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드 다르와자 (Bandh Darwaza.1990) 2018년 인도 공포 영화




1990년에 ‘시얌 람제이’, ‘툴시 람제이’ 감독이 만든 인도산 호러 영화. 원제는 번드 다르와자. 영제는 ‘더 클로즈 도어’.

내용은 인도 칼리 파하리의 폐허에서 낮에는 관 속에서 잠을 자고 밤에는 박쥐로 변신해 마을 사람들을 사냥하는 흡혈귀 ‘네오라’와 그를 섬기는 마녀 ‘마후아’, 제사장 ‘마하구루’, 마법사 ‘타티크’가 살고 있었는데, 마후아가 네오라에게 바칠 처녀를 준비하기 위해 ‘프라탑’ 타쿠루(남작)의 집에 하녀로 고용되어 프라탑의 아내 ‘라조’를 노리고, 결국 네오라가 라조를 범해서 임신시켜 딸 ‘캄야’를 낳게 한 후 납치했다가, 뒤늦게 진실을 안 프라탑이 폐허로 쳐들어가 네오라를 물리쳐 봉인한 뒤. 20년의 세월이 지나 캄야가 어른으로 성장했을 때 네오라가 다시 부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러닝 타임이 약 2시간 8분이나 되는데, 20년 전 과거 이야기를 다룬 도입부만 해도 무려 16분이나 된다. (즉, 영화 제막과 타이틀 롤이 영화 시작 16분 만에 나온다는 말이다)

본작의 내용은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모방한 부분이 좀 있어서 오리지날리티가 떨어진다.

정장, 망토 차림의 흡혈귀가 망토 펄럭이며 달려가 희생자를 덮치고, 낮에는 관 속에서 잠을 자고 밤에는 박쥐가 되어 날아다니는가 하면, 사람의 피를 빨아먹어서 희생자의 목에 송곳니 자국이 2개 나 있으며, 아침 햇빛과 십자가를 대처한 성물에 약하다. 눈을 마주 보는 것으로 최면술을 걸기도 한다.

생긴 게 고릴라 같아서 그렇지, 기본적인 습성은 드라큘라와 똑같다.

줄거리만 보면 네오라한테 NTR 당해서 태어난 아이인 ‘캄야’가 여주인공 같지만, 실제로 캄야는 원작 드라큘라의 ‘루시 웨스턴라’ 포지션이다.

춤과 노래 단독 파트도 가지고 있긴 한데, 비중이 높은 것 같으면서도 대우가 좋지 않아 스토리 끝까니 나오지도 못하고 중간에 허무하게 죽는다.

흡혈귀의 피해자로서의 행보는 루시와 비슷한 반면. 최후는 완전 다르다.

원작에서 루시가 흡혈귀로 변한 뒤 사랑하는 약혼자의 손에 최후를 맞이한 것에 비해, 본작에서는 피를 빨려도 흡혈귀로 변하지는 않았으나, 네오라의 노예가 되었다가 반발하여 관 속에 잠들어 있는 그를 칼로 찌르려다가 마후아에게 저지당한 후. 분노하며 깨어난 네오라에게 살해당해서 주연처럼 나왔다가 조연으로 끝나 버렸다.

반대로 조연으로 나왔던 스파나가 후반부에 비중이 급상상해 히로인이 됐는데. 20년 전의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새 인물이 갑자기 히로인으로 급부상한 거라 뭔가 좀 주조연이 뒤바뀐 느낌마저 준다.

악당들 같은 경우도 마후아는 20년 전의 과거와 20년 후의 현재에 사악한 흉계를 꾸미고 희생자에게 접근하는 역할이라 비중이 꽤 높지만, 후반부의 마차 레이스 때 뜬금없이 나무에 걸려 죽고. 마하구루, 타티크 같은 캐릭터들도 무늬만 제사장, 마법사지. 실제로는 아무런 악역다운 활약도 하지 못한 채 끔살 당해서 캐릭터 운용이 좋지 않다.

네오라는 드라큘라의 습성을 가지고 있지만, 하는 행동은 저돌맹진의 흡혈 괴물에 가까워서 나타났다 하면 밑도 끝도 없이 사람을 공격해 해치는데 원작 드라큘라의 꾸며진 신사 이미지와는 매우 거리가 멀다.

거칠고 공격적인 성향은 드라큘라보다 오히려 ‘노스페라투(1922)’의 ‘오를록’ 백작을 닮았다. 단, 오를록 백작이 그림자를 강조하며 천천히 다가와 공격을 한다면, 네오라는 망토를 활짝 펼친 채로 돌진하듯 달려와 공격을 해서 흡혈귀라기보다는 맹수 같은 느낌마저 준다.

네오라가 추종자들에 의해 부활하고, 드라큘라 숭배가 악마 숭배 같은 느낌을 주는데 그건 드라큘라의 공포 후속작으로 나온 ‘드라큘라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1966)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극 후반부에 추종자가 죄다 죽거나 배신 때려서 상황이 안 좋아지니 벌건 대낮에 본인이 직접 마차를 끌어서 ‘낮에는 관속에서 잠을 자며 햇빛에 약하다’는 설정의 붕괴가 일어나고. 클라이막스 때는 생명에 직관된 약점이 본거지에 있는 거대한 박쥐 동상이라 동상에 불을 붙이니 죽어 버려서 이게 추종자들의 허무한 최후와 맞물려 급조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러닝 타임이 2시간이 살짝 넘어가는데 도입부가 16분이나 되면서 정작 마무리는 되게 허술하다.

다만, 작중 네오라의 최후가 한 밤 중에 불에 타 죽은 것으로 나와서 아침 해가 떠오를 때 심장에 말뚝 박혀 죽는 드라큘라와 정반대라서 그 부분은 인상적이다.

액션 파트는 원작에 나온 것과 다른 오리지날 요소가 많은데 이게 되게 허접해 보이면서도 병맛이 우러나서 컬트적인 맛이 있다.

남녀 주인공 안 가리고 각각의 액션 파트가 있는 것부터 시작해, 스몰 쉴드(작은 방패)를 양손에 각각 하나씩 차고 쌍방패로 싸운다거나, 4마리 말이 이끄는 마차 타고 도망치는 네오라를 지프차 타고 라이플로 총 쏘며 쫓아가는 것 등등. 상상도 못한 초전개가 이어진다.

결론은 미묘. 메인 빌런 캐릭터인 네오라의 복장과 습성, 스토리 일부분이 드라큘라와 흡사해서 인도판 드라큘라에 가까운 작품인데, 스토리 전개에 따라 주조연 캐릭터의 비중이 역전되고 악당들이 별로 하는 일 없이 죽거나, 뜬금없이 퇴장하는 경우가 있어서 전반적인 캐릭터 운용이 좋지 않고, 초반부의 도입부는 쓸데없이 장황하고 분량이 긴데 비해서 후반부로 넘어가서 엔딩에 이르는 라스트 구간은 또 너무 급하게 진행해서 스토리의 완성도도 떨어지지만.. 병맛 나는 액션이 나름대로 컬트적인 매력이 있어서 B급 영화로서 볼거리가 조금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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