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속삭임 (Bisikan Arwah.1988) 2019년 인도네시아 영화




1988년에 조피 바나마 감독이 만든 인도네시아산 호러 영화.

내용은 가난한 남자 ‘파르타’가 마을 내에서 인기가 높은 미녀 ‘에카’에게 구애를 했는데, 에카가 눈길 한 번 주지 않고서 부유한 청년들과 어울리자, 마을 주민들이 두려워하는 뱀의 여왕 ‘릴리스’와 흑마술 계약을 맺어서 부자가 되어 에카와 사귀게 됐지만, 항상 명상을 하고 결혼하지 말고 이성과 관계를 맺으면 안 된다는 금기가 있어서 에카를 건드리지 않았는데, 에카가 정욕을 풀기 위해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고 다니자 결국 금기를 어기고 에카와 동침을 했다가 저주를 받아 외모가 흉측해지고 몸에 비늘이 나자, 에카의 삼촌 ‘수카르야’가 장정들을 데리고 와서 파르타를 때려 죽이고 그 시체를 오래된 우물에 던져 넣었다가, 우물 밑바닥에서 거대한 뱀의 화신이 되어 한 밤 중에 신기한 뱀을 잡으려고 쫓아가다가 땅 속에 빠진 ‘이완’의 몸을 지배하여 괴물로 변해서 에카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저주를 받아서 괴물로 변해 사람들을 해치는데. 그걸 본인만 몰라서 벌어지는 이야기라서 약간 ‘늑대인간’ 같은 느낌을 주지만, 괴물로 변한 모습이 뱀인간이라서 피부에 비늘이 돋아나 있고, 뱀처럼 긴 혓바닥을 늘려서 공격하기도 한다.

단, 80년대 영화라서 특수분장이 조잡한 관계로 몸에 돋아난 비늘이 말이 좋아 비늘이지 녹색의 종이 부스러기를 덕지덕지 붙인 느낌을 준다.

주인공을 괴물로 만든 장본인인 파르타의 거대한 뱀 버전도 종이 모형 티가 많이 난다.

본편 스토리는 정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난잡하다. 어떻게든 정리를 해보자면 에카와 이완의 이야기로 양분할 수 잇다.

에카 쪽 스토리는 에카가 남자 친구 스파르만, 삼촌 스카르야가 한 밤 중에 나타난 괴물한테 목숨을 잃고 본인은 가까스로 살아나 무슬림 율법자 ‘우스타즈’를 만나 사건이 벌어진 원인을 파악하고 많은 남자들과 동침하는 문란한 행동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고 도움을 구하지만, 이후 본인이 약속을 깨고 결국 파르타에게 죽임을 당하는 내용이다.

캐릭터 간의 관계와 줄거리를 생각해 보면 보통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야 되는데, 본편 내용이 이완 쪽으로 넘어가 계속 이어진다.

이완은 전반부에는 이상한 꿈을 꾸는 것으로 그 정체에 대한 암시만 몇 번 나올 뿐. 스토리의 중심에서는 명백히 벗어나 있어서 에카가 퇴장하기 전까지는 조연에 불과했다.

에카 사후, 이완의 시점으로 넘어가니 그때는 또 에카 쪽과의 연결은 전혀 없이 자기네 이야기를 하느라 바쁘다.

미라의 병든 아버지 ‘스파르자’의 치료를 위해 무당 ‘레조’를 불렀는데. 실은 레조가 악마의 하수인으로 스파르자를 병들게 한 것이며, 그의 목적은 바로 미라였기 때문에 해꼬지를 하려다가 이완이 와서 저지한다.

문제는 이게 에카&파르타쪽 이야기와 전혀 관련이 없고, 레조 자체도 이완이 찾아와 때려죽이고 미라를 구하기 때문에 별 다른 비중이 없다. 그냥 ‘지나가던 사악한 무당.’ 이 정도 수준이다.

아마도 감독의 의도는 주인공 이완이 실은 괴물이었다! 라는 반전을 위해서 괴물의 실체. 또는 흑막으로 의심되는 캐릭터로서 레조를 등장시킨 것 같은데 출현 분량도 짧고 최후도 허망하고, 스토리의 기여도도 없어서 안 나온 것만 못하게 됐다.

결말은 무슬림 율법자가 나타나 파르타의 혓바닥 공격을 염주로 카운터 쳐서 알라신의 힘으로 퇴치시켜 이완을 구해내고. 다음날 파르타의 시신을 수습해서 묻어주는 걸로 끝나서 기승전무슬림으로 마무리 되어 다소 식상한 편이다. (서양으로 치면 ‘기승전기독교’다)

본작에서 유일하게 볼만한 부분이자 컬트적인 맛이 있는 건 바로 격투씬이다. 작중 뱀 인간의 모습을 한 파르타가 사람을 상대로 요술을 부리는 게 아니라 주먹과 발차기를 날리며 격투를 벌여서 홍콩 영화의 권각술을 방불케 한다.

극 후반부에 파르타가 마을 장정들을 상대로 일 대 다수의 싸움에서 다 때려죽이며 무쌍을 펼칠 때는 완전 이소룡이 따로 없었다.

이완과 레조의 격투 씬도 나오는데 레조는 무당인데 흑마술을 사용해서 싸우는 게 아니라, 맨손으로 이완과 싸우며 무슨 무술 초식처럼 특유의 손동작을 취해서 대치되어 공방을 펼치기 때문에 사전에 장르를 모르고 보면 액션 영화가 따로 없다. (이완의 필살기는 무려 유도의 ‘배대던지기’로 나온다!)

결론은 평작. 이야기의 주역 캐릭터가 2명인데 각자 따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서로 간의 접점이 전혀 없어서 본편 스토리의 구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고, 작중에 나오는 괴물의 특수 분장이 워낙 조잡해서 바디 카운트가 꽤 높은데도 불구하고 전혀 무섭지 않지만, 권법 쓰는 무당과 인간과 권각술을 펼치는 요괴의 액션이 쌈마이하면서도 컬트한 맛이 있는 이상한 쪽으로 어필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본래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을 했지만 작중에 레조가 악마의 이름을 암송하며 사탄의 이름으로 복종한다는 대사를 해서 신성모독으로 간주되어 이후 TV 방송 금지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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