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나 (魔法少女 俺.2018) 2019년 애니메이션




2012년에 코믹 비에서 ‘모우콘 잇초쿠센’이 연재를 시작해 2014년에 전 2권으로 완결된 동명의 만화를, 2018년에 카와사키 이츠로 감독이 전 12화 완결의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

내용은 만년 비인기 아이돌 듀엣 ‘매지컬 트윈’의 멤버인 ‘우노 사키’와 ‘미카케 사쿠요’가 마법계에서 찾아온 요정 ‘코코로짱’을 만나서 계약을 맺고 변신을 하면 남자로 성별이 바뀌는 마법 소녀(?)가 되어 ‘오레(나)’라는 가명을 스스로 짓고 TS 마법 소녀 아이돌 듀엣 ‘MAHO☆SHOUJO’을 결성하여 마법 소녀 일과 아이돌 일을 병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마법계에서 온 요정과 계약을 맺고,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연심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변신하는 설정은 마법소녀의 전형을 따르고 있지만.. 요정의 모습은 야쿠자나 양키고. 마법소녀로 변신하면 우락부락한 근육질 남자로 TS화되며, 주요 악당인 요마는 귀여운 얼굴에 근육질 남자의 몸을 가진 모습으로 나와서 마법의 힘으로 어쩌는 게 아니라 두들겨 패서 피떡으로 만들어 없애는 것 등등. 기존의 마법 소녀물이 가진 클리셰를 뒤집다 못해 초전박살내고 있다.

근데 사실 작중에 나온 클리셰 뒤집기는 그 센스가 좀 괴상해서 그렇게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야쿠자 요정과 10대 소녀가 근육남으로 변신하는 TS 마법 소녀라는 게 너무 시대를 앞서간 게 아닐까 싶다.

실제로는 그런 클리셰 뒤집기보다 작중 캐릭터들의 꼬이고 꼬인 연애 및 갈등 관계 설정이 볼만하다.

여주인공 사키는 절친이자 듀엣 파트너인 사쿠요의 오빠 모히로를 연모하는데. 사쿠요는 사키를 짝사랑하고 있고. 모히노는 사키가 TS화된 마법소녀 나를 동경하고 있어서 캐릭터 연애 관계가 엄청 꼬였다.

사키와 모히로의 연애 관계는 전혀 진전이 없는데 사쿠요는 본심 고백 후 틈만 나면 사키에게 대쉬를 하고, 나중에 나오는 마법소녀 듀엣 ‘이터널 댄저러스 프리티’의 멤버 오카와 미치루는 마법소녀 나를 짝사랑하고. 키류 루카는 미치루를 짝사랑해서 연애 노선의 혼란이 가중된다.

10대 소녀가 근육남으로 변신하면서 연애 노선이 꼬이는 과정에 일반적인 애정 관계와 BL(보이즈 러브), GL(걸즈 러브)가 엉망진창 뒤섞여 있어서 완전 혼돈, 파괴, 망각이 따로 없다.

애초에 본작 자체가 폭주 개그물이라서 남녀 불문하고 작중 캐릭터들의 연애는 전혀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고백을 통해서 캐릭터 간의 관계 설정만 나올 뿐이고. 그걸 오로지 개그로 승화시키고 있다.

개그 자체는 꽤 웃기고 재미있다. 작중의 상황도 상황이지만 캐릭터들 리액션이 워낙 좋아서 깨알 같은 웃음을 준다.

사키의 리액션이 특히 좋고, 사쿠요는 본심 고백 후 사키한테 들이대면서 쿨데레 개그를 선보이며, 그 두 사람의 매니저이자 마법 소녀물 매니아인 ‘야모 코나미’까지 셋이 번갈아가면서 웃겨준다.

요정 코코로짱, 사키의 어머니 ‘우노 사요리’, 모히로의 파트너이자 사키의 연적인 ‘효우에’도 크고 작은 역할과 반전 설정을 가지고 있어서 각자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극 후반부에 드러난 핵심 반전 설정도 좋은데. 본편 자체가 마법소녀물 클리셰 비틀기라서 그 반전을 예측하기 어려운 게 포인트고. 반전 의존도가 크지 않은 것도 장점에 속한다. (즉, 그 반전 하나를 위해 본편 스토리가 존재하는 건 아니란 점)

캐릭터 디자인도 전반적으로 준수하다. 미소녀부터 시작해 선이 가는 미청년과 근육 미남, 아줌마와 중년 야쿠자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하고 있다.

문제는 디테일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거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말 쓸데없는 곳까지 디테일하고. 그게 극 전개는 한없이 늘어지게 만든다.

그리고 다른 내용과 설정에 비해 별로 웃기지도 않은 개그를 어거지로 밀어붙여서 분위기를 짜게 식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전자의 경우, 사키와 미카케 남매의 어린 시절 때 모히로가 자작곡을 부르는 노래인데. 이게 세 사람의 추억 회상을 상징하는 곡이라서 중요한 건 알겠지만 1절만 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2절을 넘어 완창을 하는데 그 분량이 미친 듯이 길어서 사람 지치게 만든다.

후자의 경우는 개조인간 후지모토 6형제의 캐릭터와 개그다.

첫번째로 마법소녀물에 왜 개조인간이 나와서 설치는 건지 알 수가 없고. 두 번째로 조연급의 비중을 가지고 있는 것 치고는 스토리의 중심에서 떨어져 있어서 굳이 안 나와도 되는 수준인데 갑자기 튀어 나와 자기 분량을 챙기는 격이라서 캐릭터 존재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특히 5화에서 사키와 사쿠요의 수학여행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 화 전체를 후지모토 6형제가 등장해 신 고지라와 에바를 패러디한 내용을 선보이는데 원작을 모르고 보면 전혀 재미가 없고. 원작을 알고 봐도 이야기 자체가 너무 뜬금없이 튀어 나온 거라서 본편 스토리랑 너무 매치가 안 된다.

차라리 ‘멋지다! 마사루’나 ‘무적 콧털 보보보’처럼 밑도 끝도 없이 막 나가는 작품이라면 ‘아, 이거 원래 이랬지’라고 넘어갈 수 있었을 텐데. 마법소녀물 클리셰 분쇄라는 확실한 주제와 캐릭터 간의 관계 설정이 재미의 핵심 포인트라서 이해의 허들이 낮을 수가 없다.

병맛 개그물이니까 아무거나 막 나와도 돼! 이럴 수 없다는 말이다.

이 부분은 아무래도 원작 만화가 2권 완결인 걸 12화짜리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서 분량을 억지로 늘리면서 생긴 문제가 아닐까 싶다.

결론은 평작. 메인 설정이 파격적이고, 캐릭터 매력적이고, 개그도 웃기고, 극 후반부의 반전도 좋았는데.. 본편 스토리와 어울리지 않는 뜬금없는 캐릭터 인선과 극 전개를 늘어트릴 정도로 쓸데없는 디테일이 발목을 잡아서 뭐든 정도껏 해야 되는데, 정도껏 하지 못한 게 전체 완성도를 갉아먹어 아쉬운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원작은 2012년에 연재를 시작해 2014년에 전 10화=상/하권 2권 구성으로 완결됐는데. 2018년인 올해 애니메이션판 방송에 맞춰 속편 연재가 시작됐다.

덧붙여 원작이 2권 완결이라 분량이 짧은 관계로 애니메이션판에서는 오리지날 캐릭터가 다수 등장한다. 미치루, 류카, 해피짱 등. 또 다른 마법 소녀 콤비, 요정의 3인조가 거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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