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독의 변신 (Transformations.1988) 2019년 전격 Z급 영화




1988년에 제이 카멘 감독이 만든 SF 호러 영화. 원제는 트랜스포메이션즈. 국내 비디오판 제목은 ‘셔독의 변신’. 셔독은 작중 주인공의 이름이다. (풀네임은 ‘울프갱 셔독’이다)

내용은 혼자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항해하던 ‘울프갱 셔독’이 어느날 밤 잠에 들었다가 미녀로 변신한 우주의 악마 ‘서큐버스’와 동침하는 악몽을 꾼 뒤 일어나 보니 우주선이 전기자력의 영향으로 고장이 나서 인근의 헤파스토스 행성에 불시착하고 사고의 여파로 혼수 상태에 빠졌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깨어났는데.. 헤파스토스 행성은 죄수들이 노역을 하는 광산 식민지였고 기계가 작동 중에는 누구도 행성을 떠날 수 없어서 고립된 가운데. 셔독의 몸에 이상이 생겨 흉측한 변형이 일어나고 성격까지 뒤바뀌어 여자들을 범하게 된 상황에, 죄수들이 그를 이용해 탈출을 계획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표면적으로 SF 호러 영화지만 자세히 보면 SF와 오컬트를 접목시켰다.

우주, 행성 등의 배경은 SF물인데 뜬금없이 서큐버스가 나오고. 행성 내에 있는 기지 안에는 성당이 있어서 신부가 거주하고 있다. (복장을 보면 현대의 성당 신부보다는 중세의 성당 신부 같은 느낌을 준다)

주인공 셔독이 잠자리를 가진 게 서큐버스이고.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게 악마가 육신을 점령하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며, 신부가 악마의 존재를 파악하고선 참된 사랑만이 악마를 물리칠 수 있다고 조언해주는 거 보면 악마 오컬트가 따로 없다.

근데 사실 서큐버스가 캐스팅 네임이 서큐버스라고 적힌 것뿐이지. 그 실체는 오컬트물의 악마보다는 SF물의 외계인을 연상시키고, 셔독 역시 육체가 악마에게 완전히 점령 당해 변이를 마친 최종 변신 폼이 인간과 곤충을 섞은 모습의 외계인으로 변해서 특수 분장을 보면 또 영락없는 SF 영화다.

SF물을 찍고 싶은 건지, 아니면 오컬트물을 찍고 싶은 건지. 좀 장르적으로 오락가락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스토리의 개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거다.

우주 항해를 하는데 뜬금없이 서큐버스가 나오더니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 어떤 암시도, 복선도 없이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왜 그렇게 된 건지 설명도. 떡밥 회수도 없이 그냥 끝난다.

아니, 그냥 끝나면 오히려 낫지. 끝이 이상하게 나버려서 스토리 자체가 개판이 됐다.

일단, 주인공은 셔독이고. 악마에게 육체가 침식되면서 변이가 일어나고 정신이 이상해져서 기지 내 술집에서 여자들 꼬셔서 범하고, 변이 증상을 옮기는 패악을 저지르는데.. 그게 잊을 만 하면 뜨문뜨문 나오는 이벤트로 묘사하고. 본편 스토리에서는 셔독이 아닌 광산 식민지의 죄수들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주객전도됐다.

셔독이 우주 항해 경험이 있어서 죄수들이 셔독에게 우주선 조종을 맡기려고 탈출 계획에 포함시켰다는 접점이 있긴 한데.. 그게 사실 셔독이 악마에게 침식당해 변이를 일으키는 설정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서 매치가 안 된다.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게 아니라 어거지로 이어 붙인 것이다. 본작의 극 후반부 내용이이 광산 식민지 탈출 후 우주선에서 벌어지는 떼몰살 전개라서 대체 광산 식민지 설정이 왜 들어갔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셔독과 동침을 해서 육체 변이를 일으키는 식민지 내 여자들 떡밥도 회수되지 못했고, 죄수들과 남녀 주인공(셔독과 미란다)가 탈출해서 광산 식민지를 통치하는 ‘워든 케인’ 사령관과의 갈등도 제대로 해결하지 않아서 광산 식민지라는 게 단순한 배경 설정에 머무르고 있다.

캐릭터 운용도 엉망인 게 스토리 전반부 내내 죄수들에게 포커스를 맞춰 놓고선, 극 후반부의 우주선 씬에 돌입하기 무섭게. 죄수들이 무슨 액션 게임 자코 캐릭터마냥 분 단위로 셔독한테 몰살당하는 급전개가 시작되어 엔딩까지 쉬지 않고 달려간다.

엔딩은 앞서 말했듯 정말 이상하다. 작중 크리스토퍼 신부가 셔독의 육체를 점령한 악마를 몰아내기 위해서는 참된 사랑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영화가 거의 끝나갈 때쯤에 셔독의 몸이 악마에게 완전 점령당해 괴물로 변하자, 히로인인 '미란다'가 셔독으로부터 도망쳐 다니다 막다른 곳에 몰리자 화염방사기를 들고 셔독을 불로 태워 죽이고 돌아서서 눈물을 흘리자.. 잠시 후 죽은 줄 알았던 셔독이 잿빛 껍질을 벗고 멀쩡한 인간 모습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미란다와 기쁨의 재회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돼서 진짜 혼돈, 파괴, 망각 엔딩이다. (재 속에서 부활하다니 이게 무슨 피닉스인가?)

본작이 가진 유일한 의의는 영화 포스터 디자인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괴한 센스라는 것 정도다. 주인공 셔독의 몸이 여러 형태로 변이하는 모습을 그렸는데, 당연한 거지만 낚시성 그림이다.

영화 본편에서는 그렇게 다양하게 변하지 않는다. 변이 묘사가 변신 수준이 아니라 무슨 피부병 마냥 종기가 나고 짓물이 흐르다가, 탈피하듯 피부 껍질을 벗고 괴물로 변하는 것이 전부다.

결론은 비추천. 우주 배경에 오컬트 악마가 나와서 SF+오컬트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지만, 두 가지 장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고 각각 따로 놀고 있는데, 그걸 어거지로 이어 붙이면서 스토리가 개판이 났으며, 캐릭터 운용이 나쁘고, 엔딩도 막장이 따로 없어서 전반적인 완성도가 떨어지는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주인공 울프갱 셔독 배역을 맡은 배우는 70년대 미국 가수이자 영화배우인 ‘렉스 스미스’다.

덧붙여 서큐버스가 나온다고 혹할 수 있는데, 본작에 나오는 서큐버스는 오프닝 때 살짝 나오는 수준이고. 인간 폼은 알몸 미녀로 셔독과 떡방아를 찧으며 베드씬을 찍지만 몇 분 뒤 악마의 흉측한 실체를 드러내서 기대를 무너트린다.


덧글

  • 먹통XKim 2018/09/01 13:22 # 답글

    이거 비디오 가지고 있는데 보다가 ㅡ ㅡ.... 때려쳤죠...

    국내 비디오 표지 보면 SF액션물같은 느낌
  • 잠뿌리 2018/09/02 07:16 #

    죄수들이 경비병과 싸우는 씬이 있긴 한데 분량이 엄청 짧아서 액션이라고 하기 민망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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