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거수 캇파(大巨獣ガッパ.1967) 괴수/야수/맹수 영화




1967년에 ‘닛카츠’에서 ‘노구치 하루야스’ 감독이 만든 괴수 특촬 영화.

내용은 주간지 ‘플레이메이트’의 기자 ‘쿠로사키 히로시’, 카메라맨 ‘코나야기 이토코’, 동도 대학 생물학 조교수 ‘토노오카’ 등의 일행이 플레이메이트 사장 ‘나츠’의 명을 받고 잡지 창간 5주년 기념으로 남국을 표현한 테마파크를 만들기 위한 생물 채집과 현지인 스카웃을 목표로 삼아서 남태평양을 탐험하던 도중. 화산이 분화 중인 캐서린 제도의 ‘오벨리스크 섬’에서 수수께끼의 석상을 발견해 섬에 상륙했다가, 전시 때 일본군이 점령해 통치한 과거가 있는 섬 원주민들이 일본인이 돌아왔다며 환대를 해주었는데. 히로시 일행이 섬에 체류하면서 석상의 정체가 궁금해 조사를 한 결과. 섬 지하의 거대한 지저 호수에서 거대한 알을 발견했다가 뜻밖에 알이 부화하여 ‘새끼 캇파’가 태어난 걸 섬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으로 데리고 갔다가, 새끼 캇파의 부모 캇파들이 격노해서 섬 마을을 습격하고 나서 자식을 찾으로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60년대 일본에서 고지라, 마그마 대사, 울트라맨 시리즈 등으로 괴수 붐이 생겼을 때 그 유행에 편승해 나온 작품으로 ‘닛카츠’의 유일한 괴수 영화다.

하지만 본작의 스토리는 오리지날 내용은 아니고. ‘유진 로리’ 감독의 1961년작 ‘고르고’의 내용을 기본 베이스로 삼아서 여러 개의 플롯을 만들었다가 2개의 파일럿 필름을 거쳐 완성한 것이다.

고르고와 동일한 부분은 화산이 분화 중인 섬에서 인간들이 괴수의 새끼를 잡아서 도시로 데려가 부모 괴수가 격노해 섬 마을을 박살내고 자식을 찾아 도시로 갔다가 인간 군대의 공격을 받는 것이다.

내용이 완전 다 똑같은 건 아니고 차이점도 꽤 많다.

우선 고르고에서는 어미 괴수 혼자 나와서 원 탑 체재지만 본작에선 부모 괴수가 나와서 투 탑 체재를 이루고 있다.

괴수 디자인과 능력도 매우 다르다.

고르고는 사실 고지라를 연상시키는 외모라서 디자인은 특별할 게 없는데 본작의 캇파는 다르다. 분명 얼굴은 캇파인데 접시 머리와 거북이 등껍질이 없어서 캇파의 특징이 새부리가 달린 얼굴뿐이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관계로 오히려 인도 신화의 ‘가루다’나 일본 요괴 ‘가라스 텐구’에 가까운 느낌이다. (마름모 모양의 비늘로 뒤덮인 몸통 디자인은 ‘울트라맨’ 시리즈의 괴수 1호인 우주 괴수 ‘베무라’를 닮았다)

능력적인 부분에서는 날개 짓해서 태풍을 일으키고, 부리에서 4000도의 초고열 살인광선을 쏘며 잠수도 가능해서 육해공의 모든 지형에 적응하고 있어 엄청 강한 것 같지만.. 고르고는 현대 병기게 전혀 통하지 않아 무적의 신체를 자랑한 것에 비해 캇파는 불협화음발생장치(不協和音発生装置)라고 해서 본작의 오리지날 병기의 공격을 받아 쫓겨나는 씬이 있다. (작중 불협화음발생장치는 고출력 불협화음을 발생시키는 음파 병기다)

부모의 자식 찾기와 가족 상봉은 고르고와 동일하지만, 본작은 거기에 좀 더 큰 비중을 할애하고 있다.

부모 캇파가 아타미 해안가에 상륙할 때 어미가 입에 문어를 물고 있는 게 자식이 배고플까봐 먹이를 가지고 온 것이고, 자식을 찾기 위한 여정에서 거치적거리는 도시를 파괴한 것 뿐. 분노의 해소로 파괴한 것은 아니라서 자식을 되찾았을 때 아무런 뒤 끝 없이 도시를 떠나는 게 그걸 방증하고. 가족 상봉 때 서정적인 음악을 깔아주면서 포옹을 하는 것과 새끼 캇파한테 비행하는 법을 가르쳐줘서 세 가족이 나란히 하늘을 날아가는 걸로 마무리하는 것 등등. 괴수 가족 테마에 포커스를 맞춰서 당시 괴수 영화 중에선 꽤 독특했다.

고르고에서는 인간이 처음부터 끝까지 가해자 역할로 나와서 오그라(어미 고르고)에게 고압 전기 공격을 가하기 위해 새끼 고르고를 미끼로 썼다가 실패하고 결국 초토화된 도시를 뒤로 한 채 괴수 모자가 유유히 떠나는 괴수의 승리로 끝마친 반면. 본작에서는 부모 캇파를 진정시키기 위해 새끼 캇파를 풀어주고. 부모가 자식을 찾을 수 있도록 새끼 캇파 우는 소리를 확성기로 들려주어 가족 상봉을 유도해 인간의 재치로 괴수 재난을 극복해 인간, 괴수가 서로 원하는 걸 얻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차이가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차이점이 있다고는 해도 고르고의 스토리를 기본 베이스로 하고 있는 시점에서 오리지날리티가 떨어지고, 괴수물인데 괴수보다 인간이 더 많이 나와서 출현 분량의 배분이 좋지 않으며, 캇파의 디자인이 특이한 구석은 있지만 그게 개성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고 그냥 단순히 ‘이상한 센스다!’라는 느낌이 더 강해서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실 어미 괴수가 아타미 해안에 상륙하기 전에 입에 거대 문어를 물고 있는 게 어머니의 사랑을 묘사한 것이란 것도 설명을 들어야 알 수 있는 거지, 사전 정보 없이 그 장면만 보면 왜 그런 건지 전혀 알 수 없는 해괴한 씬인 데다가, 아이들이 보는 영화에서 파괴의 쾌락을 추구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작중 부모 캇파가 자신의 앞길을 가로 막는 것만 파괴한다고 거창하게 설정한 것에 비해. 괴수의 목표는 확실한데 이동 경로의 목적지는 불분명해서 결국 그냥 지나가는 길에 거치적거리는 걸 다 때려 부수는 전개라서 속 깊은 뜻이 담긴 의도적 연출이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이걸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섬 마을에서 자식이 납치당해 도시로 끌려가 부모가 섬을 떠나 도시로 상경했는데. 자식을 구해야 되는 목표가 있지만 자식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서울을 돌아다니며 ‘내 자식 어딨어?’라고 포효하며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상황인 거다. 그 때문에 앞길을 가로막는 것만 파괴한다는 게 의미가 없어진다.

결론은 평작. 괴수의 가족애를 테마로 삼고 심화시킨 건 당시에 보기 드문 내용이라서 유니크한 구석이 있지만, 기본 스토리 라인을 고르고(1964)에서 가지고 와서 스토리의 오리지날리티가 떨어지고, 괴수 캇파의 디자인은 독특하긴 하나 그게 개성적인 게 아니라 이상한 센스라서 기억에 오래 남지 않으며, 괴수물인데 괴수보다 인간들이 더 많이 나와서 출현 분량의 배분이 좋지 않아 결과적으로 부모 괴수의 자식 사랑이란 괴수의 가족애 테마 이외에 남는 게 없어 컬트의 영역에 이르지는 못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부모 캇파 공식 설정상 육체 스펙은, 신장 60미터(암컷은 55미터), 몸무게 6000톤(암컷은 5000톤), 비행 속도는 마하 6. 수중 이동 속도는 150노트. 파괴력은 200만 마력이다.

덧붙여 본편에서 직접 나오지는 않지만 공식 설정에 나오는 기원 설정은 되게 거창하다. 대거수 캇파는 태고적 지구가 가스 구름 형태일 때부터 존재해 왔는데 그때부터 다른 괴수와 격전을 벌였고. 지구의 바닷물이 짠 이유가 지구 탄생 때 캇파의 체내에 있는 축전 기관의 염기 원소가 녹았기 때문이라고 나온다.

추가로 닛토(일동과학교재)에서 태엽 장치가 동봉된 프라모델 키트가 발매했고, 다른 완구 회사에서도 1/200 스케일, 1/400 스케일에 모터 전지가 들어간 것 등등. 다양한 프라모델이 발매됐으며, 2000년에 닛카츠에서 ‘대거수 캇파 DVD 콜렉터즈 BOX’가 발매했기에 개봉 당시 흥행을 하지 못해서 그렇지 작품 자체가 완전히 묻힌 건 아니다. (현재 대거수 캇파 프라모델은 일본 옥션에서 중고 매물이 많이 올라와 있다)


덧글

  • 남중생 2018/09/23 15:07 # 답글

    "전시 때 일본군이 점령해 통치한 과거가 있는 섬 원주민들이 일본인이 돌아왔다며 환대를 해주었는데"... 일본 문화계 분위기가 그나마 과거 성찰적이었던 시절의 영화 치고는 또 괴이한 설정이네요;;
  • TomiParker 2018/09/23 20:06 #

    섬짱개 대만은 지금도 일본 좋아하니까 그닥 괴이할건 없겠지 싶음
  • 잠뿌리 2018/09/25 00:10 #

    아동 영화라서 원주민이 주인공 일행을 환대한다는 설정 때문에 그런 걸 미화한 것 같았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좀 이해가 안 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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