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율 (Tuyul.1978) 2019년 인도네시아 영화




1978년에 ‘베이 이스바히’ 감독이 만든 인도네시아산 호러 영화. 영제는 ‘리틀 데빌’이다.

내용은 ‘히다얏’이 가게를 열었는데 장사가 되지 않아 파리만 날리고, 빚까지 지고 있어서 예비 장인어른한테 잔소리를 듣고, 약혼자는 바람이 나서 다른 남자랑 사귀어 돈도 사랑도 다 잃고서 우울에 하던 중. ‘돼지도둑주술’을 사용해 돈을 훔치던 무당을 목격하고. 무당의 소굴까지 쫓아갔다가 그게 인연이 되어 ‘뚜율’ 주술을 배워 실행에 옮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뚜율’은 인도네시아 자바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민간 전승에 나오는 작은 요괴다. 대머리에 몸 크기는 5cm 정도 밖에 안 되는 소인으로 묘사되는데, 유산된 태아나 출산 중 사망한 아이의 혼에서 태어나는 존재로서, 사람의 지시에 따라 남의 집에 들어가 돈을 훔치는 일종의 사역마다.

뚜꾼(무당)이 뚜율을 매매하는 경우도 있어서 지금 현대에도 무당이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뚜율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온다고 한다.

본작은 주인공이 무당에게 뚜율 주술을 배워서 직접 뚜율을 만들어 남의 돈을 훔쳐 부를 쌓지만, 아내한테 들킨 후 마을 사람들이 쳐들어와 본인은 맞아 죽고. 뚜율도 소멸된다는 이야기라서 꿈도 희망도 없는 배드엔딩으로 끝난다.

러닝 타임이 1시간 50분이 조금 넘어가서 엄청 긴데, 주인공의 현시창(현실은 시궁창) 상황을 묘사하는데 전반부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서 스토리가 좀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무당을 만나 뚜율 주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다짜고짜 무당한테 헤드락 걸다가 흑마술로 제압당하는데. 그때로부터 뚜율 주술을 실행하는 씬까지가 호러 씬이다.

거꾸로 매달려 전갈 세례를 받거나, 무당의 몸이 앉아 있는데 머리가 공중에 떠다니다가 몸에 착지해 머리와 몸이 합체되는 것. 그리고 뚜율 주술을 완성할 때 무덤을 파헤쳐 죽은 아기의 시신을 가지고 와서 이용하는 장면이다.

그 흑마술 구간을 지나서 뚜율 주술을 완성한 이후에는, 오히려 호러 색체가 옅어진다.

실제 전승에 나오는 뚜율의 생김새는 요괴나 사악한 요정(예를 들어 고블린) 같이 그려지는 반면. 본작의 뚜율은 설정상 사이즈만 마이크로 사이즈의 소인인 거지, 외모 자체는 그냥 보통 인간과 똑같이 나온다.

하얀 셔츠, 반바지를 입은 대머리 중년 남자로 주로 하는 짓은 도둑질이지만 인상 자체는 엄청 순한 편이고, 개그도 자주해서 무서움과는 거리가 멀다.

뚜율 주술을 사용해 돈을 훔친다는 메인 설정은 분명 어두운데 비해, 작중에 나오는 뚜율의 행적이나 주인공의 리액션 등을 보면 오히려 밝은 분위기로 진행되기 때문에 뚜율이 등장한 시점에서는 장르를 판타지로 봐도 무방하다.

마이크로 사이즈의 소인으로 나와서 뚜율이 나오는 씬만 딱 떼어놓고 보면 무슨 걸리버 여행기의 거인국 보는 느낌을 줘서 나름대로 흥미진진하게 나온다.

단, 70년대 영화라서 CG는 고사하고 특수촬영 기술도 그리 높지 않아서 소인 묘사가 사진에 사진을 덧씌운 방식이라 지금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조잡해 보인다.

촬영 방식 자체가 좀 특이한 구석이 있다. 아니, 정확히는 컬러 사용이 특이한데 전반부는 흑백 영화로 나오고, 후반부는 컬러 영화로 나와서 그렇다. 의도적인 연출인지, 아니면 예산이 부족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꽤 기억에 남는다.

근데 사실 컬러가 들어가서 비주얼이 더 나아졌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컬러가 선명한 총천연색이 아니라 다소 흐리고 탁하게 나오는 관계로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돼도 별로 티가 나지 않는다.

뚜율이 활약하는 내용은 앞서 말한 듯 밝은 분위기인데. 뚜율 주술을 들킨 이후에 주인공이 맞아 죽는 배드 엔딩은 너무 암울하게 묘사돼서 나름대로 쇼킹하다.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지 말라는 교훈은 알겠는데. 주인공을 악당이 아니라 불쌍한 인물로 묘사해서 몰입하기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존나 나쁜 놈이라면 맞아 죽는 게 싸다고 할 수 있는데, 어중간하게 나쁘고 불쌍한 놈이라서 작중에서 벌인 일이 과연 맞아 죽어도 될 정도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게다가 이게 법의 심판을 받은 결과가 아니라, 무작정 마을 사람들이 달려들어 때려죽인 것이라서 뭔가 좀 싸한 느낌이 들게 한다.

주인공에게 뚜율 주술을 가르쳐 준 무당도 뜬금없이 동굴이 무너져 내려 찍-소리도 못 내고 깔려 죽는 것도 허망하다.

보통은, 무당과 성직자(율법자)의 법력 대결 씬이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데. 본작에서는 그걸 쳐내도 너무 쳐낸 것 같다. (러닝 타임이 1시간 50분이 넘어가는데 왜 줄여야 할 걸 줄이지 않고, 줄이지 말아야 할 걸 줄인 건지 모르겠다)

결론은 평작. 주인공의 현시창을 묘사하는 초반부 스토리는 다소 늘어지고, 호러 장르를 표방하는 것 치고 호러 씬의 비중과 분량이 워낙 적어서 무늬만 호러 영화지만, 메인 소재인 뚜율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후의 후반부 스토리는 소인을 소재로 한 판타지로서 적당히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1979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4번째 베스트셀러 영화로 기록되었는데 약 15만 4000여명이 관람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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