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버 (Guyver.1991) 만화 원작 영화




1985년에 월간 소년 캡틴에서 ‘타카야 요시키’가 연재하기 시작한 만화 ‘강식장갑 가이버(強殖装甲ガイバー)’를 원작으로 삼아, 1991년에 미국, 일본 합작으로 ‘스크리밍 매드 조지’, ‘스티브 왕’ 감독이 만든 SF 액션 영화. ‘브라이언 유즈나’가 제작을 맡았다. 미국 헐리웃에서 일본 만화 원작에 일본 자본으로 만든 작품으로 뉴 라인 시네마에서 배급을 맡았다.

내용은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배경으로 세계 정복을 꿈꾸는 크로노스 기업의 수장 ‘풀턴 발커스’가 ‘세가와 테츠’ 박사가 만든 ‘유닛 G’를 손에 넣기 위해 조아노이드 부하들을 보냈는데, 진짜 유니트는 우연히 ‘숀 바커’의 손에 넘어갔다가, 숀이 뒷골목 양아치들에게 얻어맞던 도중 가이버로 각성하면서 조아노이드 무리들의 새로운 타겟이 된 세가와 박사의 딸 ‘세가와 미즈키’를 구하는 이야기다.

본작은 코믹스 원작 1권의 내용을 각색했는데 아주 일부분만 원작을 재현하고 나머지는 영화판의 오리지날로 만들었다.

원작의 주인공 후카마치 쇼우는 금발벽안의 백인 ‘숀 바커’로 개명됐고, 세가와 미즈키는 원작 이름 그대로 나오는데 오빠인 ‘세가와 테츠로’가 삭제되고 아버지인 ‘세가와 테츠’ 박사가 나와서 원작에서 가이버 유니트를 탈취해 달아나다가 잡혀 죽은 실험체의 역할을 겸하게 됐다.

원작에서 유닛 G 사건으로 파견된 감찰관인 ‘오스왈드 A.리스카’가 본작에선 ‘리스카’란 이름으로 나오는데. 감찰관이 아니라 뒷골목 깡패 두목 같은 이미지고, 원작처럼 ‘가이버 2’로 변하지 않고 끝까지 오리지날 조아노이드로 나온다.

리스카의 부하 중에 흑인 조아노이드인 'M.C 스트라이커‘가 의외로 좀 비중이 있게 나온다. (중요도나 활약의 비중이라기 보다는 개그 비중이다)

최종 보스 포지션인 풀턴 발카스는 이름은 조아로드 12신장 중 한 명인 ‘하밀카르 바르카스’를 각색한 것 같은데 외모나 작중 위치, 행적은 오히려 ‘리할트 규오’에 가깝다.

‘가이버 3 제우스’는 아예 나오지 않는다.

원작 재현 부분은 원작의 팬과 원작자가 보면 뒷목 잡고 쓰러질 것 같을 정도로 엉망진창이다.

가이버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고주파 소드’ 같은 경우, 본래는 길게 자라나서 물체의 분자 결합을 끊어버려 무엇이든 자르는 강력한 블레이드지만.. 본작에서는 그런 설정이 일절 나오지 않고 칼날 길이도 짧으며, 자주 사용하지도 않는다.

칼날로 공격하는 씬이 몇 번 나오긴 하는데 클린 히트는 몇 번 없고. 칼날로 참살하는 적도 한 마리밖에 없다.

싸울 때 항상 고주파 소드를 뽑는 것도 아니라서 장식조차 되지 못하고. 그냥 잊을 만하면 뜨문뜨문 나오는 보조 무기에 가깝다.

가이버 최대 최강의 무기인 흉부입자포(메가스매셔) 같은 경우는, 원작 만화에서는 1권부터 자주 사용하는 반면. 본작에서는 전체를 통틀어 딱 한 번만 나오고. 그것도 본인이 원해서 수동으로 컨트롤하여 사용하는 게 아니고. 위기의 순간 자동 발동되는 방어 시스템으로 나와서 최종 보스를 한방에 해치우기 때문에 원작의 그것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다.

메가스매셔 연출 자체도 무슨 개폐된 흉갑이 번쩍이는 것 까지는 원작과 동일한데 무슨 요정의 가루 마냥 가루 같은 게 뿌려지는 해괴한 묘사가 나오고. 입자포 묘사도 광선이 아니라 화염 분출에 가까워서 원작과 비교하면 이질감이 크다.

고주파 소드도, 메가스매셔도 그렇게 나오면 대체 뭘로 싸우냐? 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본작에서 가이버가 주로 사용하는 무기나 기술은 따로 없고 맨손 격투 위주로 싸운다. 그것도 그냥 격투가 아니라 무려 ‘아이키도’다.

실제 작중에서 가이버로 변신하는 주인공은 아이키도를 배웠고. 가이버로 변신한 뒤에도 기본 전투 자세가 아이키도 자세라서 조아노이드를 상대로 유술을 펼친다는 말이다! (원작에서 자기보다 덩치 큰 조아노이드를 맨손으로 찢거나 압박해 터트려 죽이던 그 가이버가 아이키도를 하다니 이게 대체 무슨)

그래서 적을 집어 던질 때마다 ‘슈와!’, ‘슈와!’하는 효과음도 빠짐없이 깔아준다.

근데 이게 또 가만히 보면 자세만 아이키도지, 실제로는 관절기는 전혀 안 쓰고. 펀치, 킥을 자주 사용하며, 미친 듯한 덤블링까지 시전해서 유술과 권법을 대충 뒤섞은 야매 쿵푸 느낌을 준다.

가이버로 변신하는 것도 원작에선 ‘가이버!’라고 외치면 잘만 변신하는데 본작에서는 주인공이 변신에 대한 자각이 없어서 감정이 폭발하는 것에 따라서 자기도 모르게 변신을 하는 것이라 가이버 모습보다 인간 모습으로 더 많이 나온다.

정확히는, 인간 모습으로 존나 쳐 맞다가 수틀리면 변신! 이런 전개로 이어져서 변신하는 게 횟수로 따지고 보면 전반부에 1번. 후반부에 1번 밖에 안 된다. (극 후반부에서는 처음부터 변신 상태로 나온다)

원작 고증이 엉망진창인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꽤 진지하고 살벌한 SF 액션물이었던 원작과 다르게 본작은 코미디 성격이 강하다.

원작에서 크로노스의 파견 부대가 본작에선 그냥 뒷골목 깡패로 축소됐고, 조아노이드의 모습으로 주인공 일행을 뒤쫓다가 공포 영화 촬영장에 가서 분장 배우로 오인 받거나, 주인공에게 시비 건 양아치들이 쌍절곤, 나이프 들고 휘두르다가 실수하는 몸개그를 하는가 하면, 크로노스 본사 비밀 연구 기지에서 가이버가 신나게 싸우는 사이. 미즈키와 맥스가 조아노이드로부터 도망쳐 다니면서 슬랩스틱 코미디를 찍고. 오리지날 악역인 M.C 스트라이커가 조아노이드 상태로 가이버를 마주하면서 ‘요~ 맨을 시작으로 랩 대사를 날리고, 홀리 쉿! 이러고 있어서 진짜 B급 영화 특유의 B급 테이스트가 넘쳐흐른다.

안 그래도 원작 고증이 엉망인데 B급 테이스트까지 더해지니 더블 드래곤(1994), 슈퍼 마리오(1993) 등의 게임 원작 실사 영화에 버금가는 괴랄함을 자랑한다.

그 괴릴함과는 또 별개로 배우 캐스팅은 꽤 흥미롭다.

브라이언 유즈나가 제작을 맡아서 그런지, 그의 대표작인 ‘리 애니메이터’의 양대 주역인 ‘제프리 콤즈’와 ‘故 데이비드 게일’이 등장한다.

제프리 콤즈는 작중 발커스의 부하로 유전학 연구 책임자인 ‘닥터 이스트’라는 단역으로 등장하는데. 리 애니메이터에서 ‘닥터 허버트 웨스트’를 패러디한 거다. (닥터 사우스, 닥터 노쓰는 어디 안 나오나)

데이비드 게일은 본작의 최종 보스인 ‘발커스’ 배역을 맡았다. 조아노이드로 변신할 때 대형 드래곤의 모습을 해서 원작과 전혀 다른 오리지날로서 존재감을 과시한다.

‘리스카’ 배역을 맡은 배우는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공포의 휴가길(1977)’에서 ‘플루토’ 배역으로 잘 알려진 ‘마이클 베리먼’이다.

완전 이외의 인물은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시리즈의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로 유명한 ‘마크 해밀’이 등장한 것인데. 작중에서 형사 ‘맥스 리드’ 역으로 나온다.

영화판의 오리지날 캐릭터인데 작중의 활약상은 전혀 없고, 크로노스에 잡혀 갔을 때 개조 수술을 받았다가, 갑각류+곤충 타입의 괴물로 변해서 죽어 버리는 안습한 역할로 나온다.

마크 해밀의 필모그래피 흑역사라고 봐도 될 만큼 대우가 박하지만, 그 변신 과정이 사람의 얼굴 윗부분만 남은 체 실시간으로 몸이 뒤틀리고 뻗어 나와 괴물로 변해서 브라이언 유즈나 특유의 기괴한 크리쳐를 보여준다.

이게 완전 리 애니메이터(1985), 지옥인간(1986) 스타일이라 브라이언 유즈나 감독 제작이란 건 알겠는데 순간 이거 가이버 영화는 맞나 의문이 들 정도였다.

본작에서 정상적으로 괜찮은 부분은 가이버 슈트 디자인은 실사 기준으로 볼 때 제법 괜찮게 뽑혔고. 가이버로 변신하는 장면의 연출은 원작 1권 기준으로 보면 다른 방식이지만, 오히려 원작보다 더 간지난다.

원작 1권에서 가이버 변신 장면이 가이버 장갑이 뒤에서 스르르 나타나 합체하는 것인 반면. 본작에서는 주인공의 몸에서 가이버 장갑의 파츠가 사방으로 흩어지듯 뻗어나갔다가, 주인공의 몸에 끌어 당겨지듯 다시 모아져 부위별로 자동 장착되는 느낌이다.

조아노이드들은 원작에서 곤충 타입이 많았는데, 본작에서는 파충류 타입이 주를 이루고 디자인의 기본 베이스가 조 단테 감독의 그렘린(1984) 스타일이다. 덩치 큰 그렘린 같은 느낌이다.

결론은 미묘. 만화 원작으로 슈트 분장과 재현은 괜찮지만 전반적인 설정과 연출의 고증이 엉망진창이고, 원작에 없던 개그 비중이 높아진 것과 브라이언 유즈나 특유의 기괴한 크리쳐 센스가 더해져 괴랄함의 끝을 보여주어 영화 자체를 못 만든 게 아니라 이상하게 만들어서 상식적으로 보면 괴작이 맞지만. 그렇기에 쌈마이한 재미가 있어서 컬트적인 맛이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데이비드 게일의 유작이다.

덧붙여 본작으로부터 1년 후인 1994년에 후속작인 ‘가이버: 다크 히어로’가 나왔다. 스티브 왕 감독 혼자 남고 브라이언 유즈나는 제작에서 빠졌으며, 배역은 전부 교체됐다.

추가로 스티븐 왕 감독은 이후 ‘가면 라이더 류우키(2002)’의 미국 리메이크판인 ‘가면 라이더: 드래곤 나이트(2008)’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본작의 공동 감독 겸 특수분장을 맡은 ‘스크리밍 매드 죠지’는 ‘타니 죠지’란 본명을 가진 일본인 특수효과 아티스트인데, 그렘린의 특수효과를 맡았다는 건 잘못 알려진 정보다.

빅 트러블 인 리틀 차이나, 프레데터, 나이트메어 시리즈(3탄, 4탄), 커즈 2, 소사이어티 등등. 80~90년대 호러 영화의 메이크 업 및 특수효과로 활약했고 브라이언 유즈나 감독과 호흡을 맞춰 사일런트 나이트 데들리 나이트 4((1990), 리 애니메이터 2(1989)와 파우스트(2000)의 작업에도 참여한 바 있다.


덧글

  • 블랙하트 2018/09/12 10:49 # 답글

    마크 해밀의 캐릭터가 죽게 되는 부분은 원작에서 주인공 아버지가 잡혀가 개조되어 조아노이드로 변해 싸우다가 죽게된거에서 가져온거 같네요. 그 부분 말고는 같은게 없지만...
  • 잠뿌리 2018/09/14 13:31 #

    본작에선 마크 해밀이 괴물로 변한 게 싸우지도 않고 그냥 변신 완료한 직후에 죽어서 더 안습이죠. 차라리 싸우는 씬이라도 있었으면 비장미가 있었을 텐데 ㅠㅠ
  • TokaNG 2018/09/12 12:33 # 답글

    가이버 영화가 이거 말고 하나 더 있는데, 그건 좀 더 재밌게 봤습니다.
    나중에는 유적도 나오고, 스케일이 이것보단 컸던것 같은...
    이 작품은 저도 변신장면 말고는 상당히 지루해서 겨우 봤던거 같네요.
  • TokaNG 2018/09/12 12:36 #

    본문에도 다크히어로에 대한 언급이 있었네요.
  • 잠뿌리 2018/09/14 13:32 #

    IMDB 평점이 특이하게 1탄인 본작은 바닥을 기는데 2탄이 평점이 높았습니다.
  • 포스21 2018/09/12 14:16 # 답글

    괴작으로 명성이 자자한 그영화군요.
  • 잠뿌리 2018/09/14 13:32 #

    여러가지로 괴랄한 점이 많아 괴작이었지요.
  • 로그온티어 2018/09/12 17:30 # 답글

    주인공 배우가 헤이터라서 궁금하긴 했는데...
  • 잠뿌리 2018/09/14 13:32 #

    주인공 배우 안습인 게 후속편인 가이버 다크 히어로에서는 다른 배우가 교체되지요.
  • 무명병사 2018/09/12 19:06 # 답글

    그래도 뭐... OVA Out of Control보다는 낫더군요. 제가 볼 때는 말이죠...
  • 잠뿌리 2018/09/14 13:33 #

    워낙 괴작이라서 쌈마이한 맛은 있는 작품입니다.
  • 시몬벨 2018/09/13 00:23 # 삭제 답글

    유튜브에서 짤막한 클립 몇개만 봤는데 확실히 슈트는 잘 만들었더라구요.
    2부격인 다크히어로에는 주인공과 적대하는 가이버(원작의 리스카, 즉 가이버2 역할)도 나오는것 같던데
  • 잠뿌리 2018/09/14 13:33 #

    슈트 디자인도 괜찮고, 가이버로 변신하는 씬도 괜찮았습니다.
  • 먹통XKim 2018/09/15 19:58 # 답글

    데이비드 게일이라면 좀비오에서 그 변태 교수 아니었나요?
    브레인이나 신지노르에서도 비슷한 악역 이미지였던 배우였는데 54세 한 창 나이로 죽었기에 아쉽더군요
  • 잠뿌리 2018/09/15 20:11 #

    네. 맞습니다. 좀비오의 머리 좀비 교수님이죠. 이 작품이 생전에 마지막으 찍은 유작이었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2821032
6216
9118259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