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그리스도의 날 (Ave Mater.2016) 2018년 개봉 영화




2016년에 ‘라스무스 터지티스’ 감독이 만든 스웨덴산 스릴러 영화. 스웨덴 현지에서의 원제는 ‘Vilsen’. 영제인 ‘Ave Mater’는 해외 수출판 제목이다.

내용은 스웨덴 서부의 항만 도시 ‘예테보리’에서 양손에 못이 박히고 등에 특이한 문양이 새겨진 채 죽은 여성의 신체가 연이어 발견되어 경찰이 비상이 걸렸는데. 해당 사건을 맡은 형사 ‘고란 리드먼’ 앞에 ‘가브리엘라 베르그그렌’이라는 여성이 나타나 사건의 배후에 적 그리스도의 부활을 노리는 광신도 집단이 있다는 사실을 제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종말론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종말 자체에 포커스를 맞춘 게 아니라. 종말론을 신봉하는 광신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종말론에 관한 부분을 자세히 파고들지 않고, 단순히 적 그리스도의 부활이 곧 종말이다. 이거 하나만 밀고 들어가고 있어서 기존에 나온 종말론 관련 영화와 비교해 보면 종말의 밀도가 대단히 떨어진다. (예를 들어 세븐 싸인(1989), 리핑 -10개의 재앙(2007) 같은 작품들)

그 때문에 무늬만 종교 오컬트 영화지, 실제로는 범죄 스릴러물에 가깝다.

가브리엘라는 비중이 높긴 한데 본편 스토리를 고란 형사와 함께 풀어나가는 게 아니라 따로따로 떨어져 행동해서 각자 풀어나가는 관계로 형사 버디물의 관계조차 이루지 못했다.

그래도 가브리엘라는 광신도 집단과 깊은 연관이 있어서 그쪽 떡밥을 회수하고, 대 적그리스도 결전 병기도 찾아내며, 최후의 사투를 장식하기까지 해서 여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고 자기 밥값을 톡톡히 한 것에 비해서 고란 형사는 그 반대다.

가브리엘라와 따로 노는데, 사건 조사와 범인 추적하는 것도 되게 설렁설렁하고. 반전이 숨어 있다고는 해도 헬스장에서 낯선 여자와 썸 타고 떡까지 치는 것 등등. 너무 풀어져 있어서 말로만 남자 주인공이지 실제로는 주인공으로서 제 구실을 못한다.

그 때문에 가브리엘라 파트와 고란 형사 파트의 온도 차이가 너무 크다. 고란 형사 파트를 드러내고, 가브리엘라 파트만 남겨 놓고서 그걸 본편 스토리로 재구성하는 게 더 나았을 정도다.

헌데, 주인공 진영의 캐릭터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악당인 광신도 진영의 캐릭터 역시 문제가 많다.

광신도 진영에서 가면 쓴 신도가 조직의 살수 역할을 맡고 있어 사람을 많이 죽이는데 비해서, 대사가 없는 캐릭터고 고란이나 가브리엘 등의 남녀 주인공과 제대로 엮이는 것도 아니라서 비중이 되게 애매하다.

광신도 집단의 리더가 고란 형사와 엮이는데 이게 단순히 반전이 들어간 단편적인 이벤트에 지나지 않아서 캐릭터가 제대로 쓰이지 못한 인상을 준다.

광신도 진영 자체도 설정만 거창하지, 실제로 묘사되는 건 보일러실에 후드 뒤집어 쓴 10명 이하의 사람들이 모여서 세상의 멸망이니, 적 그리스도니 입만 존나게 털어대는 수준이라서 스케일이 한없이 작다. (완전 무슨 아가리 종말론이다)

극후반부에서 적그리스도가 부활할 때쯤에는 장르가 완전 SF로 변모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용이 SF화된 게 아니라 묘사가 SF화된 것이다.

살아 움직이는 검은 액체 같은 게 사람의 몸을 잠식하고, 푸른 전류 스파크가 팍팍 튀는가 하면, 사람의 생명 에너지를 흡수할 때 하얀 바람 같은 게 빨려 들어가더니 눈이 뒤집히고. 퇴치 당한 순간 먼지가 되어 바람에 휩쓸려 사라지는 것 등등. 하이라이트 씬만 보면 종교 오컬트 영화가 아니라 SF 영화다.

근데 적 그리스도가 부활하면 세상이 정화된다고 드립친 거에 비해서, 실제 묘사되는 건 스케일이 너무 작고 허접해 보여서 어디가 세상이 정화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대 적 그리스도 결전 병기로 예수의 십자가 못이 나오는데 이게 오멘(1976)에 나온 메기도 단검을 연상시킨다. 오멘의 데미안이 사탄의 아들이자 적 그리스도였고 칼 형태의 전용 무기에 찔려 죽은 게 본작과 공통점이다.

결론은 비추천. 남녀 주인공의 팀 플레이가 아니라 각각의 파트별로 나누어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여자 주인공은 나름대로 활약을 하는 반면 남자 주인공이 너무 잉여스럽게 나오며 악당들도 제대로 쓰이지 못해서 전반적인 캐릭터 운용이 나쁘고, 종말론을 소재로 했으면서도 종말에 대한 묘사의 밀도가 거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지며, 러닝 타임이 2시간 가까이 되는데 쓸데없는 내용이 많이 나와서 극 전개가 늘어지는데다가, 극 후반부의 허접한 SF 연출이 더해져 완성도도 떨어지고 재미도 없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일반 대중의 후원 없이 영화의 제작 기금을 모으는데 3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덧붙여 이 작품은 한국 개봉 당시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했다고 홍보 기사가 거창하게 나왔던 것에 관객 수가 달랑 ‘1명’으로 집계된다. 2018년에 개봉한 영화 중에 뒤에서 톱이다.


덧글

  • 로그온티어 2018/11/11 01:32 # 답글

    컨셉은 괜찮고 살려볼 가능성도 많은데... 구성이 망했군요;
  • 잠뿌리 2018/11/12 21:24 #

    완전 폭망했는데 어디서 상을 탈 요소가 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 시몬벨 2018/11/11 22:22 # 삭제 답글

    저예산이라서 어떻게든 분량 늘려보려고 했나본데 역효과였네요
  • 잠뿌리 2018/11/12 21:25 #

    분량 늘리기를 너무 심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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