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런트 나이트 (Silent Night.2012) 슬래셔 영화




1984년에 ‘찰스 E 셀리어’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사일런트 나이트, 데들리 나이트’를, 2012년에 ‘스티븐 C 밀러’ 감독이 리메이크한 작품.

내용은 미국 위스콘신 주에 있는 작은 마을 ‘크라이어’에서 다가오는 크리마스날에 산타 퍼레이드를 앞두고 있을 때,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살인마가 나타나 연쇄 살인을 벌이는 가운데. 은퇴한 경찰의 딸로 아버지처럼 경찰이 된 ‘오브리 브래디모어’가 사건 해결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작은 5살 아이 ‘빌리 캠프먼’이 가족과 함께 할아버지를 만나고 돌아오던 길에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살인마를 만나 가족이 몰살당하고 혼자 살아남아 고아원에 입양되었다가, 불우한 환경에서 학대를 받고 자라서 18세 청년이 되었을 때. 장난감 가게에 취잭해서 산타 복장을 하고 일하던 중, 가게 동료가 강간당할 위기에 처한 걸 보고 트라우마가 떠올라 완전 미쳐 버려 산타 살인마가 된다는 이야기로 살인마 캐릭터의 탄생 비화를 디테일하게 다루고 있는 반면. 리메이크판인 본작은 그걸 완전 삭제했다.

그냥 산타 클로스 복장을 한 살인마가 나타나 아무런 대사 없이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고. 영화 거의 끝날 때쯤에 살인마의 과거가 플래시백으로 드러나면서 탄생 기원을 짧게 다루고 넘어간다.

원작과 가장 큰 차이점은 살인마 설정인데. 원작은 산타 살인마한테 가족을 잃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다가 미친 주인공 자신이 산타 살인마가 되는 것인데 비해, 본작은 아내를 NTR 당한 산타 살인마가 화염 방사기를 가지고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한테 사살 당하고. 그 살인마의 아들이 장성하여 새로운 산타 살인마가 되어 복수를 빙자한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것으로 나온다.

일단, 복수가 행동의 원동력으로 불에 타 죽은 아버지의 잿더미를 선물 상자에 넣어 원수들의 집에 돌리는 것으로 나와서 타겟팅이 명확한데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원한 관계게 있는 것도 아닌데, 심성이 나쁜 사람을 찾아가 잔혹하게 살해한다.

이동 경로도 딱 정해진 게 아니라 무슨 홍길동마냥,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하게 나타나 사람들을 참살하고 유유히 사라져서 일관성을 찾아볼 수 없다. (살인마의 이동 동선 따지지 않고 뜬금없이 나타나 사람 죽이고 사라지는 건 원작도 같은 문제가 있다)

원작에서는 산타 클로스 복장을 한 살인마라는 신선한 설정에 비해 무슨 특별한 무기가 없어서 기존의 슬래셔물에 나오는 살인마 캐릭터에 비해 존재감이 약했는데 리메이크판인 본작은 나름대로 특별한 무기들이 생겨서 사정이 좀 나아졌다.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무기는 ‘화염방사기’이고, 원작의 화생용 도끼를 쓰는 건 물론이고. 대형 낫과 식칼, 너클까지 쓴다.

특히 식칼 공격과 너클 공격이 ‘고마해라, 많이 무겄다 아니가.’ 수준의 연속 공격이라서 진짜 흉폭한 이미지라서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그밖에 속옷 차림으로 도망치는 희생자를 벌건 대낮에 기어이 쫓아가 다리를 자르고, 잔디 구장의 잔디깎이 기계에 넣어 갈아버리는 건 본작에 나온 데드씬 중 가장 하드했다.

원작에서는 산타 클로스 복장을 했다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게 없지만, 본작에서는 마을에서 산타 클로스 퍼레이드가 열려서 살인마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작중 성당 신부와 산타 코스츔을 한 사람들의 대사를 통해 크리스마스를 부정하는 뉘앙스의 말. 정확히, 크리스마스날 사람들이 미쳐 날뛴다는 수위 높은 발언들과 남녀노소 안 가리고 전부 죽여서 어린 아이도 죽어 나가는 것 등등. 헐리웃 영화의 금기를 어겨서 파격적인 구석도 있다.

단, 금기를 어긴 것과는 별개로 본편 스토리 자체는 사실 기존의 슬래셔물과 비교해서 크게 다른 점이 없어서 이야기 자체는 되게 식상한 편이다.

특별한 날 특정한 살인마가 나타나 살인을 저지른다는 건 슬래셔물의 클리셰다. 13일의 금요일날 제이슨이 나타나 살인을 저지르는 ‘13일의 금요일’이나 할로윈 데이 때 마이클 마이어스가 나타나 살인을 저지르는 ‘할로윈’을 예로 들 수 있다.

아버지가 마을 보안관이었고, 최근 연인을 잃어서 1차 멘붕에 빠져있는데 강력 사건에 휘말려 상사한테 까이고 범인은 놓쳐서 2차 멘붕에 빠져 스스로 보안관의 자질이 없다고 고뇌에 빠진 여주인 ‘오브리 브래디모어’와 나쁜 상사인 ‘테디’ 등의 캐릭터들도 나름대로 비중이 있게 나온다.

그런데 사실, 여주인공 오브리보다 그녀의 상사인 테디 쪽이 더 기억에 남는데. 정말 나쁜 상사의 표본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악당이라기보다는 꼰대의 끝판왕으로 묘사된다.

주인공을 경험이 부족한 신참 취급하고 무시하면서, 자존심은 강해서 지원은 요청하지 않고 우리 마을의 일은 우리 손으로 해결한다! 이렇게 밀고 나가는 한편. 헛발질로 범인을 잘못 잡아 놓고는 주인공이 그걸 지적하자 귓등으로도 안 듣는데다가, 결국 사건 해결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한 채 살인마한테 끔살 당해서 무능력하기까지 한 것으로 나온다.

상관한의 말에 토 달지 말라면서, ‘부하가 상관한테 제시하는 건 질문이 아니라 해결책이다!’라는 대사를 치는 게 꼰대의 절정을 보여준다.

결론은 미묘. 살인마 캐릭터의 설정은 복수귀인데 무차별 살인을 저질러서 행동에 일관성이 없고, 정체가 밝혀지는 것도 너무 대충 만들어서 극적인 맛이 떨어지는 데다가, 결말도 깔끔하지 못해서 뒷맛이 찝찝하며, 본편 내용 자체도 기존의 슬래셔 무비와 비교해서 크게 다른 것도, 나은 점도 없어서 식상한 편이지만.. 80년대 원작의 리메이크판으로서 보면 새로 나온 연출과 설정이 원작보다 더 파격적이고 하드해서 호러물로서의 밀도가 더 높아져 그냥저냥 볼만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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