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의 수녀원 (The Devil's Doorway.2018) 2018년 개봉 영화




2018년에 ‘에이슬린 클락’ 감독이 만든 파운드 풋티지 호러 영화.

내용은 1960년에 막달레나 수녀원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성모 마리아상에 대한 제보가 들어와 바티칸에서 ‘토마스 라일리’ 신부와 ‘존 스턴’ 신부가 파견되었고. 토마스 신부의 주도 하에 존 신부가 캠코더로 촬영을 하는 방식으로 진상 조사에 착수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지하실에 감금된 16살의 소녀가 악마에게 빙의된 채 임신한 상태인 것을 알게 되고, 수녀원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본작은 파운드 풋티지 장르의 영화로 배경이 1960년대라서 CCTV의 개념이 없어서 파라노말 액티비티처럼 집안에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된 영상을 보여주면서 사건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 블레어 윗치처럼 작중 인물이 직접 캠코더를 들고 다니면서 찍는 화면에 의존해 사건이 진행된다.

페이크 다큐멘터리+핸드 헬드 촬영 기법을 주로 사용하는 건 기존의 파운드 풋티지 영화와 동일하지만. 1960년대 배경을 맞춰서 본편에 나오는 카메라 시점이 16mm 카메라라서 기본 화질이 탁하고 거친 느낌을 줘서 리얼리티를 살려 나름대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문제는 차별화는 시도했는데 결과물이 매우 안 좋다는 거다.

60년대 시대 배경에 맞춘 게 단지 카메라 화면뿐만이 아니라 촬영 기술까지 하락시켜서, 카메라 들고 뛰어다니는 씬이 전체의 약 2/3 정도 나오면서 화면이 쉴 세 없이 흔들리기 때문에 3D 울렁증을 유발한다.

극 전개 자체도 토마스 신부가 조사를 주도하고 존 신부가 카메라로 촬영하는데. 조사 모드에 들어가면 십중팔구 토마스 신부가 어디론가 뛰어가고, 존 신부도 뛰어서 쫓아가는 씬이 나오고. 또 나오고. 다시 나오고. 계속 나와서 한시도 쉬지 않고 달리기를 거듭해서 그 시점을 쫓아가기 버거울 정도다.

무슨 넓은 장소를 뛰어가면 또 몰라도, 좁은 장소를 뛰어다니며 움직이는 카메라 동선은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그렇게 촬영한 것이겠지만 실제 결과물은 역으로 몰입을 방해한다.

‘이렇게 찍으면 사람들이 몰입해서 보겠지?’라고 머릿속으로 생각만 했지, 실제로 보는 사람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찍은 티가 난다.

이게 파운드 풋티지 초대 작품인 ‘블레어 윗치’ 때는 가짜를 진짜처럼 보여야 했기에 그렇게 찍는 게 당연한데. 그게 한 번은 통해도 두 번은 안 통하는 거라서 본작의 방식은 클래식이라고 포장할 수도 없다.

그리고 사실 리얼리트를 추구한 건 카메라 화면 정도지, 악마에 빙의된 소녀의 공중들림 현상이나, 악마의 본색을 드러낸 수녀들이 흰자의를 드러낸 채 덤벼들고. 어린 아이 귀신이 나타나는 것 등등. 심령 묘사는 또 빠짐없이 나와서 픽션의 성격이 강해지기 때문에 전체적인 리얼리티 노선은 되게 어중간하다.

주요 배경인 막달레나 수녀원도 건물 전체를 돌아다니는 게 아니고. 지하실과 숨겨진 통로로 이어지는 동굴 정도만 돌아다니는 수준이라 작중 인물의 행동반경이 매우 좁아서 배경을 효과적으로 살리지도 못했다.

다른 건 둘째치고 사악한 기운이 감도는 수녀원의 배경 하나만큼은 매우 잘 살렸던 ‘더 넌(2018)’과 비교된다.

신성한 장소여야 할 수녀원이 실은 불길한 장소고, 신을 섬겨야 할 수녀가 악마를 섬기는 설정은 종교 오컬트 장르의 영화에 클리셰라서 식상하다.

그래도 엑소시즘이라도 나오면 진부한 내용이라고 해도 이 장르 특유의 볼거리를 제공했을 텐데, 본작의 작품 노선은 ‘엑소시스트’가 아니라 ‘블레어 윗치’라서 퇴마 신부의 제령 같은 건 전혀 없고, 그냥 계속 뛰면서 조사를 하다가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 시점에서 죄다 몰살당해서 엔딩도 찝찝하다.

결론은 비추천. 1960년이라는 시대 배경에 맞춘 카메라 화면이 탁하고 거친 이미지라서 리얼리티를 살렸지만, 촬영 기술까지 의도적으로 떨어트려서 화면이 다소 지나치게 거칠고, 오직 카메라 한 대에 의존한 시점이 쉴 틈 없이 흔들려서 3D 울렁증을 유발하며, 시점 변화가 너무 빠르고 잦아서 극 진행을 쫓아가기 어려운 건 물론이고 작중에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기 힘든 데다가, 등장인물의 행동반경이 너무 좁아서 배경을 잘 살리지도 못해서 60년대 카메라 화면을 구현한 걸 제외하면 남는 게 전혀 없는 작품이다.

아무리 의도한 것이라고 해도, 최소한의 감상을 방해할 정도로 낙후된 비주얼은 어떻게 봐도 좋게 포장하기 어렵다.

여담이지만 1950년에 ‘안소니 맨’ 감독이 만든 서부 영화 ‘지옥문을 열어라’와는 영문 제목이 거의 동일하지만 전혀 관련이 없는 작품이다. (지옥문을 열어라의 영문 제목은 Devil's Doorway인데 본작의 제목은 The Devil's Doorway다)

덧붙여 본작에 나온 막달레나 수녀원의 모델은 실제로 영국에서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200년 동안 운영되었다는 ‘막달레나 세탁공장’이다. 흔히 ‘막달레나 수용소’로 알려진 카톨릭계 여성 보호 시설로 매춘부, 미혼모, 고아 등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어 타락한 여성으로 간주된 젊은 여자들이 수용되어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세탁을 빙자한 강제노역에 동원됐다고 전해진다.

추가로 본작에서 나오는 수녀원의 비밀이 억지로 낳게 한 아이를 악마에게 제물로 바친 악령 들린 수녀들의 이야기라서 낙태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본작을 만든 에이슬린 클락 감독은 아일랜드 출신으로, 2017년에 아일랜드의 찬반 국민 투표까지 진행되었던 낙태 허용 헌법 개정안과 맞물려 현지에서 화제를 일으켰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53807
5215
9475952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