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 (Mara.2018) 2018년 개봉 영화




2018년에 ‘클라이브 톤지’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클라이브 톤지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내용은 남편인 ‘매튜’가 한밤중에 자다가 갑자기 죽어서 범인으로 지목된 아내 ‘헬레나’가 정신병원에 갇힌 뒤, 그 사건을 맡은 범죄 심리학자 ‘케이트 풀러’가 매튜가 생전에 수면 마비 증상. 통칭 가위눌림에 시달려 수면 장애 모임에 자주 갔다는 사실을 알고 조사하러 갔다가, 그게 실은 태초부터 존재해 온 ‘마라’라는 잠의 악령에 의한 주살이고. 그 저주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케이트 본인도 마라의 타겟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잠들면 잠의 악령한테 살해당한다는 설정만 놓고 보면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어 나이트메어 엘름 스트리트(1984)’를 떠오르지만, 실제로 본편의 메인 소재는 가위눌림 현상이다. 정확히, 한국에서 가위눌림이라고 부르고 서양에서는 ‘수면마비’라고 부르는 현상과 한국어로 돌연성 심장사로 부르는 ‘브루가다 증후군’을 합친 것이다. (즉, 잠자다가 가위눌림을 당하고 돌연사하는 게 핵심적인 내용이다)

2015년에 로드리 에스쳐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가위: 수면마비의 기억’을 픽션으로 바꾼 느낌으로 2017년에 조나단 홉킨스 감독이 만든 ‘무서운 꿈(원제: 슬럼버)’와 유사한데 거기에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만든 미국판 ‘링(2002)’을 섞으면 본작이 된다.

여주인공 케이트가 처음에는 마라를 믿지 않다가 본인이 타겟이 되었다는 걸 깨달은 직후 발등에 불이 떨어져 마라에 대해 조사를 하다가 사건의 진상에 도달하는 극 전개가 링과 같아서 다소 식상한 내용이다.

또 링을 연상시키는 점은 악령의 저주가 페이즈로 나뉘어 단계별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단, 링에서는 일주일 동안 특정한 징후가 나타났다가 마지막 7일 때 사다코와 조우한 후 죽는 것인데. 본작에서는 4단계로 대폭 축소했고, 단계별 징후의 내용이 링과는 다르다.

4단계 때는 깨어 있을 때도 마라의 존재를 감지하고, 마라의 표식이 생긴 눈이 빨갛게 변해서 잠이 든 순간 마라가 나타나 가슴 위에 올라타 목을 졸라 죽이는 것으로 나온다.

잠자는 사람의 가슴 위에 올라타 목을 조르는 건, 18세기 스위스의 화가 ‘헨리 푸셀리’의 ‘나이트메어(1781)’에 그려진 잠자는 여인의 가슴 위에 올라탄 난쟁이 요괴와 암말 그림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다.

거기서 정확히, 악몽을 지칭하는 단어는 ‘메어(Mare)’로 밤이란 뜻이 있는 ‘나이트’와 합쳐 나이트메어로 부르는 것으로. 북유럽 쪽에서는 ‘마라(Mara)’라고 부르는 것에 유래됐다. (슬라브 신화에서는 ‘모라(Mora)’라고 부른다)

북유럽 전승에서는 아름다운 여성의 형태를 취한 어둠의 정령으로 열쇠 구멍을 통해 방으로 들어와 잠자는 사람를 목 졸라 죽이려고 하는데. 자던 사람이 마라의 존재를 눈치채고 종이로 열쇠구멍을 막아 신통력을 봉인한 뒤. 그녀를 아내로 삼아 부부의 연을 맺어 함께 살다가, 어느날 열쇠 구멍의 종이 봉인을 소홀히 한 틈을 타 마라가 신통력을 회복하고 도망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본작에 나온 마라는 전승에 나온 것 같은 아름다운 여인이 아니라 깡마른 체구에 긴 머리를 가진 노파 같은 모습의 귀신으로 묘사되는데. 이게 언뜻 보면 J호러물의 대표 귀신인 링의 ‘사다코’, 주온의 ‘가야코’를 떠올릴 수 있지만 가만히 보면 그 디자인과 분위기가 안들레스 무시에티 가독의 ‘마마(2013)’에 나온 ‘마마’와 유사하다.

실제로 본작에서 마라 배역을 맡은 배우인 ‘하비에르 보텟’은 마마에서 마마 배역으로 출현한 바 있다.

하비에르 보텟은 1977년생인 스페인 배우로 5살 때 ‘마판 증후군’ 진단을 받아서 성인이 된 현재 키가 6.6피트(약 200cm), 몸무게 123 파운드(56킬로)가 되었는데. 그런 신체적 약점을 오히려 살려서 호러 영화의 악령 배역으로 자주 출현했다.

컨져링 2의 ‘크룩크 맨’, 인시디어스 4: 라스트 키(2017)에서 ‘키페이스’, 크루서픽션: 악령의 재림(2017)에서 ‘얼굴 없는 남자’, 슬랜더 맨(2018)에서 ‘슬랜더맨’ 역으로 나왔었다.

평소 공포 영화를 잘 보지 않는 사람에게는 나름대로 호러블하게 다가올 수 있겠지만, 반대로 공포 영화를 자주 보는 사람한테는 항상 보던 그걸 또 보는 것이라 약간 지겨운 구석이 좀 있다.

‘잠자면 죽는다!’라는 설정 때문에 주인공이 잠을 안 자려고 존나 발악하는 것도, 이미 80년대에 나이트메어 시리즈에서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은 거라서 더 이상 새로운 맛이 없다.

작중에 벌어진 초자연적인 현상을 쉽게 믿지 못하고 의학적으로 해석하려고 하면서 주인공이 헛발질을 하는 게 전체 내용의 약 2/3을 차지해서, 초중반부의 내용이 답답해 주인공한테 몰입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그나마 괜찮은 점이 있다면 바로 엔딩 연출인데. 이게 해피 엔딩인 줄 알았는대 배드 엔딩으로 뒤통수치는 내용이라서 호러 영화의 클리셰라고 할 만큼 뻔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장면 연출 자체는 꽤 괜찮은 편이다.

이 엔딩 하나 넣으려고 본편 내용을 만들었다는 느낌이 절로 들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그렇다고 사두용미급까지는 아니지만)

결론은 평작. 가위눌림(수면마비)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이런류의 영화가 요 몇 년 사이에 2편 이상 나와서 발상의 참신함이 떨어지고. 극 전개가 링 스타일이라서 식상한 내용인 데다가, 메인 빌런이라고 할 만한 악령의 디자인과 분위기가 영화 마마에 나온 마마와 유사해 작품 전반적으로 독창성이 너무 떨어져 한계가 명확한 작품이지만 뻔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엔딩 연출 자체는 괜찮은 편이라 그거 하나만큼은 볼만했던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작중 마라의 저주를 미국 본국으로 끌어 온 게 일본인 ‘타카하시’고, 여주인공 케이트의 집에 황금색 마네키 네코(복고양이) 인형이 있는 것 등을 보면 뭔가 일본 문화적 설정이 가미되었는데. 극 전개가 링과 유사한 것도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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