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강시 (The Jitters.1989) 강시 영화




1989년에 미국, 캐나다, 일본 합작으로 존 파사노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원제는 ‘짓터스’. 한국 비디오판 제목은 ‘아메리칸 강시’다.

내용은 미국 차이나타운에서 골동품 및 장난감 가게를 운영하는 중국계 미국인 ‘프랭크 리’의 재산을 탐낸 거리의 갱단이 가게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프랭크를 살해하고, 프랭크의 딸 ‘앨리스 리’와 그녀의 미국인 약혼자 ‘마이클 데릭’ 남았는데. 중국인 도사 부자인 ‘토니 양 SR’, ‘토니 양 JR'이 프랭크를 강시로 만든 이후에도, 갱단이 계속 프랭크의 재산을 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삼국 합작이지만 미국 차이나타운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사실상 미국 강시 영화에 가깝다.

유난히 차이나타운 배경과 군중들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데 거기에 별 다른 이유는 없고. 작중 인물들이 그 배경에 나오지도 않는다.

보통, 강시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죽은 자를 고향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운송 수단이 마땅히 없어서 강시로 살려 놓고 도사가 길을 안내해 귀향시키는 것인데.. 본작에서는 밑도 끝도 없이 강시로 만들고 시변 같은 과정은 전혀 다루지 않았다. 그냥 죽은 사람 시체에 부적 붙여놓고 청나라 시대 관복 입혀놓으면 장땡이다.

중국인 도사가 강시를 만들고, 강시를 조종한다! 라는 컨셉과 갈건과 도복, 부적을 보면 강시물 느낌은 나지만.. 작중 강시들이 기본적으로 귀가 뾰족해지고, 벌건 대낮에도 도시를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니며, 무려 신호등을 지켜서 길을 건너기까지 해서 뭔가 진짜 야매 느낌이 팍팍 난다.

강시 자체의 약점이 부적 밖에 없어서 강시 영화의 전매특허 아이템인 복숭아 나무검, 엽전검 같은 것도 일절 안 나오고 계란, 찹쌀, 먹선, 태극경, 닭피, 검은 개의 피 같은 대 강시용 무기도 일절 없다.

아무래도 작중 강시가 부적이 없으면 위험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군이고. 적이 거리의 갱단이라서 기존의 강시 영화처럼 도사 VS 강시 대결 구도가 아니라 주인공 일행+강시 VS 거리의 갱단 대결 구도를 이뤄서 그런 것 같다.

실제로 극 후반부에 납치된 히로인을 구하기 위해 주인공 일행이 거리의 갱단과 대치되었을 때, 강시를 동원해 싸우는 내용이 나온다.

다만, 이게 기존의 강시 영화처럼 종을 흔들면서 체계적으로 싸우는 게 아니라. 그냥 무작정 거리에 풀어 놓고 패싸움을 벌여 놓고. 마이클과 토니 양 JR 등등. 인간 주인공들이 네임드 갱들을 때려잡아서 승리하기 때문에 강시는 그저 왼손은 거들 뿐인 수준으로 나온다.

심지어 프랭카 강시 이외에 다른 강시는 비중이 한없이 제로에 가깝다. 그나마 단독 샷 받은 건 아이 강시뿐이다.

그래도 강시물 고증을 아예 안 지킨 건 또 아니고. 지식이 얕긴 하지만 최소한 강시물 흉내는 내려고 한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예를 들면 사람이 숨을 참으면 강시가 보지 못한다는 설정인데. 본작에서도 그 상황이 나오고 대롱을 통해 숨을 멀리 내뱉어 그 숨을 따라 움직이는 강시를 교란시키는 이벤트가 나온다.

작중 강시의 전염 설정은 좀 이상한데. 보통, 기존의 강시 영화에서 강시에게 물린 사람은 강시가 되는 반면. 본작에서는 흡혈 좀비처럼 나왔다가 뜬금없이 거울을 마주하면 데미지를 입으며, 갑자기 얼굴에 거품이 생기고 피부가 들끓어 오르다가 인간 껍질이 반으로 쫙 갈라지면서 인체 해부 모형을 베이스로 한 개조인간 같은 느낌 나는 국적불명의 언데드 몬스터가 된다.

비슷한 이미지로 대입하면 경극 분장한 스폰 같은 느낌이다. 특촬물 느낌이 강하게 나서 강시물과 전혀 달라 이질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실제로 존 파사노 감독은 2009년에 가면 라이더: 드래곤 나이트 TV판의 10개 에피소드 감독을 맡기도 했다)

그 언데드 몬스터의 변형 씬과 특수 분장 디자인이 본작에서 유일한 볼거리이긴 한데.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그것 말고는 볼 게 없다.

거기다 변형 씬은 볼만한 반면. 정작 변형을 마친 뒤에는 뜬금없이 언데드 몬스터가 쿵푸를 하고, 변형 이후에도 여전히 거울에 약해서 거울 들이미니 퇴치 당하는 걸 보면 되게 허접하다.

캐스팅 배우 중 유일하게 눈에 띄는 배우는 작중 강시도사인 ‘토니 양 SR' 배역을 맡은 ’제임스 홍‘이다. 수많은 미국 영화에 중국계 캐릭터로 조연/단역으로 단골 출현했고, 애니메이션 성우로도 활동해서 친숙한 배우다. (성우로는 쿵푸 팬더에서 ’포‘의 양아버지 ’핑‘ 배역을 맡았다)

결론은 미묘. 서양인이 단편적인 지식만 가지고 수박 겉핥기식으로 만든 강시 영화로 겉모습은 그럴 듯하지만 속 내용물이 너무 엉성해서 만들다 만 듯한 강시물 느낌이 나는데. 그래도 강시물답게 만들고 싶은 최소한의 노력은 보인 작품이며, 강시보다는 오히려 강시의 희생자가 언데드 몬스터로 변하는 게 인상적이라서 이상한 쪽으로 포인트가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일본 합작이라 그런지, 뜬금없이 놀이터에서 어린 아이들이 검은 닌자 도복을 입고 칼싸움을 하는 씬이 나온다. 근데 배경이 차이나타운이라서 일본 관련 설정은 그게 끝이라서 와패니즘 같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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