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무(朱洪武.1971) 괴수/야수/맹수 영화




1971년에 대만에서 ‘서대균’ 감독이 만든 사극 특촬 영화.

내용은 원나라 황제가 ‘주원장’이 나라를 전복시킨다는 예언을 듣고 부하들을 보내 주씨 일가를 몰살시키지만 주원장과 하인만 살아남아 절에 거두어져 성장한 뒤, 우여곡절 끝에 원나라 군사들의 눈에 띄어 위기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의 타이틀 ‘주홍무’는 명나라 태조 주원장을 일컫는 말인데. 본작은 그 주원장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판타지로 각색한 것이다.

주원장이 본래 유복한 집안 태생에 그냥 인간의 아이가 아니라 용의 아이로서 신묘한 능력을 가진 것이란 각색이 들어갔지만, 집안이 멸문 당한 뒤 절에 맡겨져 길러지고 가난한 농가에 몸을 의탁하면서 사천왕 동상 먼지 청소, 송아지 거짓말 사건 등을 발생 순서를 바꿔 구현했다. (본래 주원장은 가난한 농가의 막내 아들로 태어났고 17살 때 가뭄과 전염병에 가족을 잃고 고아가 되어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갔다)

다만, 서달, 탕화, 주덕흥 등 명나라 개국 공신은 일제 나오지 않고. 실제 본편 스토리 자체가 주원장의 어린 시절만 다루고 있어서 어른은커녕 청소년기조차 나오지 않은 채 끝나 버리기 때문에 사실상 나라의 시조 이야기라고 볼 수는 없다.

작중에 아이일 때의 모습만 나오는 관계로 스토리상에 어떤 목적이나 동기 같은 게 없이, 단순히 아이 시절의 단편적인 에피소드만 엮어서 나열하듯 보여주다가, 영화 거의 끝날 때쯤에 대뜸 원나라 군사의 눈에 띄어 도망쳐 다니기만 해서 아무리 아동 영화라고 해도 주인공이 너무 무력하고 스토리 기여도가 떨어진다.

신묘한 능력을 지녔다는 설정이 있고, 실제 작중에 요술을 사용하는 묘사가 있으나, 싸울 때는 전혀 사용하지 못해서 주인공으로서 주도적으로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게 아니라, 보호 받아야 할 존재로서 위험을 피해 도망다니기만 하니 답이 안 나오는 거다.

거기다 주원장이 어린 시절 자체도 절에 거두어져 자랐을 때와 농가에 몸을 위탁할 때 고생한 것에만 초점을 맞춰서 안습한 모습만 계속 보여주면서 극 전개가 늘어져서 보기 답답한 구석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총 러닝 타임은 2시간을 훌쩍 넘어가 90여분 가까이 되니 진짜 쓸데없이 분량만 길다.

그렇게 러닝 타임이 긴데도 불구하고 작중에 던진 떡밥도 제대로 회수하지 않아서 스토리 완성도가 처참한 수준으로 떨어진다.

떡밥 회수 소흘한 부분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원나라 황제의 어린 아들과 대립 구도를 만들어 놓고는 첫 만남 이후에 다시 만나는 일 없이 황제의 아들 캐릭터가 다시는 스크린에 등장하지 않고, 친어머니의 재회를 다룬 모자 상봉 이야기도 극적인 연출을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모자 관계인 걸 서로 알아 본 시점에서 어머니를 리타이어시켜서 허망하게 만든 데다가, 주인공이 해야 할 거인 퇴치 및 원나라 붕괴를 갑자기 툭 튀어 나온 용이 다 해버리는 것이니 떡밥 회수는커녕 떡밥 자체가 의미가 없어졌다.

사실 그 예언의 아이 설정 자체도 되게 애매하게 나온다.

주원장이 거지꼴을 한 채 거리를 지나가던 중. 원나라 조정에서 예언의 아이를 찾아 그 존재를 증명시키는 징 같은 걸 사람들에게 치게하여 신분 확인을 하는데.. 애들은 치는 거 아니라고 병사들이 제지하는 걸 감시가 소흘한 틈을 타 기어이 쳤다가, 갑자기 거지 옷이 왕자 옷으로 바뀌고 쫓기는 신세가 되어 히로인과도 떨어지고, 하인도 안 나오고. 혼자 도망자 영화 찍다가 도사한테 구해진 다음에는 도사랑 같이 도망을 치니 그걸 과연 군대와 거인을 동원해서까지 막을 정도인지 의문마저 든다.

이 작품의 유일한 의의는 괴수 특촬씬인데. 정확히, 원나라 조정에서 빨간 머리 거인을 불러내고. 주원장 일행의 천년 묵은 백후(하얀 원숭이)이 거대화되어 대결하는 씬과 원나라 황제의 꿈속에 나온 용의 대결. 그리고 백원 패배 후 마지막에 등장해 악당 거인을 쓰러트리고 원나라 성벽과 궁궐을 초토화시키는 용의 대파괴씬이다.

그 괴수 특촬씬 만큼은 나름대로 볼만했다.

근데 그 괴수 특촬씬의 필름 전체를, 한국에서 1977년에 최동준 감독이 만든 ‘용왕삼태자’에 그대로 가져다 썼다.

용왕삼태자의 본편 스토리 자체는 오리지날이지만 괴수 특촬씬 관련 부분은 아예 수정이나 각색 없이, 문자 그대로 필름 짜깁기한 수준이라 엄연한 저작권 위반이다.

용왕삼태자가 괴수 특촬물 요소가 들어갔기에 볼만한 작품이었는데 그게 6년 전에 나온 다른 영화의 필름 짜깁기였다는 이 진실이 좀 쇼킹했다.

본작이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작품도 아니고, 정식으로 극장 개봉 작품으로 홍보 포스터까지 있는데. 원작으로부터 6년이 지났다고 해도 그렇게 무단도용한 게 통과된 게 의외다. (주홍무는 1971년에 나왔고 용왕삼태자는 1977년에 나왔다)

아이러니한 건 괴수 특촬씬을 제외한 본편 스토리 자체는 주홍무보다 용왕삼태자 쪽이 더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결론은 미묘. 명나라 황제 주원장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판타지로 각색한 작품으로 소재만 나라의 시조를 다뤘지, 본편 스토리는 주원장의 어린 모습만 나오고 신묘한 능력을 가졌다는 설정에 비해 처음부터 끝까지 도망치기만 해서 주인공으로서 스토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지 못하고, 목적, 동기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사건에 휘말리기만 해서 스토리 자체가 끝장나게 재미없는데.. 괴수 특촬씬 자체는 볼만해서 볼거리가 아주 없는 건 아닌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한국에서 1971년에 극장 개봉했고, 홍보 포스터에는 일본에서 고지라로 유명한 특촬물의 본고장 토호에서 협력 제작했다고 적혀 있는데. 영화 데이터 베이스에는 토호 이름 표기가 없지만, 아트 디렉터(스즈키 요시오), 스페셜 이펙트(타카노 코이치)는 일본인으로 기록되어 있다.


덧글

  • 2018/10/20 19:4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10/21 11:5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Mike 2018/12/30 22:15 # 삭제 답글

    자막버전을 어디서 볼수 있나요?
  • 잠뿌리 2018/12/31 17:09 #

    이 작품은 자막 버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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