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델: 어둠의 기사 (Rendel.2017) 2017년 개봉 영화




2017년에 제시 하자 감독이 만든 핀란드산 슈퍼 히어로 영화. 핀란드 최초의 슈퍼 히어로 영화를 표방하고 있다.

내용은 신탁 회사의 재정 담당자 ‘라모’가 NH 25 백신을 만든 발라 화학 회사의 재정 지원을 거절했다가 보복을 당해 직장을 잃고. 발라 화학의 사업 서류 정리 일을 맡아서 했다가 NH 25 백신의 부작용에 관한 파일을 본 뒤, 발라 화학 회장 ‘에롤라’의 아들 ‘로티카’에게 아내와 딸을 살해 당하고 본인도 못 박힌 야구 배트에 두들겨 맞아 의식을 잃었다가, 정체불명의 여인 ‘말라’를 만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가면을 쓴 슈퍼 히어로 렌델이 되어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다.

본작은 평범한 남자가 악당들의 손에 가족을 잃고 복수심에 불타올라 악당들을 응징하는 슈퍼 히어로가 된 이야기인데 부제인 ‘어둠의 기사’와 타이틀 표지가 뭔가 배트맨 다크 나이트를 연상시켜서 배트맨 같은 스타일의 슈퍼 히어로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아니다.

악당에게 가족을 잃고 복수귀가 된 것과 악당을 가차없이 죽이는 것 등을 보면 오히려 마블의 ‘퍼니셔’에 가깝고, 마스크 디자인은 ‘스폰’을 연상시킨다.

작중 렌델은 초능력은 전혀 없다. 특수 장비를 갖추었거나 재벌인 것도 아니고, 특별한 무술을 배우거나, 전투 훈련을 받은 것도 아니다. 총은커녕 방탄조끼조차 입지 않았다. 그냥 가면 쓰고 바이크 자켓 뒤집어 쓴 게 전부다. (초능력, 장비가 없는 것뿐만이 아니라 대사도 없다!)

주로 악당들을 기습해서 맨주먹으로 때려잡고, 가끔 각목이나 삐루 같은 걸 사용해서 슈퍼 히어로 같은 느낌은 거의 안 난다.

마스크가 얼굴에 타르를 발라서 굳힌 걸 끌로 깎아내서 모양을 낸 것으로 약간의 방탄 효과가 있고, 자아분열로 가상의 사이드킥을 만든 것을 제외하면 슈퍼 히어로로서의 설정이라고 할 게 마땅히 없다.

파워 밸런스도 그리 좋지 않은데 악당들이 너무 멍청하고 약해서 슈퍼 파워도, 장비도, 기술도 없는 렌델한테 탈탈 털리고. 중반부에 존나 가오 잡고 나오는 라덱 특공대도 대원 두어 명이 렌델을 고전시키지만 곧바로 역습 당하고 나머지 멤버는 손 하나 까딱하지 못한 채 털리다 못해 전원 몰살당해서 박진감도, 긴장감도 없다.

렌델의 원수인 로티카도 악당 보스의 철부지 아들로 항상 현장에 한 발 늦게 도착해 렌델한테 털려서 아버지한테 꾸중 듣고. 전면전을 벌일 때는 안전한 곳에서 지켜보기만 하다가 마지막에 가서 렌델한테 쓰러져서 아치 에너미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여기자 같은 경우도 포지션만 보면 렌델과 썸을 타거나, 도움을 주는 조력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지만 본편 스토리에서 서로 엮이는 씬이 극 후반부에 딱 한 번 나오고. 분량도 굉장히 짧은데다가, 여기자가 위험에 처한 걸 렌델이 도와주고. 악당들과 싸우다가 상처 입은 렌델을 여기자가 짧은 시간 돌봐준 게 전부라서 캐릭터 간의 케미를 이룰 시간조차 없다.

본편 스토리 같은 경우, 렌델이 악당을 때려잡는 현실의 이야기와 렌델의 과거 이야기를 교차 편집으로 집어넣었는데. 과거와 현재를 딱 분리해놓은 게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에 우겨 넣어서 편집이 좋지 않다.

쉽게 말하자면 현재의 이야기가 나왔다가 과거의 이야기가 나오고 다시 현재의 이야기가 나오고 또 과거의 이야기가 나오고. 이런 식이다.

이게 왜 문제냐면 과거 회상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고, 또 과거 회상 이야기를 하느라 현재의 이야기가 맥이 뚝뚝 끊겨서 그렇다.

갈등의 근본인 NH 25 백신의 부작용도 단순히 과거 회상 때만 언급되고, 렌델이 악당들 때려잡는 현실에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아서 설정 자체가 좀 붕 떠 있는 것 같다.

악당들 자체가 화학 회사 관계자보다는 뒷골목 갱에 가까운 이미지고. 백신 매매보다 마약 밀매와 뒷돈 거래 등을 해서 왜 굳이 백신 설정이 들어간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작중 렌델의 복수는 분명히 끝났지만 사건의 흑막은 따로 있는데 끝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고, 렌델의 계속 히어로 활동을 한다는 내레이션을 통해 대놓고 후속작을 암시해서 이야기가 깔끔하게 끝나지 않았다.

결론은 비추천. 핀란드 최초의 슈퍼 히어로 영화란 점에 역사적 의의는 있겠지만, 슈퍼 히어로 주인공이 아무런 능력, 특징, 개성도 갖추지 못했고 단순히 악당들에게 가족을 잃고 복수한다는 진부한 설정만 가지고 있는데다가, 과거 회상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고 그걸 현실과 교차 편집해서 극 진행이 매끄럽지 못해서 재미와 완성도가 떨어지는 물론이고 개성도 없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주요 배경이 밤 시간이라서 내용이나 분위기뿐만이 아니라 화면 자체가 어두운데, 영화 대부분을 오후 6시가 지난 일몰 후에 촬영을 해서 그렇다고 한다.

덧붙여 시리즈화 계획이 있는 작품으로 2018년 5월 12일에 칸느 영화제에서 후속작 제작이 발표됐다.


덧글

  • 로그온티어 2018/06/22 23:45 # 답글

    세상에 워낙 영웅물들이 넘쳐나다 보니 ...;;
  • 잠뿌리 2018/07/01 11:59 #

    그 영웅들 사이에서도 눈에 띌 만한 개성이 필요한데 본작은 그런 요소가 전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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