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 황제 (Counter Destroyer.1989) 2019년 전격 Z급 영화




1989년에 홍콩, 태국, 미국 합작으로 ‘조 리빙스톤(고프드리 호)’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원제는 ‘카운터 데스트로이어’. 홍콩, 월드와이드의 영어 타이틀은 ‘카운터 데스트로이’. 또 다른 제목은 ‘더 뱀파이어 이즈 스틸 얼라이브’. 비공식적으로 ‘로보 강시’ 트릴로지에 속한 작품이다. (로보 강시 트릴로지에 속한 작품은 ‘데빌 다이나마이트(1987), 로보 강시(1988), 카운터 디스트로이어(1989)’다

내용은 ‘조이스’와 ‘신디’가 ‘마지막 황제’ 영화의 대본을 쓰기 위해 중국에 있는 오래된 서양식 저택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거기서 마지막 황제 초상화에 씌인 황제 강시에게 빙의 당하고. 다른 스탭들도 로케이션 촬영차 중국에 왔다가 잭슨 일당이 감독을 납치하고 미녀 사립탐정 ‘재키’의 여동생이 함께 붙잡혀 가서, 재키가 악당들을 참살하며 조이스의 연인이자 재키의 동료인 ‘딕슨’이 슈퍼 액션 닌자와 로보캅으로 변신해 강시 악당과 헐크(?), 황제 강시를 차례대로 물리치는 이야기다.

본작은 줄거리부터가 정신산만한데. 실제 본편 내용은 조이스와 신디의 공포물. 재키의 범죄 액션물의 2가지 파트로 크게 나뉘고 여기에 딕슨의 닌자/로보캅 액션물이 들어가서 삼파전을 이룬다.

문제는 이 3가지 스토리가 하나의 커다란 스토리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각각 따로 놀고 있다.

마지막 황제란 태그로 억지로 묶어 버리고 딕슨이 조이스의 연인이고, 재키와 전화 통화를 해서 아는 사이라고 대충 후려치고서는 필름을 짜깁기했다.

그나마 조이스와 딕슨은 연인 설정이라서 극 후반부에 만나는 씬이라도 있지. 재키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이스나 딕슨과 만나는 씬이 조차 없다.

다만, 조이스의 이야기는 저택 안에서 벌어지는 것인데 비해. 딕슨의 이야기는 벌건 대낮에 교외 숲속에서 강시 두 마리와 헐크(?) 악당을 물리치는 것으로 시작해서 접점이 전혀 없다가, 극 후반부에 조이스가 도망치다가 딕슨을 만나면서 도움을 받는 거라 스토리 연결이 매우 부자연스럽다.

재키쪽 이야기는 말이 좋아 범죄 액션물이지. 사립탐정 설정이 무색하게 하는 행동은 암살자가 따로 없어서 지나가다 마주치는 악당들을 갖가지 방법으로 죽여 없앤다.

독약 립스틱을 사용하고, 주걱칼로 목을 베어 죽이고, 장미 폭탄을 터트려 죽이고, 총을 쏴서 사살하는 것 등등. 혼자서 ‘어쌔신 크리드’를 찍고 있다.

경찰과 공조해 유람선 타고 도망친 조직 보스를 끝까지 쫓아가 섬멸하는 걸로 자기 파트 스토리가 끝나는데. 그 과정에서 강시의 ‘강’자도 볼 수 없어서 이질감마저 느껴진다.

딕슨쪽 이야기는 더 엉망진창이다. 트릴로지 작품인 데빌 다이나마이트, 로보 뱀파이어(로보 강시)를 어중간하게 합쳐서 이야기의 전반부에서는 맨몸으로 강시 2마리와 헐크 짝퉁(TV판 헐크처럼 옷 찢은 근육남)과 싸우다가, 나무를 부여잡고 빙그르 돌며 턴 회전을 하니 뜬금없이 하얀 두건과 도복을 입은 ‘슈퍼 액션 닌자’로 변신해서 강시와 헐크를 때려잡고. 후반부에서는 조이스 이야기와 합쳐져서 로보 강시 때의 복장 그대로 로보캅으로 변신해서 황제 강시와 일 대 일 대결을 벌인다.

잭키쪽 이야기는 그래도 사립탐정이 범죄 조직을 소탕한다는 최소한의 스토리 라인이란 게 있었지만, 딕슨쪽 이야기는 그런 게 없이 액션으로 시작해서 액션으로 끝나는데 그게 너무 엉성하고 조잡하여 괴랄함의 경지에 이르렀다. (사람이 닌자와 로보캅을 번갈아가면서 변신하여 강시와 싸운다는 생각은 대체 어디의 누가 했던 걸까?)

조이스쪽 이야기는 조이스가 청나라 황제 강시한테 빙의당해 친구인 신디를 물어 죽이고. 멘탈 붕괴를 일으켜 도망치던 중 딕슨과 재회한 뒤. 딕슨이 로보캅으로 변신해 조이스의 몸에 씌여 있던 황제 강시를 물리치는 내용인데. 그 과정과 연출이 황당하기 ᄍᆞᆨ이 없다.

우선 작중에 나오는 황제 강시는 부패한 얼굴과 봉두난발 머리를 한 강시인데 문제는 양손에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나이트메어’에 나오는 ‘프레디 크루거’가 착용하는 칼날 손 장갑을 끼고 있다는 거다.

프레디의 칼날 손 장갑 끼고 나와서 사람 몸에 빙의하고, 사람 살을 뜯어먹는 식인 행위를 벌이니 옷만 강시 특유의 청나라 관복이지 장비와 습성은 강시와 전혀 무관한 해괴한 캐릭터다.

분장과 설정만 해괴한 게 아니라 행동도 이상하다.

저택에서 놀고먹는 조이스와 신디를 스토킹하는데, 청나라 황제 초상화에 눈구멍 뚫어놓고 그곳을 통해 살아있는 눈동자를 희번뜩거리고, 저택 내 실내 수영장에서 두 사람이 수영할 때 바로 옆에서 청나라 관복 입은 채로 평영을 하는 것 등등. 이 어디가 강시라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의 행적들이 나온다. (근본적으로 마지막 황제 각본 쓰러 왔다면서 놀고먹다 끔찍한 일을 겪는 조이스와 신디의 행적부터가 문제라면 문제지만)

사실 조이스와 신디가 묵은 저택은 말이 좋아 오래된 저택이지 실제로는 방도 깔끔하고 실내 수영장도 있는 고급진 저택에 가깝고, 조이스가 신디의 죽음을 보고 멘붕하여 저택에 빠져 나왔을 때 우연히 도망친 곳이 다 쓰러져가는 폐가라서 뭔가 배경 설정이 뒤바뀐 것 같다.

폐가에서 벌어지는 강시 VS 로보캅의 대결은, 별로 특이할 게 없는데.. 그 둘이 싸우는 도중에 벌어진 일이 황당하다. 강시 황제의 망령이 조이스의 몸에서 빠져나간 뒤. 1층에서 로보캅과 한창 싸우고 있는데. 2층에 있던 조이스의 배가 갑자기 부풀어 오르더니 배를 찢고 태아가 튀어나온 게 실은 어린 소년 강시라서 곁에서 구경하다가 조이스를 먹이로 슈킹하려던 바보 강시 2마리가 소년 강시가 건방지다고 공격했다가 역으로 소년 강시의 오줌을 처 맞는 초전개가 이어진다.

로보 강시 때처럼 클라이막스가 너무 황당무계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딴죽을 걸어야 할지 모를 정도다.

심지어 소년 강시가 조이스의 배를 찢고 태어났지만, 그 뒤에 슬쩍 비춘 조이스의 모습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고. 로보캅이 장총을 빼앗겨서 권총을 꺼내 황제 강시를 쏴 죽인 다음에는. 멀쩡한 모습으로 딕슨(로보캅)과 재회하여 엔딩을 장식해서 뭔가 이해의 범주를 아득히 벗어났다.

결론은 미묘. 전혀 상관이 없는 공포물과 범죄 액션물을 어거지로 묶어 놓고선 각각 따로 전개시켜 필름 짜잡기 수준인 본편 스토리에 닌자와 로보캅으로 변신하는 남자 주인공 이야기를 끼워 넣어 Z급 막장 내용에 유치하고 조잡한 분장, 캐릭터가 추가되고 보통 사람의 이해를 벗어난 황당무계한 연출이 잔뜩 들어가 쌈마이 영화의 절정을 찍은 작품이다.

로보 강시까지는 그래도 쌈마이 특유의 저속한 재미를 즐길 수 있다고 말을 했었지만, 본작은 황당해도 너무 황당해서 쌈마이한 맛을 느끼기 힘들 정도라서 진짜 Z급 영화는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어 거기에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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