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저당사 (师姐撞邪.1986) 2020년 중국 공포 영화




1986년에 ‘노준곡’ 감독이 만든 홍콩산 호러 영화. 또 다른 제목은 ‘여경당사(女警撞邪)’.

내용은 ‘이경지’, ‘노영’, ‘양안령’, ‘정소군’ 등 4명의 여자들이 경찰 학교를 졸업한 후 신입 여경으로 전임되어 ‘백비홍’ 경위의 지휘 하에 강력계 형사들과 팀을 이루어 도술을 사용해 살인을 저지르는 ‘사인왕’을 간신히 사살했는데, 살인왕이 귀신이 되어 나타나 자신을 사살한 4명의 여경 중 1명인 정소군에게 씌여서 이경지와 노영을 살해하고. 백비홍 경위를 다음 타겟으로 삼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여경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예스 마담’ 시리즈의 흥행 이후 범람한 마담 영화인데. 거기에 귀신 요소를 추가해서 마담+귀신 영화가 됐다. 그래서 본작의 영제가 ‘The Haunted Madam’이다.

오프닝 때는 여경들이 타이즈를 입고 에어로빅을 하는 것과 사인왕이 웃통 벗은 채 근육 몸을 뽐내며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는 장면을 교차 편집해서 보여준다.

초반부에 신입 여경들이 일반 주택에서 쌍권총 든 정신병자랑 건물 안에서 추격전을 벌여 난간과 베란다를 오르고 내리고 뛰어넘어 건너면서 슬랩스틱 코미디를 할 때만 해도 분위기가 굉장히 가벼운데, 중반부로 넘어가는 구간에서 사인왕과 대치 중에 그를 사살하면서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될 때는 공포 영화에 충실해진다.

본작에서 ‘사인왕’ 배역을 맡은 배우는 홍콩 무협 영화에서 자주 나왔던 ‘백표’다. 근육질에 탱크탑 차림, 머리에 띠를 두르고 선글라스를 낀 외모가 특전사+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키는데, 극중에서의 이름인 ‘사인왕’과 외형 스타일을 보면 오기노 마코토의 ‘공작왕’에 나온 ‘왕인환(오니마루)’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실제 작중 행적은 터미네이터에 더 가까운데 첫 등장 이후 별 다른 대사 없이 묵묵히 타겟을 암살하고. 어깨 쫙 피고 저벅저벅 걸어서 돌아가는데 여경들의 수리검(대체 왜?)과 권총 사격을 맞아도 끄떡 없이 완력 행사를 해서 그렇다.

안 그래도 사인왕이란 이름이 모래 사(沙)자에 금강역사의 인왕(仁王)을 합쳐서 사왕이라 부르는 것으로. 체형이 근육남이라 실제로 인왕을 연상시켜 이름과 잘 어울린다. 살

도술 같은 경우는 생전에는 마땅히 도술 쓰는 묘사는 없지만 금강불괴지체라도 소유한 듯 총알에 맞아도 한 방에 죽지 않고 꽤 버티며 힘도 강한 것으로 나와서 신체 강화 능력에 특화된 물리 타입으로 묘사된다.

사인왕 생전에 도술 수련하는 씬도 첫번째는 언월도 휘두르는 연무 동작, 두 번째는 정글도로 자기 몸을 스스로 베고 때리는 차력일 정도다.

사후에는 영혼체 타입의 귀신으로 나와서 소군에게 씌인 후, 거울을 통해 자기 모습을 드러내 소군에게 타겟을 암살하라는 최면 지령을 내려서 대리 암살을 시킨다.

그래서 본편 스토리는 정확히, 사인왕과의 대결을 그린 것이라기보다는 사인왕에게 조종 당하는 소군의 위협을 그린 것이다.

타겟을 죽이라는 사인왕의 최면 지령이 내려지면 소군의 얼굴색이 녹빛으로 바뀌고 요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살인마로 각성해서 사람들을 해친다.

근데 각성 후 소군의 복장이 검은 에어로빅 타이즈에 망사 스타킹을 신고, 빨간 머리띠를 두른 채 출격해 사람들을 해치는 거라서 복장이 좀 깬다.

사람 해치는 씬 자체는 생각보다 하드한데. 타겟의 배에 주먹을 찔러 넣고 그 상태에서 다른 손으로 목을 잡아 고릴라 프레스로 들어올려 던져 버리거나, 목공소에서 염력으로 쇠갈고리를 움직여 타겟의 등을 찔러 버린 후 전방에서 나무를 가르며 전진해 오는 회전 톱날에 갈리게 만드는 것 등등. 꽤 잔혹하다.

단, 내용이 잔혹한 것뿐이지. 연출적으로 잔인한 건 끝까지 보여주지 않고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비주얼 자체가 고어한 건 아니다.

본작이 마담 영화란 걸 생각해 보면 신입 여경들이 주역이 되어 활약해야 할 텐데, 4명의 인물 중 2명이 같은 동료 여경한테 살해당하고. 그 살해한 여경은 본의 아니게 빌런 역할을 하며, 남은 한 명은 어쩌다 보니 히로인이 된 격이며, 사실상 주인공은 백비홍 경위이기 때문에 어쩐지 좀 주객전도된 느낌을 준다.

캐릭터 설정만 보면 보통은 악귀에게 조종당하는 소군이 여주인공이 되었어야 했는데 이게 또 후반부에 가서 소군이 리타이어해서 사인왕 귀신이 영혼체의 모습으로 직접적인 위협을 가해와 그나마 남아 있던 마담물의 요소가 완전히 사라진다.

본래 작품의 하이라이트가 되어야 할 살인왕 퇴치씬은 굉장히 급조된 느낌으로 퇴치 당하는 씬 자체가 무슨 동영상 스킵하듯 대충 넘어가서 마무리가 어설프다.

뜬금없이 도가의 ‘팔선(여덟 신선)’들이 툭 튀어나와서 살인왕을 때려잡는 씬인데. 내용 자체도 뜬금없는데다가, 팔선한테 뚜드려 맞은 살인왕이 옷이 찢겨진 채로 나뒹구는 상황에 팔선이 순서대로 튀어나와 전방을 향해 날아가고 남녀 주인공이 사건이 해결됐다고 기뻐하는 씬으로 퉁-치고 넘어가서 그렇다.

엔딩 때는 백비홍와 양안령이 커플로 맺어지고 함께 경찰서에서 근무하는데, 신임 여경들 전임 왔다고 해서 인사 받는데 앞서 죽은 3명의 여경들이 다시 나타난 것이라 주인공 커플이 깜짝 놀라는 씬으로 끝나서 뭔가 좀 애매하다.

이게 귀신으로 돌아온 것보다는, 똑같이 닮은 사람들이라 놀란 것에 가까운 내용이하 개그 엔딩에 해당하는데. 앞의 내용이 좀 처참하다 보니 개그가 개그 같지가 않다. (정확히는 주역 여경들의 처참한 최후)

기억에 남는 게 세 가지 정도 있다.

첫 번째는 백비홍이 처음에 도사들에게 도움을 구할 때 초빙한 도사가 무협 영화/드라마의 전진교 도복을 입고 있다는 거다. 일반적인 노란 도복과 갈선 차림의 모산술 도사와는 또 다른 스타일이라서 작중에서 변변한 활약 한번 못하고 떼죽음 당하는 사망전대 캐릭터지만 조금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는 귀신 대처법이 나오는 장면들로 귀신이 섹스를 두려워해서 백비홍이 상황 파악 못하고 들이대던 양안령과 그 자리에서 섹스를 해서 귀신 들린 소군이 도망치는 씬, 그리고 사인왕 귀신한테 쫓기다가 방구석에 몰린 백비홍이 사인왕의 은인 흑백 사진을 무심코 들어올렸더니 사인왕이 더는 접근하지 않고 거수경례를 하며 일시적으로 후퇴하는 씬이다.

세 번째는 백비홍을 도와주는 조 도사가 길거리에서 취두부 팔던 상인이었는데 실은 도술을 익힌 자로 사인왕과도 아는 사이이며, 극 후반부의 도술 대결 때 청룡언월도를 들고 사인왕과 맞서 싸우는 씬이다.

보통은, 부적, 엽전건 내지는 복숭아 나무검 들고 싸울 텐데 본작에서는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며 싸우니 인상적이다.

결론은 평작. 예스 마담 시리즈의 인기에 범람한 마담 영화 양산품인데, 거기에 귀신 요소를 넣어서 마담+귀신 영화로 만들어낸 건 신선했고, 인상적인 장면도 몇 개 나오긴 하지만.. 마담 영화로서 주역이 되어야 할 여경 캐릭터들이 홀대 받고 결국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로 귀결되는 게 장르적으로 주객전도된 것이라 아이디어는 그럴 듯한 것에 비해서 결과물은 기대에 반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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