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호흉가 (十三號凶宅.1975)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1975년에 ‘오사원’ 감독이 만든 홍콩산 호러 영화. 영제는 ‘A Haunted House’.

내용은 ‘왕려근’이 내연 관계인 ‘주양재’와 짜고 나이 많은 남편 ‘식이곤’을 모함해 총살당하게 한 뒤, 주양재와 한 지붕 아래 함께 살면서 동거를 하게 됐는데, 가정부인 ‘아채’의 남자 친구 ‘쾌도사’가 장난 겸 절도를 하려고 죽은 식이곤의 복장을 하고서 귀신 흉내를 내던 중. 진짜 식이곤의 귀신이 집으로 돌아와 복수하는 이야기다.

본작은 1948년에 중국 고전 호러 영화로 동명의 제목의 작품이 나왔기 때문에, 중국 영화 소개 사이트에서 줄거리를 복사+붙여넣기해서 두 작품은 서로 전혀 연관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1948년판의 줄거리만 써 놓았다. (본작의 감독 오사원이 1944년생인데 어떻게 1948년 영화를 만들겠나)

일단, 본편 스토리의 무대가 되는 부잣집의 번지수는 13호인데. 집주인 귀신이 나오는 것을 제외하면 집 자체는 멀쩡한 곳으로 엄연히 사람이 살고 있어서 흉가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거기다 집 자체가 집주인 귀신이 돌아와 복수를 하는 게 핵심적인 내용이라서. 집은 그저 배경에 지나지 않아서 타이틀을 차지할 만큼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기본적인 스토리는 귀신의 복수인데 스토리가 두서없이 진행돼서 구성이 꼬였다.

이게 정확히는, 스토리와 설정을 보면 귀신 남편의 복수 대상인 왕려근과 주양재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그렇다.

주양재는 항상 집을 비우고 있고, 왕려근은 집에 있긴 한데 식이곤 귀신에 시달리기만 해서 스토리를 이끌어나가지 못한다.

집안의 가정부인 아채와 그의 남자 친구 쾌도사가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할애 받고 있다. 아채의 묵인 하에 쾌도사가 왕려근 집안을 털어먹는 게 전반부의 내용일 정도다.

이후 진짜 식이곤 귀신이 등장한 이후에는 쾌도사가 식이곤을 흉내 내다가 진짜를 만나 목숨을 구걸하며 식이곤의 하수인이 되고. 도사한테 퇴치 당할 위기에 처한 식이곤을 구해주고 부적 결계도 떼어주는 등등. 큰 도움을 주고 이에 답례하듯 식이곤이 쾌도사의 도박을 도와주기도 하는데.. 후반부에 가서는 갑자기 뜬금없이 식이곤이 쾌도사를 공격하면서 협력 관계가 깨진다.

식이곤의 타겟인 왕려근, 주양재 같은 경우도. 왕려근이 공포 때문에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고, 주양재가 챙겨주지 않고 홀대하니 빡쳐서 칼로 찔러 죽인 뒤. 식이곤의 기습을 받았다가 난간에 떨어져 죽는데.. 타겟이 사라졌으니 이 시점에서 영화가 끝나야 맞지만 뜬금없이 도사가 주인공 자리를 이어 받는다.

이 도사는 주양재가 퇴마를 의뢰해서 초빙한 도사로 의뢰주가 죽었는데도 불구하고 식이곤과 마지막 사투를 벌인다.

그 사투도 귀신을 퇴치한 시점에서 딱 끝내면 별 문제가 없었는데.. 굳이 아채와 비밀리에 관계를 맺은 설정을 넣어서 그녀를 도와 쾌도사를 배신하고 재물을 나눠 가지려 했다가, 욕심 때문에 아채를 살해했는데.. 아채가 재물이 든 가방을 감추고 그 대신 숨겨 놓았던 뱀에 물려 죽고. 쾌도사 혼자 살아남아 13호 집을 도망치는 엔딩으로 끝나서 완전 혼파망(혼돈, 파괴, 망각)이 따로 없다.

충실한 가정부였다가 방관자가 되고 사건의 흑막으로 변한 아채, 장난꾸러기에서 절도범에 이어 귀신의 하수인이 됐다가 죽다 살아난 쾌도사, 원수한테 복수한 뒤에도 떠나지 않고 남아있다가 퇴치 당한 식이곤, 의뢰주가 죽었는데도 귀신 퇴치하고서 흑막의 뒤통수를 치고 배신자가 됐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도사 등등. 캐릭터들이 전반적으로 일관성이 없다.

밀어줘야 할 왕려군과 주양재 말고 조연/단역이어야 할 애들을 밀어줬는데, 그 밀어준 애들이 저 모양이니 캐릭터 운용이 최악의 수준이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인상적인 건 식이곤 귀신의 묘사다. 하얀 모자에 하얀 중국식 정장을 입고 녹색 조명을 받고 나타나는데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고 나와서 흡혈귀 드라큐라 같은 느낌을 준다.

실제로 본편에서 도사 VS 식이곤의 마지막 사투 때만 해도 날이 밝은 걸 깨닫고 커튼을 쳐서 햇빛으로 태워 죽이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건 영국의 해머 영화사에서 1958년에 나온 ‘드라큘라의 공포’에 영향을 받았다.

단, 디테일한 부분까지 다 따라한 것은 아니다. 십자가는 엽전 검으로 바뀌었고, 날이 밝은 건 시계를 보고 깨달아서 사실상 같은 장면은 싸우다가 커튼을 걷어 햇빛에 태워 죽이는 내용 정도다.

결론은 비추천.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은 뭔지 알겠는데 본편 스토리가 너무 두서없이 진행되고, 밀어줘야 할 캐릭터는 밀지 않고 밀지 말아야 할 캐릭터를 자꾸 밀어서 캐릭터 운용의 매우 안 좋으며, 70년대 영화라는 걸 감안하고 봐도 스토리의 완성도가 너무 떨어져서 작중 귀신이 중국산 흡혈귀 드라큐라 느낌 나는 걸 빼고는 남는 게 없는 작품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31368
7039
9349558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