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렌더맨 (Slender Man.2018) 2019년 전격 Z급 영화




2018년에 ‘실베인 화이트’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미국 메사추세츠의 작은 마을에 사는 4명의 친구 ‘렌’, ‘할리’, ‘클로에’, ‘케이티’가 케이티의 집에 모여서 놀던 중. 렌의 권유로 ‘슬렌더맨’ 소환 의식을 했다가, 일주일 후 학교에서 스쿨버스를 타고 야외 학습을 나갔을 때 케이티가 갑자기 실종되고. 남은 세 친구가 케이티의 실종이 슬렌더맨에 의한 것이라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슬렌더맨 소환 의식을 벌였다가 남은 친구들마저 하나 둘씩 사라진다는 이야기다.

본작은 미국의 도시 전설에 나오는 괴생물체 ‘슬렌더맨’을 메인 소재로 삼았다.

슬렌더맨은 2009년에 미국의 인터넷 포럼 Something Awful‘에서 개최한 포토샵 콘테스트에서 올라왔던 합성 사진에서 시작된 가공의 도시전설이라서, 인터넷 시대에 생긴 도시 전설이기 때문에 꽤 히트를 쳐서 관련 게임, 영화도 적지 않게 나왔다.

가공의 도시 전설 속에서 슬렌더맨은 얼굴이 없고 너무 말라서 전신이 가늘고 길며, 팔 다리가 많이 달려 거미처럼 촉수로 걸어다닐 때가 있고. 순간이동, 정신착란, 세뇌, 촉수 공격 등의 특수 능력을 가졌고. 어린 아이를 납치하는 괴생물체로 묘사됐다.

본작도 슬렌더맨의 외형이나 특성은 도시 전설 내용을 반영하고 있어서, 길고 가는 몸을 가진 인간 폼과 촉수 다리로 기어가는 거미 인간 폼의 2가지 버전이 나온다.

오리지날 설정으로 추가한 것은 슬렌더맨을 소환하는 의식이 존재하는데 그게 일반적인 주술 행위가 아니라, 유튜브로 슬렌더맨 동영상을 다운 받아서 보면 영적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슬렌더맨의 타겟이 되어 잡혀간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사실 슬렌더맨에게 온전히 포커스를 맞춘 게 아니라. 정확히, 슬렌더맨 동영상을 통해 유포되는 바이러스로 인한 저주 살인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J호러의 대표작인 ‘링’과 ‘주온’ 스타일을 따라가고 있다.

다만, 슬렌더맨의 저주가 딱 타겟팅한 사람만 노려서 유튜브 동영상으로 감염된다는 거창한 설정에 비해 스케일은 상당히 작은 편이다.

바디 카운트도 낮은 편이고, 그 안에 죽어 나가는 희생자들도 뭔가 죽는 씬이 직접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슬렌더맨으로 추정되는 뭔가에 잡혀가는 걸로 퉁-치고 넘어가서 좀 시시하다.

슬렌더맨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고, 아무 것도 해결되지 못한 채 끝나 버려서 스토리의 완결성이 매우 떨어진다.

작중 인물이 사회인이 아니라 10대 아이들이기 때문에 행동의 제약이 큰 관계로 조사다운 조사도 하지 못해서 애초에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게 불가능한 구조를 띄고 있다.

거기다 이런 소재에서는 ‘규칙’이 매우 중요한데. 본작은 그 규칙마저 허술하게 만들어서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링에서는 사다코의 비디오테이프를 보면 저주에 걸리고. 일주일 후에 사다코와 조우하여 죽임을 당하며,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비디오테이프를 녹화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란 규칙이 있다.

근데 본작은 단순히 유튜브 동영상만 보면 저주에 걸린다는 설정만 넣고 끝낸다. 저주가 언제 어느 때 발생하는 건지, 시간제한은 어느 정도 있는 건지,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뭘 해야하는지. 이런 게 전혀 나오지 않은 채 그냥 밑도 끝도 없이 슬렌더맨 소환 의식만 처 하다가, 대뜸 소중한 걸 바쳐야 한다는 설정을 급조해서 넣었는데 그게 실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란 게 밝혀져서 스토리를 너무 대충 만들었다.

유튜브 동영상보고 저주에 걸린다는 설정도 언뜻 보면 그럴싸한데. 사실 이것도 이미 링 스핀오프작인 ‘사다코 대 카야코(2016)’에 나온 설정이고, 굳이 그 작품을 언급하지 않아도 유튜브 저주 동영상 유행은 한참 전에 지나서 이제와서 그걸 메인 소재로 삼는 건 뒷북치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 식상한 저주 이야기에 너무 집착해서, 정작 슬렌더맨을 좀 홀대하고 있다. 타이틀, 줄거리, 메인 소재만 보면 슬렌더맨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돌아가야 하는데.. 주인공 일행은 환각, 환영에 시달리며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다가 어느 순간 리타이어하기 때문에, 슬렌더맨이 나오지 않아도 스토리 진행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라 뭔가 좀 핀트가 어긋난 것 같다.

본작에서 슬렌더맨 배역을 맡은 게 ‘마마(마마.2013)’와 ‘키페이스(인시디어스 4: 라스트 키:2017)’로 분장해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준 ‘하비에르 보텟’인데 배우가 아까울 정도로 중용 받지 못했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인상적인 게 있다면, 주인공 일행 넷 중 사건의 원인 제공자이자 퇴장하기 직전까지 어그로를 끄는 친구인 ‘렌’이다. 본인이 의도한 게 아니었다고 해도, 친구들을 사지로 몰아넣어서 몰살 루트 개방의 1등 공신이라서 최근의 호러 영화에서 보기 드문 트롤링을 시전한다.

결론은 비추천. 슬렌더맨을 메인 소재로 삼았지만 그 정체와 기원, 저주의 규칙과 파훼법 같은 것 등등. 뭐 하나 제대로 밝혀지는 게 없이 다 미스테리로만 남겨 놓아서 스토리를 너무 대충 만들었고, 슬렌더맨이 설정상의 비중만 높을 뿐 정작 출현 분량은 짧고. 저주 이야기에 너무 집착해서 슬렌더맨 영화로서의 기대를 배신하는 데다가, 유튜브 보면 저주 받는다는 메인 소재도 다른 영화에 나온 설정들이라 별로 참신하지 않고,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도 저주를 소재로 한 J호러물을 따라가기만 할 뿐. 개성이나 특성이 전혀 없어서 식상하고 지루해서, 장점은 정말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는 졸작이다.

‘슬렌더맨을 소재로 무섭고 재미난 영화를 만들자!’ 이게 아니라 ‘나도 링, 주온 같은 거 만들거 싶다. 그거 잘 나갔으니 대충 비슷하게 만들면 나도 뜨겠지?’ 라는 것처럼 안이함마저 느껴진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제작비는 약 1000만 달러. 박스 오피스 흥행 수익은 월드 와이드 기준으로 약 5150만 달러다.

덧붙여 본작은 2016년에 배급사인 소니 픽쳐스에서 제작 발표를 했고 그로부터 2년 후인 2018년 올해에 완성되어 개봉했다.

추가로 본작은 슬렌더맨을 소재로 한 영화란 것 자체만으로 태클이 걸렸다.

2014년에 미국 위스콘신주 워케샤에서 12살 소녀 ‘위어’와 ‘가이져’가 슬렌더맨을 숭배해서 자신들의 충성심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며 같은 학교 동급생 ‘로이트너’를 칼로 찌르고 체포당해 일명 ‘Slender Man stabbing’ 사건이라 불렸는데. 당시 가해자 중 한 명인 위어의 아버지‘빌 위어’가 슬렌더맨 영화가 나온다고 해서 문제의 사건을 연상시킨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고 불매 운동을 벌였다가 결국 해당 사건이 벌어진 위스콘신주 워케샤에서는 상영되지 못했고. 영화 제작을 맡은 프로덕션 ‘스크린 잼’에서 대중의 반발을 우려해 PG-13 등급에 맞춰달라는 요구를 수용해 각본을 다시 썼고, 여러 장면을 강제로 편집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덧글

  • 뇌빠는사람 2018/11/02 11:15 # 답글

    예고편만 봐도 아 저거 슬렌더맨은 겉절이네 싶더니만 역시나군요
  • 잠뿌리 2018/11/02 16:54 #

    제목은 슬렌더맨인데 너무 홀대해서 슬렌더맨 배역을 맡은 배우도 아깝고, 슬렌더맨 캐릭터 자체도 낭비됐습니다.
  • 시몬벨 2018/11/03 10:00 # 삭제 답글

    미국에선 슬렌더맨이 도시전설로 엄청난 인기라던데, 그래서 그런지 똥망으로 만들어도 제작비 대비 흥행은 성공했네요.
  • 잠뿌리 2018/11/04 12:50 #

    메인 소재의 인기에 묻혀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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