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투성이 반지 (Cincin Berdarah.1973) 2019년 인도네시아 영화




1973년에 ‘사 카림’ 감독이 만든 인도네시아산 호러 영화.

내용은 남편과 아이에 관심이 없고 이웃에 사는 ‘코심’과 몰래 바람을 피우던 ‘다르시’가 남편이 출장을 가서 부재중일 때 아이를 방치해서 쥐에 물리게 하고, 시누이 ‘마르니’에게 불륜 관계를 들켜서 코심과 짜고 피리에 넣어 둔 코브라를 사용해 마르니를 살해했는데.. 남편이 출장가기 전에 마르니한테 선물한 반지가 시체 손에 끼워져 있는 걸 여러 사람들이 눈독을 들여 훔쳤다가 재앙을 당하는 이야기다.

본편 스토리는 소유한 사람에게 재앙을 내리는 저주 받은 반지 이야기로 축약할 수 있는데. 이게 사실 단순한 저주 받은 물건 이야기가 아니라 억울한 죽음을 당해 귀신이 되어 돌아온 시누이가 부정을 저지른 올케와 내연남을 단죄하는 고전적인 권선징악 이야기다.

개간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시골이 배경인데 이게 마을 단위가 아니라 숲속에 있는 농가 수준이라서 우리나라로 치면 딱 ‘전설의 고향’ 사이즈다.

본편 스토리의 전반부는 오빠가 부재중이라서 시누이인 마르니가 올케인 다르시의 갑질에 몸 고생 마음 고생하는 게 주된 내용이고, 후반부는 살해 당한 다르시의 반지를 소유한 사람들이 재앙을 당해서 그 흉흉한 이야기를 들은 다르시가 두려움에 떨다가 코심과 함께 벌받는 내용이다.

근데 이게 70년대 영화인데다가, 특수효과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특수분장도 코심이 강가에서 마주친 눈깔 튀어나온 남자 귀신 이외에는 쓴 곳이 없어서 아날로그 감성으로 실드칠 수 없을 정도로 비주얼이 부실하다.

작중에 묘사되는 마르니 귀신도 사실 아무런 분장도 하지 않고 이펙트 하나 없이 그냥 양손을 앞으로 나란히 자세로 뻗은 채로 걸어가는 게 전부라서 인도네시아 전통 귀신인 ‘꾼띨아낙’이나 ‘순델볼롱’은커녕 ‘뽀쫑’조차 되지 못했다.

마르니는 비몽사몽한 코심이 귀신인 줄 알고 손전등으로 머리를 2대 때렸는데 그걸로 요단강을 건너고, 코심은 마르니 귀신에 놀라서 도망을 쳤다가 강가 도착해 쉬면서 응가하려고 앉은 순간 코브라에게 거시기를 물려 끔살 당해서 뭔가 징벌적인 마무리도 되게 허접해 보인다.

연출과 분장, 촬영 등의 기술적인 문제가 70년대 초 인도네시아 영화니까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걸 감안하고 봐야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라서 고전 영화로서의 아날로그적인 맛도 없다.

다만. 스토리 자체는 멀쩡해서 졸작까지는 아니다. 일부 장면이 좀 생뚱맞아서 그렇지 전체 스토리를 놓고 보면 권선징악의 전래동화에 충실한 이야기다.

작중에 벌어진 사건이 귀신이나 저주가 아니라 사람이 계획하고 실행한 일이라는 반전이 있는데. 이게 좀 식상한 설정이기는 하지만, 배경이 현대 도시가 아니라 완전 시골이고 전래동화 같은 이야기에서 그런 반전이 나오니 나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귀신과 뚜꾼(무당) 설정 등은 페이크에 가깝고 실제로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일절 없는데 호러 장르로 나온 영화이기 때문에, 당시 다른 인도네시아 호러 영화와 차별화를 이룬 게 이채롭다.

결론은 평작. 연출은 어색하고, 특수효과는 거의 쓰지 않는 데다가, 특수분장은 딱 한 번 나오는데 너무 조잡해서 비주얼적으로 완전 꽝이라서 70년대 영화라는 걸 감안해도 볼게 너무 없지만.. 스토리 자체는 멀쩡한 편이고 권선징악 주제의 전래동화 같은 느낌에 반전도 현대 관점에서는 식상하게 보일 수 있어도 배경을 생각해 보면 그 적용이 괜찮았고, 당시 다른 인도네시아산 공포 영화와 차별화를 이루기도 해서 평타는 치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 본편은 전혀 무섭지 않은데, 포스터는 본편 내용과 정반대로 꽤 무섭게 그려졌다. 포스터만 보고 무서운 걸 기대하고 보면 뒤통수가 얼얼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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