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인첸티아의 저주 (Curse of Enchantia.1992) 2019년 가정용 컴퓨터 386 게임




1992년에 게임 개발사 Core Design에서 아미가, MS-DOS용으로 만든 어드벤처 게임. 한국 컴퓨터 학원 시대 때 동서게임 채널에서 정식 출간됐고, 국내 게임 잡지 ‘게임 챔프’에서 공략 기사가 실렸다.

내용은 평행우주의 인첸티아의 땅은 사악한 마녀에게 지배당하고 있었는데, 마녀가 영원한 젊음을 얻기 위한 묘약을 만들던 중. 마지막 재료가 다른 차원에서 살고 있는 남자 아이라는 것을 알고서, 1990년 현대의 지구에서 여동생 제니와 함께 야구 연습을 하던 10대 소년 ‘브래드’를 강제로 소환해 감옥에 가두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본작의 개발사인 코어 디자인은 훗날 ‘툼레이더’ 시리즈로 유명해지는 곳으로, 90년대 초에는 ‘데인저러스 릭(위험한 릭)’, ‘척 록’ 등의 아케이드 게임 등을 주로 만들다가 본작을 통해서 처음으로 어드벤처 게임을 만들었다.

본작은 ‘루카스 아츠’의 어드벤처 게임과 같은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이고, 판타지 배경의 모험이란 걸 보면 ‘시에라-온라인’의 ‘킹스 퀘스트’를 떠올리게 하는데 실제로는 루카스 아츠/시에라의 게임과 전혀 다르다.

기본적으로 손가락 모양의 마우스 커서를 이동시켜 플레이어 캐릭터인 ‘브래드’를 움직이고, 화면 상단이나 하단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해 아이콘 기반의 컨트롤바를 열어서 선택, 실행하는 방식이다.

가방 모양의 아이콘인 Inventory는 아이템창으로 현재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확인할 수 있다.

손으로 집는 모양의 아이콘인 Pickup/Take는 아이템을 집어들 때 사용한다.

손바닥을 편 모양의 아이콘인 Manipulate/Use는 Unlock(열쇠로 잠긴 문 열기), Insert(홈에 물건 집어넣기), Push/Pull(밀기/당기기), Eat/Drink(먹기/마시기), Wear(착용), Throw(던지기), Give(물건 건네기), Attach/Tie(2가지 물건을 조합) 등의 8가지 기능으로 나눠진다.

눈동자 모양의 아이콘인 Look은 주위에 있는 물건이나 포인트를 슬롯에 표시되는 그림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보통, 기존의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이라면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포인트를 선택할 때. 아이콘을 변경해 직접 클릭하는 방식인데. 본작은 캐릭터를 이동시켜 주변의 아이템이나 사물을 활성화시켜 사용 아이콘의 8가지 기능을 사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물건을 집어들 때. 마우스 포인트를 물건 집는 아이콘으로 변경하여 물건을 클릭하는 게 아니라.. 물건 근처에 캐릭터를 이동시킨 후. 사용 아이콘의 물건 집어들기 아이콘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움직여 물건을 집어든다는 말이다.

이때의 자동 행동에 앞서 제대로 된 선택을 했다면 마우스 포인트가 엄지손가락을 척 치켜드는 아이콘으로 변하고,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는 아이콘으로 변한다.

Look 아이콘은 단순히 물건/사물이 활성화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아이콘인데 항상 그걸 먼저 실행할 필요는 없다. 대충 눈짐작으로 물건 가까이 가서 바로 집어들기 아이콘을 써도 된다.

말풍선 모양의 Talk는 대화 기능인데 플레이 전체를 통틀어 딱 한 번. 절벽 구간의 바위에 적힌 문구를 보고 외칠 때 사용하는 ‘오픈 써세미’ 말고는 인사말인 HI. 구호 요청인 HELP. 단 두 개만 사용할 수 있다.

본작이 루카스 아츠, 시에라의 어드벤처 게임과 결정적으로 다른 건 텍스트를 거의 지원하지 않는 점에 있다. 즉, 게임 내에 대사나 설명이 거의 안 나온다는 말이다.

인사말이나 구호 요청을 해도 반응하는 NPC는 일부로 한정되어 있고. 인사말의 경우 사실 말이 좋아 인사말이지 NPC가 요구하는 물건의 정보를 말풍선으로 확인하는 것 정도만 나와서 텍스트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검과 방패를 든 모양의 아이콘인 Attck는 공격 기능인데. 게임 플레이 도중에 아이템을 사용해 적을 공격해야 할 상황 때 사용한다. 이게 일반적인 아이템 사용 상황과 조금 다르다.

예를 들어 노상강도에게 검을 휘두르거나, 금화가 든 자루로 로봇을 후려칠 때 등의 상황이다.

뛰어 오르는 모양의 아이콘인 Jump는 문자 그대로 뛰어 오르기다. 디딤돌을 딛고 뛰거나, 나룻배에 탈 때 사용하는 기능이다.

3.5인치 디스켓 모양의 아이콘인 Disk Function은 SAVE(저장), LOAD(불러오기), DEL(저장 데이터 삭제)를 사용할 수 있다.

레코드 모양의 아이콘인 SOUND에서는 배경 음악과 효과금의 끄기 유무를 선택할 수 있다. 배경 음악은 괜찮은 편이지만 단 1곡 밖에 없고 게임 플레이 내내 어떤 배경, 어떤 상황이든 간에 그 1곡 밖에 안 나와서 듣다 보면 좀 질리는 경향이 있다.

효과음은 꽤 다양한 편이고, 특정한 상황에서 브래드의 고함/비명 소리가 들려오는데. 이게 ‘콕텔비전’의 ‘고블린(1991)’을 연상시킨다.

게임 내 연출이 기본적으로 코믹 지향이라서 더 그렇다.

고블린 1에서는 생명력 게이지가 있어서 잘못된 선택을 하면 패널티를 받고 게이지가 다 떨어지면 게임 오버 당하는 반면. 본작은 그런 패널티가 없다.

잘못된 선택을 해도 죽지 않고 계속 진행할 수 있어서 편하다.

양피지 모양의 아이콘인 Info는 게임 내 정보 확인 기능이다. YOUR SCORE IS는 게임 플레이의 스코어. PERCENTAGE COMPLETE는 게임 플레이의 백분율 달성도다.

시에라 어드벤처 게임처럼 게임 플레이 내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을 할 때마다 스코어 점수가 올라가는 방식이고. 달성도는 0~100%의 백분율로 표시된다.

게임 진행을 하는데 꼭 할 필요는 없는 행동이, 스코어 점수를 올려 달성율 100%를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성 복도에서 보석 줍기와 동굴에서 필요한 것 이상의 돌 줍기 등을 손에 꼽을 수 있다. 아이템을 집어들 수는 있는데 사용할 곳은 없고, 어차피 다음 구간으로 넘어가면 사라지는 아이템이지만 스코어 점수를 올리려면 필요한 것이다.

게임 본편 플레이는 대사/설명 등의 텍스트가 전혀 없고 힌트가 적은 편이라서 난이도가 조금 있는 편이다.

함정이나 몬스터의 공격 등등. 트랩 같은 것에 걸리면 그와 관련된 리액션을 선보이긴 하나 생명력이 떨어지거나, 게임 오버를 당하는 건 아니다.

플레이가 끊기지 않고 계속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절벽 같은 특정 구간에서 낙석에 당해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 해당 구간 스타트 위치로 강제로 돌아가는 건 좀 번거로웠다.

전반적인 퍼즐 난이도는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닌데. 절벽에서 버튼을 순서대로 눌러 다리를 만드는 구간이 힌트가 전혀 없어서 유독 어렵다.

이후에 나오는 얼음 나라 성문 앞에서 고드름을 순서대로 만지는 구간에서는, 지나가는 펭귄 떼가 힌트로 나오는데 절벽의 다리 때는 그런 게 전혀 없어서 그렇다.

그래도 퍼즐 난이도 전체적으로 보면 불합리할 정도로 어려운 구간은 없다.

하나의 커다란 스토리를 진행하기 보다는,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특정한 아이템을 입수해 필요한 것을 모아서 마녀를 물리치는 게 기본이라서 스테이지 클리어형에 가까운 구성이라서 클리어 완료된 지역을 되돌아갈 필요는 없고. 현재 플레이하는 지역에 집중하면 되기 때문에 진행이 막히지는 않는다.

배경은 판타지이지만 주인공인 브래드가 현대 지구 출신이라 요즘 타입으로 치면 이계인인데. 제작진 말로는 ‘나니아 연대기’, ‘오즈의 마법사’, ‘눈의 여왕’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을 만큼. 동화 느낌이 강하다.

몬스터, 마법 등의 판타지적 요소가 나오긴 하나, 주인공의 출신에 맞춰 진공청소기, 소화기, 선풍기 등의 현대 문물을 사용해 마녀를 물리치는 게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부조리 개그, 슬랩스틱 코미디가 게임 전반에 쫙 깔려 있어서 게임 자체가 유머러스한 편이다. 이게 위트가 넘치거나 빵빵 터져서 큰웃음을 주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소소한 재미를 주는 아기자기한 맛은 있다.

콕텔 비전의 ‘고블린 1’을 좀 더 순화시킨 느낌이랄까. 안 그래도 텍스트 비중이 매우 적은 것과 스토리 진행보다 퍼즐 풀이 방식의 진행이 유사한 느낌을 준다.

결론은 추천작. 텍스트 비중이 거의 없이 컨트롤바의 아이콘을 사용해 진행하는 게 특이하고, 게임 곳곳에 깔린 유머가 큰웃음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소한 웃음을 주며, 힌트가 없어서 플레이 난이도가 조금 있긴 하지만 그게 클리어 불가능한 수준까지는 아니라서 무난하게 재미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개발사인 코어 디자인은 본래 ‘데인저러스 릭’, ‘척 록’ 등등. 아케이드 게임을 주로 만들다가 본작을 통해 처음으로 어드벤처 게임을 만들었다.

본작은 코어 디자인 첫 어드벤처 게임이자, CD-ROM 매체로 나온 최초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아미가판과 MS-DOS판. 단 두 종류만 나왔는데 IBM-PC판인 MS-DOS판은 뭔가 좀 묻힌 느낌이지만 아미가판은 호평을 받아서 최고의 아미가용 어드벤처 게임 중 하나로 손에 꼽히고 있다.

덧붙여 본작에 나오는 마녀는 게임 출시 전에 ‘젤로리아(Zeloria)’라고 나와서 당시 몇몇 게임 잡지에서 마녀 이름을 그렇게 표기했는데. 실제 게임이 출시된 이후에는 게임 매뉴얼에 그냥 사악한 마녀(Evil Witch)로 표기됐다.

추가로 본작의 게임 내에서 주인공 브래드는 여동생 제니와 야구 연습을 하다가 인첸티아로 소환된 것으로, 이때 여동생 제니는 모습이 나오지 않고 공을 던져주는 것으로만 나오는데, 개발사인 코어 디자인은 본작의 후속편을 기획하면서 제니에게 큰 역할을 줄 것이라고 했지만 게임 디자인과 프로그래밍에 참여한 핵심 개발자인 ‘로버트 토오네’가 회사를 떠나면서 후속편 제작이 무산됐다고 한다. (MS-DOS판의 프로그래밍은 이안 사비네, 아미가판의 프로그래밍은 로버트 토오네가 맡았다)

마지막으로 본작의 정신적 계승작은 1994년에 코어 디자인에서 만든 ‘유니버스(Universe)’다.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어드벤처 게임으로 본작 인첸티아의 저주 때 사용한 게임 시스템과 엔진을 업그레이드해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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