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청귀 (慑青鬼.1975)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1975년에 한국, 홍콩 합작으로 ‘쇼 브라더스’에서 ‘장일호’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원제는 ‘섭청귀’. 영제는 'Night Of The Devil's Bride'다.

내용은 ‘설관중’과 ‘수련’ 부부가 집은 가난하지만 별 탈 없이 잘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관중이 숲에서 도적의 무리에게 돈을 빼앗기고 겁간 당할 위기에 처한 처녀를 구해줬는데 알고 보니 부잣집 딸이라서 답례 차 혼담이 오가자 처제는 기방에 팔아 버리고, 처남은 누명을 씌여 감옥에 가두고. 수련은 독약을 먹여서 죽인 뒤. 부잣집 딸과 결혼했다가 수련의 귀신이 찾아와 복수하는 이야기다.

본작은 신상옥 감독이 제작, 장일호 감독이 감독을 맡은 작품인데 1년 전 1974년에 나온 ‘흑발’의 홍콩판이다. 즉, 같은 작품인데 흑발은 한국판이고 본작은 홍콩판으로 제작, 감독은 동일하지만 내용과 배우가 살짝 다르다는 거다.

장일호 감독은 쇼 브라더스에서 잠시 활동을 했고 신상옥 감독에게 연출 수업을 받았다고 전해지는데 본작은 두 감독의 합작이란 점에 의의가 있다.

본작의 내용은 흑발(1974)과 동일해서 일본의 ‘요쓰야 괴담’을 그대로 베꼈다. 근데 사실 본작은 흑발의 홍콩판이기 때문에 요쓰야 괴담과 비교하기 보다는 흑발과 비교하는 게 더 맞다.

본작은 러닝 타임이 약 50여분 정도 밖에 안 돼서 상당히 짧은 편인데. 흑발(요쓰야 괴담)에 나왔던 몇몇 내용들이 압축되는 과정에서 잘려 나갔다.

설관중이 수련의 망령에 시달리면서 처갓집 사람들을 도륙하는 내용인데. 본작에선 새 부인과 첫날밤을 보내려고 할 때 자꾸 수련의 망령이 떠올라 공포에 질려서 옛날에 살던 집으로 돌아가는 전개로 이어져 처갓집 사람들은 멀쩡하다.

본래의 처갓집 사람들인 목련(수련의 여동생)이 기방에 팔리고 목련의 연인이자 예비 처남인 홍무에게 누명을 씌여 감옥에 가둔 것도 동일한데. 수련 귀신이 나타나 동생을 도와주는 걸 삭제하고. 비 오는 날 목련과 홍무가 담을 넘어 야반도주하는 걸로 퉁-치고 넘어가서 서브 스토리 자체가 축소됐다.

영화 러닝 타임이 50여분이란 걸 생각하면 이 서브 스토리 30분가량이 날아간 느낌인데 이것 때문에 스토리 볼륨이 줄어들었고. 만악의 근원으로서 가장 처단되어야 할 사람들이 처단되지 않아서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가 약하다.

새 처갓집 사람들보다 설관중을 좀 더 악랄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독약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지고 죽어가면서 살려달라고 매달리는 수련을 칼로 찔러 죽이는 씬이 추가돼서 그렇다.

도사를 찾아가 사정사정해 호신 부적을 얻었다가, 수련 귀신이 무섭다고 찾아온 동생과 다투던 중 부적의 힘을 잃어 수련 귀신에게 공격당하다가, 속죄를 청해서 그녀가 던져 준 비녀를 가지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 후반부 내용은 흑발과 동일하다.

약간의 차이점은 흑발 때는 호신 부적을 얻은 직후 동생이 찾아와 싸우다가 부적의 힘을 잃은 반면. 본작에서는 호신 부적을 가지고 수련 귀신을 한차례 쫓아내는 씬이 있다. (부적을 가져다 대니 접촉 부위가 부적 모양으로 타버리는 연출이 나와서 무슨 흡혈귀 영화의 십자가처럼 묘사된다)

그 호신 부적 사용하는 씬만 보면 설관중이 악당이 아니라 피해자처럼 보여서 뭔가 좀 주객전도된 느낌마저 준다.

결론은 비추천. 요쓰야 괴담을 베낀 흑발의 홍콩판으로, 흑발 때보다 러닝 타임이 짧아지면서 서브 스토리가 잘려나가 조연 캐릭터의 비중이 확 줄어들면서 영화 자체의 볼륨이 반토막 나버려 볼거리가 줄어들고 고전 영화로서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도 약해져 표절작인 원작보다도 못한 작품이다.

흑발은 표절작이란 걸 모르고 오리지날 작품인 줄 알고 보면 볼만한 구석이 있었던 반면, 본작은 오리지날로 알고 봐도 볼만한 게 없다는 차이점이 있다.

차라리 본작이 먼저 나오고, 그 뒤에 흑발이 나왔으면 업그레이드 내지는 확장판 느낌이라도 들었을 텐데.. 반대로 다운그레이드 됐으니 총체적 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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