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 아기 (Bayi Ajaib.1982) 2019년 인도네시아 영화




1982년에 인도네시아에서 ‘틴드라 렝갓’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코심’과 ‘도르만’은 라이벌 관계로 마을 촌장의 자리를 두고 다투었는데 어느날 코심이 다이아몬드 광산을 찾아내 부자가 되어 마을 사람들한테 돈을 나누어 주어 민심을 얻고, 아내 ‘수미’가 임신을 해서 겹경사가 생겼는데 이를 시기한 도르만이 자신의 사악한 조상인 ‘알베르토 도미닉’의 영혼에게 간청하여 코심의 집안에 재앙을 내리기 위해 조상묘의 비석을 가지고 와서 코심의 집 근처에 세워 놓고. 그 이후 수미가 알베르토의 악령에 씌인 채 출산을 하여 태어난 아이 ‘디디’의 성장 과정에서 이상한 일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중 ‘알베르토 도미닉’은 포르투갈 출신의 사람으로 마을 촌장이었는데 사악한 짓을 일삼다가 교수형에 처해졌는데. 도르만에 간청에 의해 악령으로 부활한 것이라 인도네시아 전통 귀신은 아니다.

본작의 빌런은 바로 ‘디디’인데. 정확히는, 알베르토 도미닉이 씌인 디디다. 즉, ‘남의 집 사악한 조상령이 씐 우리 집 꼬마 아이’로 축약할 수 있고, 좀 더 줄이면 인도네시아판 오멘이다.

디디는 언뜻 보면 보통 소년 같지만, 눈을 크게 뜨고 마주 보면 흉사가 생겨서 사람들이 다치고(주로 거리에서 차력쇼 하던 사람들이 그 대상), 원한을 품은 상대에게는 재앙을 내려 크게 다치게 만든다. 딱 리처드 도너 감독의 ‘오멘(1976)’에 나온 ‘데미안’이다.

오멘의 데미안처럼 예배당의 종소리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고, 세례 받는 걸 거부하는데. 본작에서는 종교가 이슬람교라서 성당 대신 모스크(예배당)과 할례가 나온다.

할례는 집에서도 받을 수 있는데 할례 자체가 종교 의식이기 때문에, 수술용 칼이 디디에게 전혀 효과가 없어서 무슨 금강불괴 고추처럼 암시된다.

기독교가 아닌 이슬람교이기 때문에 시츄에이션이 원작과 같아도 스킨이 다르니 색다른 느낌이 있다.

알베르토 악령의 초기 묘사가 해골 모형이고, 디디가 본색을 드러낼 때 몸은 아이인데 머리만 반대머리 할아버지로 변해서 현재 관점에서 보면 특수분장이 되게 조잡하고 유치하지만, 평소 장난을 잘 치던 소년 디디가 수 틀리면 눈 크게 떠서 주위에 재앙을 내리는 묘사는 나름대로 호러블하게 다가온다.

그냥 가오만 잡았다면 실소를 자아냈을 텐데, 길거리에서 차력쇼할 때 사고나게 만들고. 자신의 위험을 경고한 무슬림 신자를 폭우 속에서 죽을 뻔하게 만드는가 하면, 자신을 괴롭힌 동네 친구를 마차에 깔리게 하는 것 등등. 초자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차력쇼는 작중에 나온 걸로는 불쇼와 맨몸으로 칼침 맞기 등이 있다)

궁극적으로 친가족을 타겟팅하여 가정을 파괴해서 공포를 안겨주는 것이 오멘과 같아서 원초적인 무서움이 있다.

하지만 끝까지 악마의 실체를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아이의 형상을 유지했던 오멘과 다르게 본작에서는 노인 얼굴에 아이 몸이 궁극의 형태로 나와서, 급기야 자기 머리를 무슨 수왕기 1탄 보스마냥 냅다 던지는 기술까지 선보여서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감독은 나름대로 무서운 장면이라고 넣은 거겠지만, 본편에서 제일 웃기는 장면이었다)

옛날 영화라서 CG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관계로 기도의 힘으로 알베르토 악령이 퇴치당한 직후. 그 혼령이 빠져 나가는 씬을 조막만한 알베르토가 흐느적거리며 날아가는 모습으로 대처하고 있어서 뭔가 이상한 쪽으로 웃음 포인트가 됐다.

결국 악마를 물리치는데 실패하여 악이 승리하는 결말로 끝난 오멘과 정반대로 무슬림 율법자와 신자들이 모여서 단체 기도를 해주어 악령을 퇴치하는 80년대 인도네시아 영화의 기승전무슬림으로 끝나서 차이가 좀 크다.

디디가 정상으로 돌아와서 무사히 할례를 받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이게 세례도 아니고 할례로 엔딩을 장식하는 것도 특이하다면 특이할 수 있다. 종교적인 걸 떠나서 보면 포경수술 엔딩이니 말이다. (일단 지금까지 내가 본 영화 중에는 최초였다. 포경 엔딩. 아니, 무슨 벚꽃 엔딩도 아니고. 꼬추~가죽 휘날리며~ 이거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중에 던진 주요 떡밥 중 회수되지 못한 게 있는데. 그건 바로 도르만의 행보다. 조상령의 힘을 빌어 주인공 집안을 저주하고, 마을 촌장 선거 때 경합을 벌인 주요 캐릭터인데 정작 저주를 건 이후의 행적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사건의 원인 제공자이자 흑막 캐릭터인 데다가, 배역 자체도 인도네시아 유명 배우인 'WD 모흐타르‘가 맡았는데. 문자 그대로 사건의 원인만 제공하고 본편 스토리에서 완전 이탈한 것이다.

이건 각본을 치밀하게 쓰지 않고 즉홍적으로 써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뭔가 중요한 걸 대충 넘어가는 습성인데 각본 디테일의 부족 문제로 옛날 영화이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문제다.

즉홍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또 생기는 문제가 호흡 조절 문제인데. 본작은 총 러닝 타임이 약 1시간가량 되는데 디디가 태어나기 전의 과거 이야기가 무려 25분이 조금 넘어서 반올림하면 절반에 해당하는 분량이라서 뭔가 좀 문제가 있다.

물론 디디가 사악한 조상령에 씌인 채 태어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고, 태어나자마자 핏덩이인 상태로 산파를 물어 죽일 정도로 기괴하게 묘사되긴 하나. 보통 일반적인 호러 영화에서 프롤로그에서 짧게 다룰 만한 내용을 본작은 너무 늘려 놓았다.

누가 보면 오멘이 아니라 레리 코헨 감독의 ‘그것은 살아있다(It's Alive, 1974) 나오는 아기 괴물로 오인할 수도 있다.

결론은 추천작. 인도네시아산 오멘으로 언뜻 보면 아류작인 것 같지만 인도네시아 스킨을 씌웠기 때문에 비슷한 내용이라고 해도 배경, 인물, 환경이 전혀 다르니 신선하게 다가오는 구석이 있고, 옛날 영화라 각본의 디테일이 부족하고 특수분장/특수효과가 유치하고 조잡하긴 하지만 그게 또 나름대로 특유의 컬트한 맛이 있어서 의외로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리메이크판이 나올 것이란 발표가 나와서 포스터가 공개된 바 있다.


덧글

  • 김안전 2018/10/05 15:36 # 답글

    언어가 영어가 아니었을텐데 자막 수준이 좋나보군요
  • 잠뿌리 2018/10/06 13:56 #

    자막도 없었습니다. 대략적인 줄거리 정도만 인도네시아 사이트에 영화 시놉시스로 올라온 걸 번역해서 알 수 밖에 없었죠. 그 내용과 영화 본편을 봐서 옆에 번역집 놓고 일어/영어 게임 하듯이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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