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Christopher Robin.2018) 2018년 개봉 영화




1977년에 나온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삼아, 2018년에 ‘마크 포스터’ 감독이 만든 실사 영화. 원제는 ‘크리스토퍼 로빈’. 한국 개봉판 제목은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다. ‘정글북(2016)’, ‘미녀와 야수(2017)’에 이은 디즈니 라이브 액션의 세 번째 프로젝트다.

내용은 기숙사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 푸 일행과 헤어져 100 에이커 숲을 더 이상 찾아가지 않은 ‘크리스토퍼 로빈’이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슬하에 자식을 둔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가죽 가방 회사의 효율 관리 팀장으로 일을 하는데. 일이 바빠 가족을 챙기지 못하고 있을 때, 곰돌이 푸가 어느날 잠에서 깨어 보니 숲 속 친구들이 모두 사라져 크리스토퍼 로빈을 찾아가 수십 년 만에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애니메이션 원작의 실사 영화판인 걸 감안하고 볼 때 비주얼상의 위화감이 조금 느껴진다.

이게 푸 일행은 본래 실제 동물이 아니라 동물 인형이고. 이게 원작 애니메이션에서는 인형 티가 잘 나지 않아서 그냥 일반적인 동물 캐릭터로 인식시켰는데.. 실사판으로 넘어가니 동물 인형을 구현한 것이라 이질감이 크다.

원작 캐릭터가 동물이니까 실사판으로 봐도 위화감이 없었던 ‘정글북(2016)’과 비교된다.

근데 위화감이 들어도 캐릭터 디자인 자체가 귀엽지 않은 건 아니니까, 눈에 걸릴 정도는 않는데 문제는 작품 분위기가 좀 어두운 편이라서 캐릭터에게 활력과 생기가 없다는 점이다.

전체 스토리가 2개로 양분되어 있고, 전반부가 크리스포 로빈이 푸와 재회하고 100 에이커 숲에 가서 푸의 친구들을 찾아주는 이야기. 후반부가 크리스토퍼 로빈의 딸 ‘매들린’이 아버지가 놓고 간 중요 서류를 회사에 전달해주러 가는 푸 일행과 함께 가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전반부의 분위기가 되게 어둡다.

크리스토퍼 로빈이 어른이 되어 일에 치어 살면서 가족을 소흘히하는 내용부터 시작해서, 푸와 재회를 했는데 존나 반가워하고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게 아니라 푸를 짐짝 취급하고 자신은 더 이상 그때의 어린 아이가 아니라며 갈등을 빚는 내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후크(1991)’를 떠올리게 하는데. 그래도 후크에서는 피터 팬이 최소한 팅커벨 이하 네버랜드의 친구들을 홀대하지는 않았고, 피터 팬 자체도 어른이 됐지만 어린 시절의 동심을 되찾아 피터 팬으로 완전 복귀하여 우정을 쌓고 가족 관계도 회복하고 해적과 싸우는 대모험을 했지만.. 본작은 그런 부분을 너무 간소하게 처리했다.

작중에서 푸가 계속 무슨 행동을 하고, 말을 하면서 동심 회복의 시그널을 보내는데 크리스토퍼 로빈이 받아주질 않아서 갈등이 쌓이는데. 그 과정은 존나 길게 묘사하는데 비해서 쌓인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은 너무 짧고 묘사의 밀도가 떨어진다.

본작의 줄거리와 소재, 캐릭터 관계를 고려하면 크리스토퍼 로빈의 동심 찾기와 푸 일행과의 우정 재확인이 핵심적인 내용이 되어야 할 텐데. 그걸 무슨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후다닥 처리한다.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 일행의 갈등이 해결된 다음에 좀 느긋하게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드라마의 밀도를 높였어야 하는데.. 다음 페이즈로 순식간에 넘어가 크리스포터 로빈이 스토리의 중심에서 벗어나고. 시골집에서 방학을 보내던 딸 매들린이 푸 일행과 함께 아빠의 서류 가방을 갖고 도시로 상경해 회사로 향하는 내용으로 페이즈가 바뀌어서 푸와 친구들의 캐릭터 하나하나를 조명한 게 아니라 단체로 묶어서 처리해 캐릭터 운용이 나빠졌다.

전반부는 그래도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 일행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후반부는 굳이 푸 일행이 나오지 않아도 상관없을 만큼 캐릭터들의 스토리 기여도가 떨어진다.

애초에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의 갈등이 해소된 시점에서, ‘크리스토퍼 로빈’.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이 타이틀에 걸맞는 이야기는 거기서 끝난 거나 마찬가지다.

결론은 평작. 원작 애니메이션의 결말에서 이어지는 후일담이란 것과 곰돌이 푸를 실사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메리트가 있지만.. 갈등이 쌓이는 과정은 긴데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이 너무 짧아 드라마성이 약하고, 비주얼이나 설정, 스토리 등 주요 부분이 원작과 괴리감이 느껴져 이질적으로 다가오는 한편. 성인 대상의 어른 동화로 시작해 가족 영화로 귀결되는 게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캐릭터와 드라마의 밀도를 희생해서 작품 자체의 재미가 다소 떨어져 유명 원작을 앞세워 동심을 자극하는 흉내만 낸 작품이다.


덧글

  • 블랙하트 2018/11/25 10:54 # 답글

    한국 개봉명은 베스트셀러 에세이집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가 연상되도록 지은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그냥 '크리스토퍼 로빈'으로는 곰돌이 푸를 연상하기 힘들어서 인지도가 없고...
  • 잠뿌리 2018/11/25 12:07 #

    일본 제목도 크리스토퍼 로빈 빠지고 곰돌이 푸가 들어가던데 확실히 이름 인지도가 떨어지긴 합니다. 보통 곰돌이 푸는 기억을 해도 크리스토퍼 로빈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죠.
  • 시몬벨 2018/11/25 23:24 # 삭제 답글

    푸와 피글렛, 점프 좋아하는 호랑이는 기억나는데 크리스토퍼 로빈은 누구였는지 한참 생각했습니다
  • 잠뿌리 2018/12/03 23:21 #

    인간 꼬마 주인공 이름인데 모르는 사람이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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