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뱀파이어 (Vampariah.2016) 2018년 개봉 영화




2016년에 미국, 필리핀 합작으로 매트 아바야 감독이 만든 뱀파이어 영화. 한국에서는 2018년에 개봉했다. 제목만 보면 무슨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를 연상시키지만 실제로는 전혀 관련이 없는, 한국 한정 낚시 제목이고 원제는 '뱀파리아'다.

내용은 부모님을 흡혈귀 종족 아스왕에게 잃은 ‘마할’이 어둠의 괴물을 ‘언데드’라 부르면서 토벌해 온 사냥꾼으로 성장하여 ‘뱀피나이’란 이름의 아스왕을 만났다가, 자신이 아스왕과 인간 사이에 태어난 반인반요라는 출생의 비밀을 알고. 사냥꾼의 우두머리인 ‘미셀’에게 배신자로 찍혀서 사냥 당할 위기에 처하자 뱀피나이와 힘을 합쳐 진정한 적을 찾아내 물리치는 이야기다.

아스왕(Aswang)은 필리핀의 민간전승에 나오는 흡혈 괴물로, 낮에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밤이 되면 등에 박쥐 날개가 돋아나고 신체가 분리되어 하체는 땅에 남고, 상체는 하늘을 날아다니며 임산부를 습격해 배에 혀를 꽂아 태아와 양수를 빨아먹으며, 필리핀 남서부에 있는 팔라완 섬에 출몰한다고 전해진다.

이게 현대에 와서는 UMA(미확인 동물)로 분류되어 원숭이 같은 상체와 등에 날개를 기르고, 날카로운 손톱과 발톱을 가진 괴물이라는 목격담이 전해지고 있어 민간전승의 흡혈귀와는 다른 반인반수의 괴수가 됐다. (미국의 모스맨, 영국의 아울맨 같은 케이스다)

본작에서는 UMA보다 민간전승을 베이스로 하여 흡혈귀 종족으로 묘사되는데. 임산부와 태아를 노리는 전승과 달리 일반인을 타겟으로 삼고, 길쭉한 혀로 신체를 관통시킨 후 내장의 피를 마시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 일반인이란 것도 사실 여자는 한 명도 안 죽고 남자만 죽는데. 작중 핵심적인 갈등 요소 중 하나가 미국판 코피노 문제라서 그렇다.

즉, 미국인이 필리핀 여자와 동침해서 아기가 태어났지만 책임을 지지 않고 본국으로 귀환하는 문제로 이걸 여주인공 마할의 반인반요 설정의 기원으로 삼고 있다.

순혈 아스왕인 뱀피아나도 그런 갈등 요소를 가지고 있어서 남자를 불신해서 남자를 주요 타겟으로 삼아서 사냥하는 동기가 되기도 했고, 그 때문에 마할과 레즈비언 커플이 되는 전개로 이어진다.

여주인공인 마할은 사냥꾼 중에 엘리트로 손꼽긴 하지만 총이나 칼은 장비만 하지 자주 사용하지는 않고, 작중 액션이 지나치게 평범해서 스타일리쉬 액션이나 특공 액션과는 좀 거리가 먼 관계로 사냥꾼 이미지가 부각되지는 않는다.

다른 사냥꾼 동료들은 주술적 능력이 전혀 없는데 마할 혼자 죽은 자의 혼령을 볼 수 있고, 부적과 불자를 무기로 쓰며 강시를 권속처럼 부리는데다가, 반인반요로서 혓바닥 공격도 가능해서 능력 자체는 출중한 것으로 나온다.

애초에 사냥꾼 자체가 좀 애매하게 나온다.

배경의 문명 수준이 특수 고글과 손목시계 등으로 버추얼 스크린, 홀로그램 등을 구현해서 보고 전투형 드론을 띄워서 조종하는 근미래인데, 사냥꾼의 기본 장비는 일반적인 총화기와 나이프 정도 밖에 없고 나레이션을 통해 은으로 만들어 언데드에게 잘 먹힌다는 대사로 퉁-치고 넘어가는 수준이라서 오컬트 밀도가 떨어진다.

유령, 강시, 좀비, 필리핀산 흡혈귀가 나와도 디테일이 떨어지지 밀도가 올라갈 수 없다. 의욕은 있는데 실력이 따라주지 못하는 느낌이다.

근본적으로 사냥꾼이 하는 일이 언데드 사냥인데. 여주인공이 반인반요라서 언데드랑 힘을 합쳐 한 때 동료였던 사냥꾼에 맞서 싸우는 전개라서 요괴 퇴치 느낌이 완전 실종되는 바람에 사냥꾼이 가진 클래스적인 부분의 개성이 사라졌다. 무늬만 언데드 사냥꾼이란 말이다.

사실 마할보다 더 눈에 띄는 건 아스왕인 뱀피아나다.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라기보다는, 아스왕 묘사 자체가 특이하다. 아스왕의 요괴 폼이 상체와 하체가 분리된 상태에서 상체만 박쥐 날개로 빠르게 날아다니며 싸우는 스타일이라 본작의 액션을 담당하고 있다.

본래 전승에서의 이미지로는 상체가 내장이 달린 채 날아다니는 것으로 그려지지만 본작에선 내장이 없이 깔끔하게 분리된 상태라서 일본 도시 괴담의 ‘테케테케’의 날개 달린 버전 같은 느낌이다.

드론과의 공중 추격전, 같은 아스왕과의 비행 일기토, 지원 요청, 기습/급강하 서포트 공격, 공주님 안기로 안아 들어 비행하는 것 등등. 본작의 진 주인공급 활약을 펼친다.

여주인공의 파트너이자 운명의 안내자이며, 연인이 되기까지 하니 비중이 매우 높다.

특수효과는 CG를 많이 쓰는데 그 평균 퀼리티가 낮고 연출도 다소 유치해서 전반적인 비주얼이 허접한 편이다.

이 작품을 보다가 인내 내성 굴림에 실패해 더 이상 못보겠다고 외치며 떨어져 나간다면 십중팔구 허접한 비주얼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손발이 오그라들던 게 ‘인형사(퍼펫 마스터)’인데 사냥꾼 조직에서 은밀하게 좀비 연구를 하는 좀비술사로, 은발 머리에 깃 세운 하얀 롱코트 입고서 음약 연주자처럼 손짓하면 빛이 번쩍거리면서 좀비들을 조종하는 중2병스러운 캐릭터라서 뭔가 일본 B급 영화에 나올 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최종 보스 뒤에 흑막이 따로 있는데 끝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고, 마할이 반인반요란 비밀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언데드를 퇴치하는 사냥꾼 일을 계속 해서 노골적으로 후속작을 염두해 둔 결말이라, 스토리의 완결성은 떨어지지만.. 엔딩 자체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서 뒷맛이 개운하다.

결론은 미묘. 요괴 사냥꾼이 반인반요라는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뒤 적과 아군의 관계가 뒤바뀌는 스토리는 나쁘지 않지만, CG 의존도가 큰 것에 비해 평균 퀼리티는 떨어지고 연출이 유치하며 액션도 형편없는 수준이라 비주얼이 허접해 작품의 만듦새가 좋다고는 할 수 없으나, 필리핀 민간전승의 흡혈귀 아스왕 설정과 묘사 자체는 신선한 구석이 있고. 작중 아스왕 캐릭터의 대활약은 볼만한 편이라서 그 나름대로의 개성과 볼거리가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포스터는 완전 낚시다. 제목, 홍보 문구는 둘째치고 포스터에 나오는 여자는 본작의 주인공이 아니며, 본편 자체에 출현하지 않는 배우다. 본작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인물을 집어넣은 것이다. (일본 AV 표지 사기급이라고 해야 하나)

덧붙여 히로인(?)인 뱀피나이의 이름은 뱀파이어(Vampire)에서 따온 것 같지만, 실제 이름의 영문 스펠링이 Bampinay라서 전혀 다르다.


덧글

  • 시몬 2018/07/05 00:39 # 삭제 답글

    어릴적 본 요괴사전에서 아스왕을 막기 위해 집 주변에 높이가 높고 가지가 많은 나무를 심고 아스왕의 내장이 나뭇가지에 걸리도록 해서 집안에 못 들어오게 막았다는 얘기가 생각납니다. 그나저나 장기자랑하며 날아다니는 흡혈귀라니 지금생각해도 참 그로테스크하네요.
  • 잠뿌리 2018/07/05 09:11 #

    그게 괴기랜드에 나온 베난가란이죠. 책에는 그런 이름으로 쓰여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이름이고 관련 영화도 나왔습니다. 근데 그쪽은 머리만 있고 머리 아래 내장을 줄줄 단 채로 날아다니는데 비해 아스왕은 상체가 날아다니는 거라 그나마 비주얼이 더 노멀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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