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Necromancer.1988) 2020년 전격 Z급 영화




1988년에 ‘더스티 넬슨’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사일런트 데들리 나이트 2’, ‘13일의 금요일 7’ 등에 히로인으로 출현했던 헝가리계 미국 여배우 ‘엘리자베스 카이탄(엘리자베스 캐이튼)’이 주연을 맡았다.

내용은 ‘폴’, ‘칼’, ‘앨런’ 등의 세 친구가 시험 답안지를 훔치기 위해 한 밤 중에 교수의 사무실에 침입했는데 같은 반 여학생 ‘줄리 존슨’이 밤늦게 학교에 남아 있다가 앨런에게 발견되어 칼에게 붙잡히고 폴에게 협박 및 강간을 당해서 경찰에도 알리지 못하는 상황에, 절친 ‘프레다’가 신문 광고를 보고 우연히 본 복수 대행 광고를 보고 둘이 함께 찾아갔다가 ‘네크로맨서’와 계약을 맺고 악마를 소환해 복수하는 이야기다.

네크로맨서는 판타지물에 나오는 사령술사의 영문 스펠링인 네크로맨서가 맞는데. 사실 이게 판타지 전용 용어가 아니라 사전적 용어로 혼령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주장하는 주술사를 지칭하는 말이라서, 판타지 마법사보다는 주술사로 묘사된다.

근데 그게 죽은 자의 혼령과 대화를 나누는 씬 같은 건 전혀 없고, 악마를 소환해서 사람을 해치는 악마술사에 가깝게 묘사되며, 네크로맨서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주문은 손을 데지 않고 물체를 움직이는 염동력으로 나온다.

작중 캐릭터 이름이 따로 없고 캐스팅 네임으로 표기되는 게 ‘네크로맨서’다.

본편 스토리는 단순하고 식상하다. 모종의 사건을 겪은 피해자 주인공이 주술의 힘으로 복수를 하는데, 그 복수가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달리 폭주해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해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주술을 막는 이야기다.

근데 좀 이해가 안 되는 센스가 원수 앞에 나타나 복수하는 악마가 여주인공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거다.

정확히는, 여주인공이 오픈 파티 드레스, 란제리, 네글리제 등의 옷을 입고 헐벗은 모습으로 원수들 앞에 나타나 포옹하고 애무하다가 초록색 눈을 반짝이며, 얼굴, 양팔이 시뻘건 괴물 손으로 바뀌어 원수를 죽인다.

괴물이 사람 모습으로 처음 나타나 상대를 유혹해서 죽이는 전개는 이해는 가는데 왜 그게 하필 피해자인 여주인공인지. 게다가 원수들은 여주인공을 강간한 가해자인데 여주인공이 뜬금없이 헐벗고 나타나 안겨드는 걸 거부감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는 걸 보면 뭔가 좀 황당하다.

악마 분장은 얼굴과 손 등 신체 일부만 보여주는데 뭔가 녹아내리는 듯한 점액질에 시뻘건 피부와 길쭉한 얼굴, 매부리코, 하얀 머리를 가진 마녀 얼굴을 하고 있다.

출현 씬의 대부분 히로인의 모습을 하고 나오기 때문에 악마의 실체가 드러나는 건 후반부의 마지막 희생자가 나올 때 딱 한 번뿐이고. 그나마도 출현 분량이 굉장히 짧아서 분이 아니라 초 단위로만 살짝 나온다.

거기다 최종 보스는 네크로맨스이며, 인간 모습 그대로 나와서 악마의 ‘악’자도 찾아볼 수 없다.

뭔가 영화 자체가 엄청난 저예산인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게 악마 분장 허접하고 출현 분량 짧은 것도 그렇고. 악마가 사람을 해칠 때 직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시체 더미 하나 쓰지 않아 비포 없는 애프터조차 나오지 않는다.

그냥 손으로 상대를 움켜잡는 걸로 땡-처리하고. 시체는커녕 살조각 하나 보여주지 않은 채 세면대나 욕조에 피 같은 빨간 물이 줄줄 흘러나오는 걸로 희생자의 최후를 암시하고 있어서 저예산 티가 팍팍 난다.

심지어 네크로맨서가 사는 집에 대한 묘사도 마녀나 주술사 같은 느낌이 전혀 안 드는 게. 그냥 집 뒷마당에 빨간 천막 만들어 놓고, 안에 심벌즈 치는 원숭이 인형 기둥에 달아 놓고 바닥에 마법의 원 하나 그려 놓은 게 전부라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그 배경, 소품만 보면 대체 이 어디가 오컬트물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다. (심벌즈 치는 원숭이 인형은 왜 나왔나 했더니 주술이 발동할 때 바람이 몰아치고, 그 바람에 의해 원숭이 인형이 심벌즈 치는 주술 알람 용도였다)

악마도 소환하고 염동력도 사용하는 네크로맨서가 마지막에는 히로인과 서로 몸 붙잡고 육탄전 벌이다 죽는 최후는 허망하다 못해 허접하다.

결론은 비추천. 내용은 단순하고 식상한 복수극이고, 메인 소재는 악마 오컬트인데 악마 분장은 조잡하고 분량도 적은 상황에 오컬트 묘사가 오컬트물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부실한데다가, 사건의 흑막의 최후가 너무 허접해서 정말 재미없게 못 만든 작품이다.

네크로맨서(사령술사)란 타이틀만 보고 뭔가를 기대하고 본 사람은 뒤통수가 얼얼할 것이다.


덧글

  • 시몬벨 2018/09/16 17:44 # 삭제 답글

    심벌즈 치는 원숭이라...스티븐킹의 단편 '원숭이'를 흉내낸게 아닐까 싶네요. 많이 알려진 작품이니까.
  • 잠뿌리 2018/09/17 12:24 #

    본작에선 그냥 소품으로 쓴 것 같습니다. 엄청 생뚱 맞은 배치와 쓰임새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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