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넌 (The Nun, 2018) 2018년 개봉 영화




2018년에 ‘코린 하디’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제임스 완’이 각본 및 제작을 맡았다. 제임스 완 감독의 ‘컨저링 유니버스’에 속한 작품이자 컨저링의 스핀오프작으로 시계열상 가장 첫 번째 작품에 해당하며, 컨저링 시리즈에서 수녀 귀신이 메인 빌런으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내용은 1952년 루마니아의 산골에 있는 ‘크르차 수녀원’에서 ‘빅토리아 수녀’가 자살을 한 사건이 발생해 ‘바티칸’에서 통칭 ‘미라클 헌팅’이라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전문적으로 맡아서 해결하는 ‘버크 신부’와 아직 종신선언을 하지 않은 임시 수녀 ‘아이린’을 루마니아 파견해 현지에서 수녀원에 식료품을 납품하다가 빅토리아 수녀의 시체를 처음 발견한 ‘프렌치’를 안내인 삼아 세 사람이 크르차 수녀원을 조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컨저링 유니버스의 첫 번째 작품. 즉, 프리퀼에 해당한다. 2017년에 나온 ‘애나벨: 인형의 주인’에서 두 번째 쿠키 영상으로 수녀 귀신 ‘발락’을 보여주면서 본작이 나올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시계열상 뒷 작품인 컨저링 시리즈에서도 발락이 등장하는 만큼. 본작에서 발락을 완전히 퇴치 못하는 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서, 시리즈 시계열 역순으로 스포일러가 담겨 있다.

본작에 나오는 수녀 귀신 발락은 그 이름과 모든 뱀을 조종하는 능력이 ‘솔로문의 72주’에 나오는 용의 총통 ‘발락’으로 추정되는데, 작중에서는 일찍이 수녀원 자리가 지방 영주의 성으로, 악마를 숭배하는 영주가 인신공양을 해서 성 지하의 숨겨진 방에서 지옥의 문을 열어 악마 발락을 소환하려다가, 바티칸의 성기사들에게 급습 당해 영주는 그 자리에서 참살당하고. 지옥문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담긴 성유물로 피 한 방울 떨어트려 봉인. 이후 성은 수녀원이 됐고, 수녀들이 번갈아가면서 기도를 올려 봉인을 유지하다가 제 2차 세계 대전 때 폭격을 당해 지옥의 문에 금이 가 봉인이 약해지고 악마가 다시 활개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체불명의 귀신으로 나왔던 게 실은 악마란 정체가 밝혀지고. 배경, 소품, 설정 등에 종교가 깊이 관여되어 있어서 컨저링 유니버스 내에서 귀신 공포물이 아니라 데모닉+종교 오컬트로 고유한 영역을 개척하게 됐다.

사실 발락 자체는 디자인은 호러블하지만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게 극 후반부라서 워낙 늦고, 신비주의 컨셉을 가진 캐릭터가 항상 그렇듯이 기원과 정체가 밝혀진 시점에서 흥미도가 다소 떨어지는데다가, 가오라는 가오는 있는 대로 다 잡고 나온 것에 비해서 바디 카운트 하나 찍지 못한 채 그저 사람을 놀래키기만 해서 점프 스케어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됐다.

악마라는 거창한 설정에 비해서 바로 이전 작 ‘애나벨: 인형의 주인’에 나온 애나벨보다도 위협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작품이 무섭지 않으냐? 라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라고 답할 수 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발락이 하드 캐리할 것 같았는데 실제로는 발락보다 다른 수녀 귀신들과 사악한 기운이 감도는 수녀원의 배경, 그리고 공동묘지의 알림 종, 식품 냉동 창고의 시체, 릴레이 기도 등등 다양한 이벤트가 맞물려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극의 긴장감을 이끌어낸다.

이게 깜짝 놀래키는 점프 스케어 씬들 때문에 묻히고 지나갈 수도 있는데, 그런 씬들이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공포 분위기 조성과 미장센, 연출 덕분이란 걸 생각해봐야 한다.

애나벨, 컨저링 시리즈와 다르게 배경과 공간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바이오 하자드’나 ‘어둠 속에 나홀로’ 같은 3D 어드벤처 게임이 떠오르기도 한다. (TPS 시점 같은 느낌이 나니 ‘바이오 하자드 4’나 ‘데드 스페이스’에 가깝지만)

발락은 애나벨보다 위협도가 떨어지긴 해도, 수녀원 내 다른 수녀로 변신하는 것과 화면상에 보이는 주인공 일행의 행동 동선에 그림자로 나타나는 것, 그리고 환영 보여주기로 주인공 일행을 혼란에 빠트리는 것 등등. 극의 긴장도를 높이고 불온한 분위기를 유지하는데 있어 제 역할을 다 한다.

클라이막스 때의 발락은 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고 제 실력을 다 발휘해서 판타지물의 악마 수준으로 슈퍼 파워를 발휘해서 라스트 보스전을 연성하는데. 이게 너무 판타지스러워서 초중반부 분위기와 너무 달라서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이게 단순한 엑소시즘이 아니라 VS 악마전이라서 컨저링, 애나벨 시리즈와 다르게 꽤 긴박하고 치열하게 전개되었기 때문에 나쁘지는 않았다.

본작의 단점은 주인공 일행이 해당 배역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력은 평균적으로 좋은 편인데 영화 속 캐릭터 운용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다.

버크 신부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전문으로 맡은 미라클 헌팅 담당 신부로 엑소시즘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포지션은 딱 조사대의 리더인데 그런 것 치고 능력과 활약상이 떨어진다. 주변의 도움이 없었으면 몇 번이나 요단강을 밟았을 정도로 보기보다 캐릭터가 약하다.

일찍이 엑소시즘에 실패해 죽은 소년 ‘다니엘’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악마에 빙의된 다니엘의 환영에 괴롭힘을 당하는데. 이게 사실 본편의 메인 빌런과는 무관한 캐릭터로서 버크 신부에 한정된 개별적인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약간 겉도는 느낌을 준다.

발락의 기원에 대한 단서를 얻는 것도 조사를 하다가 얻는 게 아니라 거의 숟가락으로 밥을 떠 먹여주는 수준으로 우연히 쉽게 얻는 거라 작위적인 느낌을 준다.

아이린 신부는 여주인공으로서 비중이 크고 활약상도 높으며 계시를 받고 환영을 보는 특수 능력이 있긴 하나, 작중에 종신선언을 하지 않은 이유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티킨에서 파견 수녀로 지목한 점 등등. 작중에 던진 떡밥이 전부 회수되지 않아서 뭔가 2% 부족한 느낌을 준다.

프렌치는 단역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준 주역급 활약을 해서 버크 신부와 아이린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 구해줘서 기여도가 큰데. 쿠키 영상에서 컨저링 1탄과의 연결을 위해 좀 작위적으로 마무리돼서 결말이 개운하지 못한 캐릭터가 됐다. (얘 없었으면 몇 번이고 파티 전멸당했을 텐데 혼자만 배드 엔딩이라니)

주인공 일행들이 3명밖에 안 되는데 너나 할 것 없이 신중하지 못하고, 위험한 일을 자처하는 게 짜증나는 요소이며, 그로 인해 스토리의 개연성을 상실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수녀원의 사악한 기운을 조사하러 왔다는데 위급한 상황에 맞설 엑소시즘 준비를 완벽하게 하지 않은 것부터 시작해서, 목적지가 확실한데 길을 가던 중에 어디선가 뭔가의 기척을 발견하고선 목적지로 향하던 걸음을 멈추고. 기척의 정체를 알아보려고 방향을 튼다던가, 한데 뭉쳐서 돌아다녀도 생존할 확률이 낮은데 뿔뿔이 흩어져서 행동하는 것 등을 손에 꼽을 수 있다.

애초에 발락이 작중 존나 짱쎈 악마로 환영, 변신 능력 이외에도 물리력을 행사해서 사람을 해칠 수 있는데 주인공 일행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고 놀래키기만 하며, 라스트 보스전에 가서야 진짜 죽일 기세로 덤비는 것부터가 개연성이 떨어진다. (생긴 건 2MB 흑화(FGO로 치면 2MB 얼터) 같아가지고 산 사람 산채로 씹어먹을 것은 것 같은데 그냥 놀래키기만 하는 것부터가 좀..)

스핀오프 전작인 ‘애나벨: 인형의 주인’에서 악마 들린 재니스가 본색을 드러냈을 때 사무엘&멀린스 부부를 잔인하게 참살했던 것과 비교된다.

결론은 추천작. 주인공 일행의 캐릭터 운용력이 떨어져 좀 답답한 구석이 있고 시리즈 시계열 첫 번째 작품이라서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를 내포하고 있어 스토리와 구성에 문제가 있긴 하나, 음침하고 사악한 기운이 감도는 수녀원의 미장센이 일품이고, 그것을 통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영화 끝까지 쭉 유지한 것, 배경, 소품을 충분히 활용한 것과 공포 연출 등등. 호러 영화 본연에 충실한 작품이다. 스토리가 미흡해도 비주얼은 상당해서 한번쯤 볼만하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루마니아 현지에서 로케이션 촬영으로 진행됐다.

덧붙여 본작의 제작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에서 2018년 6월에 유튜브에 티저 예고편을 올렸는데, 8월경에 예고편 내용이 너무 무섭다고 콘텐츠 정책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광고가 삭제된 바 있다. 티저 예고편 내용은 아무 것도 비추지 않는 화면에서 소리만 들리다가 갑자기 수녀 귀신 모습의 발락이 튀어나와 들이대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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