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칠득이와 너털도사(1990) 2019년 전격 Z급 영화




1990년에 ‘왕룡’ 감독이 만든 아동 영화.

내용은 20년 만에 ‘악의 씨앗’을 가지고 ‘베이비신’의 힘을 얻어 세계 정복을 꿈꾸는 ‘공달구 박사’가 하늘의 뜻에 따라 자신을 방해하는 사차원 인간 ‘너털도사’를 ‘악의 수면투살권법’으로 제압하고, 베이비 신의 명령에 따라 그녀가 ‘낙엽인간’과 ‘물인간’을 데리고 ‘안개인간’을 만들기 위한 재료인 때 묻지 않은 여섯 아이의 해맑은 눈물을 모으기로 해서 마침 동굴에 침입한 좀도둑 무리를 수하로 삼아 도시로 보냈는데. 너털도사가 제자인 ‘선불’에게 그들을 뒤쫓아 가 결정적인 순간에 마음이 덧없이 맑은 인간에 깃들어 악의 무리를 쳐부수란 지시를 내리면서, 선불이 독고 형사의 아들인 칠득이의 마음에 깃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배우로서는 한국 무협 영화에 출현하고, 이후 아동 영화의 무술 감독으로 활동을 하던 ‘왕룡’ 감독의 감독 데뷔작이다. 왕룡 감독의 대표작으로는 ‘드래곤볼’, ‘정신나간 유령’, ‘깡다구 화이터’, ‘북두의 권’ 등이 있다.

무술 배우이자 무술 감독 출신이라서 그런지 첫 작품인 본작은 무술 색체가 매우 진하다.

본작의 도입부는 쌍도끼 든 공달구 박사와 장검 든 너털도사의 검극 액션으로 시작한다.

본작의 메인 빌런인 공달구 박사는 명색이 ‘박사’라는데 검은 정장+망토+나비 넥타이 차림의 노년 신사 모습을 하고 나와서 쌍도끼와 양손 도끼를 사용하며 아류 권법을 사용해서 싸운다.

거기다 박사로서 과학 기술이나 지식을 통해 뭔가를 하는 게 아니라, 베이비 신을 소환시켜 그 힘으로 세계 정복을 노리는 것이라 주술적 성격이 더 강하다.

베이비신은 이름만 보면 뭔지 감이 잡히지 않는데, 실제로는 무속 신앙의 ‘아기신’ 영문 표기로 공달구 박사는 박사란 직함이 무색하게 동굴 안에 신당을 차려놓고 주술을 부린다.

베이비신은 한복 입은 몸 그림에 시커먼 인형 탈을 달아 놓은 것인데. 소환 주문이 ‘삐빠빠 룰라 디스 마이 베이비 신이시여!’ 이거다. 무속 신앙의 아기신과 삐빠빠 룰라 디스 마이 베이비 대사 드립치려고 베이비를 엮어서 부른 것이다. 이걸 개그라고 넣은 건데 악당들이 각 잡고 대사 치는 분위기가 사뭇 진지해서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너털도사, 선불, 낙엽인간, 물인간 등의 다른 캐릭터도 이질감을 드는 건 마찬가지다.

너털도사는 문자 그대로 도사 차림으로 나오지만 장검을 들고 싸우고, 선불은 도복 차림에 밤송이 같은 펑크 염색 머리로 나오며, 낙엽인간과 물인간은 사극에 나올 법한 갑주 무사 차림으로 묘사된다.

주인공 칠득이는 독고 형사의 아들이라서 경찰복을 입고 나오지만 실제 경찰은 아니고 ‘이동경찰관’을 자처하며 경찰 흉내를 내는 바보 컨셉이다.

영구, 맹구, 오서방 같은 유명 바보 캐릭터는 당시 TV 코미디 프로그램에 등장해서 인기를 끌었고 각자 캐릭터성이 확립되어 있었는데. 본작의 칠득이는 1988년에 KBS에서 방영한 드라마 ‘순심이’의 칠득이 캐릭터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그래서 영구, 맹구, 오서방처럼 바보 개그에 특화된 게 아니라. 그냥 문자 그대로의 바보 캐릭터로서 몸은 어른인데 지능이 매우 낮지만 순수하다는 컨셉을 밀어붙이고 있다.

본작의 줄거리만 보면 선불이 깃든 칠득이가 대활약해서 여섯 아이의 눈물을 모으려는 공달구 박사의 부하들과 맞서 싸우는 내용이 전개될 것 같지만, 실제 본편 스토리는 그 중요한 부분을 그냥 대충 넘어가 버린다.

칠득이의 모자란 모습과 바보라서 집안 식구들에게 구박 받고 주변 사람들한테 조롱당하는 불쌍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걸 칠득이가 순수해서 그렇다는 걸로 포장하는 내용이 메인 스토리가 됐다.

바보짓을 해서 구박을 받긴 해도, 동네 아이들과는 친하게 지내는 기존의 바보와 다르게 본작의 칠득이는 유난히 불쌍한 걸 강조하고 있어서 바보 주인공 영화로서는 좀 부담스러운 구석이 있다.

아버지가 잊고 간 물건을 경찰서에 가져다 줬는데 아버지는 한숨 쉬고, 어린 여동생이 도시락 잊고 간 걸 가져다 줬는데 오빠가 바보란 거 알려지면 창피하다고 타박하며, 동네 아이들은 바보라고 손가락질하고 조롱하니 완전 인간극장이 따로 없다.

애초에 칠득이의 바보스러움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개그로 소비된 게 아니라, 드라마에서 동정과 연민으로 소비됐기 때문에 근본 자체가 다른데. 그걸 웃음 코드로 강제로 바꾸니 뭔가 좀 핀트가 어긋난 느낌이다.

공달구 박사 일당과의 싸움은 후반부에 몰아서 나온다.

남기남 감독의 ‘영구와 땡칠이(1989)’의 영향을 받아서 영구가 고무신 권법, 펭귄 권법을 썼던 걸, 칠득이는 양손에 신발을 끼고 신발 권법을 쓰고 오리 흉내를 내며 오리 권법을 사용한다.

단, 영구와 땡칠이에서 펭귄 권법이 최종 병기였던 것에 비해. 본작의 오리 권법을 개그용에 가깝고. 비장의 무기는 ‘칠득이 방망이’라고 한글로 써 붙인 구두 주걱 같이 생긴 나무 몽둥이고, 아이용 세발 자전거를 타고 공중을 나는 와이어 씬도 나온다.

칠득이의 풀 장비가 세발 자전거 타고, 나무 몽둥이를 손에 쥔 채 경찰차에 붙이는 회전 경광등을 머리에 쓴 모습인 거다.

헌데, 풀 장비는 그렇게 셋팅해 놓고서는 정작 굵직굵직한 전투씬은 선불, 너털도사가 다 찍고. 칠득이의 ‘칠’자도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주인공이랍시고 마무리 공격은 칠득이가 가하지만 이게 거의 다 된 밥상에 숟가락 올린 수준이라서 뭔가 좀 얍실한 느낌마저 준다.

결론은 비추천. 배경, 소품, 등장인물의 복색이 전혀 맞지 않아 이질감을 주고, 불쌍한 바보 컨셉의 캐릭터를 어거지로 개그 바보 캐릭터로 만들어 핀트가 어긋났으며, 메인 설정은 변신 히어로가 악당과 싸우는 내용으로 만들어놨는데 정작 본편 스토리는 활극보다 바보에 포커스를 맞춰서 시리즈의 첫 단추를 잘못 꿴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공달구 박사와 너털도사의 대립이 나오는 도입부가 끝나기 무섭게, 뜬금없이 조선 시대 인물이 산속에서 싸우는 장면이 나오더니. 칠득이 시리즈 제 2탄 ‘포졸 칠득이와 너털도사’가 나온다고 광고하고 있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이나 끝난 다음이 아니라 영화 본편에 후속작 광고를 한 것이라 영화사에 유래가 없는 황당한 장면이다.

덧붙여 칠득이 영화 데이터 베이스에는 이 한 작품만 나오지만, 실제로는 이 한 작품으로 끝난 게 아니라 시리즈화되어 여러 작품이 나왔다. (칠득이와 땡칠이, 칠득이와 청개구리 특공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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