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레더블 2 (Incredibles 2.2018) 2018년 개봉 영화




2018년에 디즈니 픽사에서 브래드 버드 감독이 만든 3D 애니메이션. 전작 인크레더블 1(2004)으로부터 무려 14년만에 나온 후속작이다.

내용은 슈퍼 히어로 활동이 법적으로 금지된 상태에 정부 지원까지 끊겨 곤궁에 빠진 인크레더블 가족이 새로운 스폰서를 만나 엄마인 엘라스티걸 단독으로 슈퍼 히어로 활동하는 걸 생중계 방송하고, 아빠인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바이올렛, 대쉬, 잭잭 등 아이들을 돌보며 집안일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전작으로부터 14년 만에 나온 후속작이지만 작품 내 시간대는 전작의 엔딩에서 바로 이어진다.

본작의 캐릭터 비중은 엘라스티걸이 약 80%. 그 외에 나머지 가족 전부 다 합쳐서 20%의 비중 밖에 가지고 있지 않아서, 본편 스토리가 엘라스티걸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가족은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

가족들 전원이 한 자리에 모여 싸우는 건 도입부와 극 후반부인데. 도입부야 전작에서 바로 이어지는 장면이니 그렇다 치고. 극 후반부의 액션도 사실 엘라스티걸이 위기에 처하자 믿을 건 가족 밖에 없다는 식으로 급전개 시킨 것이라 가족 영화로서의 밀도가 대단히 떨어진다.

국내 영화 평론가들이 시대의 변화를 반영했다 어쨌다 드립친 게, 단순히 일 하는 아빠. 아이 보는 엄마를 역전시켜 일 하는 엄마. 아이 보는 아빠로 바꾼 부분 밖에 없다.

부부의 역할을 반전시킨 것 자체는 나쁜 것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렇게 반전은 시켰는데 부부가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 하고. 단순히 아빠는 힘들어 하기만 하고, 엄마는 일에만 집중하느라 집안일을 등한시하다가, 나중에 가서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대충 넘어가서 갈등은 있는데 그것을 심화시키지 않고 ‘이해’라는 중요한 과정을 스킵하고 넘어갔다.

문제 제기만 했지 문제 해결은 제대로 하지 않고 어영부영 넘어간 거라서 가족 드라마적인 부분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바이올렛의 사춘기 설정도 엄밀히 말하자면 사춘기보다는 썸타는 남자 아이와의 사이에서 벌어진 헤프닝에 지나지 않았고, 대시와 잭잭은 그런 갈등조차 없어서 현대의 가족이 겪는 문제를 본편 스토리에 녹였다는 것은 좀 어폐가 있다.

그리고 라스트 제다이 때도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는데 여자는 슈퍼 히어로와 빌런을 막론하고 다 유능하고 천재적인데. 남자는 무능하고 애 같고 불평불만만 해서 찌질하게 묘사하면서 서로 비교해서 대조시키는 게 본작에도 어김없이 나온다.

여자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어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 게 문제인 건 아니다. 문제는 그걸 위해서 남자 캐릭터들을 망가트리거나, 평가절하시키는 게 문제다. 주도적인 여자 주인공 소환을 위해 남자들을 제물로 바치는 느낌이랄까.

라스트 제다이에서 레이, 레아, 홀도를 띄워주기 위해 핀, 포, 루크를 찌질이로 만든 것과 같다.

같은 해에 앞서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2018)’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앤트맨과 와스프에서는 와스프가 여주인공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데 앤트맨과 다른 동료들 역시 사건 해결에 크고 작은 도움을 주면서 와스프와 힘을 합쳐 환상의 팀플레이를 펼쳤던 걸 생각해 보면 인크레더블은 그런 게 결여되어 있다.

그게 어찌 보면 디즈니식 페미니즘이 가진 한계점이라고 볼 수 있다. 유리천장을 깨는 게 아니라 단지, 유리에 비치는 것만 거꾸로 반전시키는 게 끝이라면 시대의 변화가 아니라 변화의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캐릭터 문제를 떠나서 봐도 본편 스토리가 지나치게 루즈하게 흘러간다.

슈퍼 히어로 활동이 법적으로 금지된 세계관이라서 작중 인물의 행동에 제한을 주기 때문에 답답하고, 육아 스트레스 묘사에 너무 집중해서 보는 사람을 탈력시키게 만든다. 이게 과연 디즈니 픽사 작품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늘어진다.

엄마는 일하고 아빠는 애를 보며 집안일을 함으로써 가족들을 서로 떨어트려 놓았는데 그 단절의 시간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길어서 슈퍼 히어로 가족이란 설정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을 뿐더러, 가족으로서의 시너지 효과도 일으키지 못했다.

엘라스티 걸이 활약하는 동안에 가족을 완전히 잊고, 가족과의 연결 고리를 제거해서. 집 안과 집 밖의 일이 교차하는 게 아니라 둘 다 완전 따로 놀고 있다.

단적으로 엘라스티 걸이 활약하는 것만 그대로 놓고 가족 파트는 빼도 본편 스토리 진행하는데 상관이 없을 정도다.

가족 영화인데 가족을 분리시킨 시점에서 치명적인 에러가 발생한 것이다.

‘초능력 가족 대활약!’이란 설정을 잊어버리고, 우리 엄마는 슈퍼 우먼! 여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엘라스티걸 단독 주연 영화란 관점에서 보면 몰입해서 볼 수도 있겠으나. 초능력 가족 대활약이 본작의 아이덴티티였기에 따로 떨어져서 볼 수가 없다.

차라리 ‘인크레더블 2’ 타이틀로 나올 게 아니라 ‘엘라스티걸’ 타이틀 달고 스핀오프작으로 나왔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결론은 비추천. 일 하는 엄마와 애 보는 아빠란 부부의 역할 반전만 시켰을 뿐, 서로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결국 유리천장을 깨지 못해 시대의 변화를 가장한 시대의 눈속임으로 디즈니식 페미니즘의 한계를 보여준 제 2의 라스트 제다이 같은 작품으로, 성별 문제를 떠나서 봐도 작중 인물의 행동에 제한을 주는 배경 설정과 육아 스트레스 묘사로 스토리 전개가 너무 루즈하고, 가족 영화가 가족을 분리시키고 가족 구성원의 활약과 팀플레이를 소흘히 해서 초능력 가족 대활약을 기대한 것과 너무나 다른 결과물이 나와서 14년 동안 기다린 보람이 없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에는 쿠키 영상이 없다. 다만, 1차 엔딩 스텝롤 때 엘라스티걸, 프로즌, 미스터 인크레더블 주제가가 메들리로 흘러 나와서 들을 만 하고. 2차 엔딩 스텝롤이 다 올라간 다음에는 언더마이너의 굴착기가 조막만하게 나와서 화면을 슥 지나가는 씬이 짧게 나온다.

덧붙여 본작 시작 전에 나오는 단편 애니메이션 ‘Bao’는 중국계 캐나다 가족이 나와서 ‘빈 둥지 증후군’을 앓는 어머니가 빚은 만두가 살아 움직여서 아이처럼 키우는 내용으로 어머니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덧글

  • 오오 2018/07/18 15:46 # 답글

    1편에 비해 통쾌함이 너무 떨어졌죠. 하긴 1편이 너무 잘 나온 것도 있지만...주제가들은 추천
  • 잠뿌리 2018/07/20 13:34 #

    전작 만한 속편이 없다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메들리 주제가만 좋았죠.
  • 고자라니 2018/07/19 00:01 # 삭제 답글

    아아 디즈니...계속 말아먹나요
  • 잠뿌리 2018/07/20 13:35 #

    프렌차이즈 명줄 끊는 게 디즈니 브랜드 특성이 된 것 같습니다.
  • ㅇㅇ 2018/07/19 09:55 # 삭제 답글

    시대를 반영한다면 부모 둘 다 사축으로 살아야 하는데 말이죠..
  • 잠뿌리 2018/07/20 13:35 #

    한국판이었으면 맞벌이 부부가 나왔을 것 같습니다.
  • 2018/07/21 16:4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7/24 21:1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핑크 코끼리 2018/12/12 10:34 # 답글

    아.. 평이 안좋군요...
  • 잠뿌리 2018/12/13 00:00 #

    저는 별로였는데 재밌다는 사람도 있어서 작품 자체가 호불호가 좀 갈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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