도어로 전통가옥/저택/호텔이란 뜻이고, 앞에 Purani와 붙여서 ‘푸라니 하벨리’라고 부르는 고성으로 인도 ‘하이데라바드 왕조’의 ‘니잠 왕’과 그의 왕족들이 기거하는 궁전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본작에서는 고성의 형태를 띈 저택에 가까울 뿐. 실제 푸라니 하벨리와는 관계가 없는 동음이의어다.

본작은 지하실 괴물이 사람을 잡아먹는 이야기로 장르적으로 구분하면 하우스 호러물에 속한다.

본작의 괴물은 지하실에 봉인되어 있는데. 괴물의 위험을 경고한 ‘나렌드라’ 노인이 20년 전 임신한 아내를 데리고 자동차 여행을 하던 중. 숲속 길을 지날 때 아내의 출산이 임박해 위급한 상황에 근처의 저택을 발견했는데. 저주 받은 곳이라 그곳에서 아이를 낳으면 안 된다고 관리인이 경고한 걸 무시하고 기어이 저택 안에 들어가 아이를 낳았다가 악마 아기가 태어나 저택 지하실에 가둬 놓고 십자가를 올려 봉인한 것으로 나온다.

산발한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 시커먼 피부에 동공 없이 흰자위를 드러낸 백안과 썩은 이빨, 곱사등을 가진 악마로 묘사된다.

초자연적인 존재지만, 사실 슈퍼 파워 같은 건 딱히 없고. 그냥 겉모습만 위협적일 뿐. 성물에 매우 취약해서 성당에 들어와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퇴치 당하는 관계로 가오만 존나 잡지 실속이 없어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캐릭터가 됐다.

등장 씬이라도 좀 많았다면 그래도 어떻게 활용될 구석이 있었을 텐데. 핵심적인 캐릭터인 것 치고는 너무 늦게 등장하고, 출현 분량도 짧다.

본작의 치명적인 문제는 본편 스토리에 괴물과 전혀 상관이 없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고. 그게 또 쓸데없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작 중요하게 다뤄줘야 할 괴물은 제대로 된 이름조차 없이 그냥 ‘몬스터(괴물)’이라고만 표기되고.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게 태생의 비밀이 밝혀지는 극 후반부. 영화 끝나기 약 15분 전이라서 대우가 좋지 않다.

물론 초중반에 나오는 사람이 간간히 죽는 장면이 나오긴 하나, 그건 엄밀히 말하자면 괴물이 직접 죽인 게 아니라, 저택 안에 있는 불 달린 해골 석상이 살아 움직여 사람을 해친 것이라 괴물하고는 좀 다르다.

괴물의 비중을 줄이면서까지 본편 스토리에 밀어 넣은 건 치정극인데. 아니타x비크람x선닐의 삼각 관계다.

비크람이 완전 악역 포지션이라 아니타를 보고 욕정이 끓어올라 겁탈혀라다가 선닐한테 얻어터진 후 앙심을 품어, 으슥한 곳에서 선닐의 뒤통수를 후려쳐 쓰러트린 뒤 지하실에 가둬 놓았는데. 나중에 살펴보러 내려갔다가 괴물의 봉인을 풀어버려 민폐의 끝판 왕처럼 나온다.

근데 이건 괴물하고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도 괴물의 봉인이 풀리게 된 계기가 되니까, 분량 조절에 실패했다고는 해도 최소한 이야기의 앞뒤가 맞아 떨어지니 개연성은 있는데.. 강구/망구 쌍둥이 형제 이야기는 좀 다르다.

정식으로 초대 받지는 않았지만, 상황을 몰래 지켜보는 스파이 포지션으로 일행에 합류한 망구가 뜬금없이 저택에서 떨어진 시골 마을에서 코끼리를 타고 다니는 산적 ‘카알라 강구’와 그의 아내 ‘비들리’와 만났는데. 산적단의 ‘다마르 싱’이 강구에게 수영을 유도해 물에 빠트려 죽게 하고 본인이 두목이 됐다가, 망구가 강구랑 쌍둥이처럼 똑같이 생겨서 강구 일파로부터 반 강제로 가짜 강구 역할을 맡게 되어 어떻게 상황을 수습해 보려고 하다가 정체를 들킨 순간. 죽은 줄 알았던 강구가 돌아와 상황을 정리한다는 내용의 서브 스토리인데 본편과 정말 아무런 연관이 없어서 완전 따로 놀고 있다.

작품 총 러닝 타임이 139분으로 무려 약 2시간 19분 남짓되어 존나 긴데 거기에 본편 스토리와 무관한 서브 스토리를 쑤셔 넣었으니 필름 낭비가 따로 없다.

본작에서 인상적인 건 인도 영화인데 힌두교 세계관이 아니라 기독교 세계관을 차용하고 있다는 거다.

타이틀 롤 때 십자가에 못 박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초상화가 쭉 나오고, 작중에 괴물의 약점이 십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초상화, 성모 마리아 동상, 성수 등의 성물들이라 교회에 유인되어 신성 공격을 당해서 퇴치하는 라스트 씬은 인도 영화로선 꽤나 의외였다.

다른 영화라면 특별할 게 없지만 인도 영화이기에 특별한 것이다. 인도 영화에서 힌두교 성물은 전혀 나오지 않고 기독교 성물만 나온 건 정말 보기 드문 거다.

그밖에 비록 이름조차 없고, 출현 분량이 짧아 홀대 받긴 하지만 괴물의 분장 자체는 시커먼 악마 느낌이 제대로 나서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다.

어설프게 부패하거나 일그러진 피부 집어넣고 모조 이빨 다는 것보다 훨씬 낫다.

결론은 평작. 저택 지하실에 봉인된 괴물이 핵심적인 캐릭터인데도 그런 것치고 괴물 출현 분량이 짧은 반면. 유산을 가로채려는 사악한 친척이나 삼각관계에 의한 치정극 같은 사람들 이야기가 쓸데없이 분량이 많으며, 본편 스토리와 전혀 무관한 쌍둥이 산적 이야기 같은 서브 스토리가 분량 조절 실패는 물론이고 스토리 전체의 완성도를 갉아먹어서 공포 영화로서 주객전도되었지만.. 괴물 디자인은 생각보다 무난한 편이고. 힌두교가 아닌 기독교 세계관을 베이스로 한 게 인도 영화로선 보기 드문 것이라 인상적인 것도 몇 개 있어서 평타는 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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