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스토리 (A Ghost Story.2017) 2017년 개봉 영화




2017년에 데이빗 로워리 감독이 만든 감성 판타지 영화.

내용은 미국 텍사스 주 달라스에서 작곡가 C와 그의 연인 M이 교외의 작고 낡은 집에서 살다가 한밤중에 피아노에서 쾅-소리가 들리는 등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자, M은 이사를 원하고 C가 반대해서 다투다가 C가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나고 M이 혼자 남게 되었는데, C가 영안실에서 일어나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유령이 되어 M과 함께 살던 집으로 돌아와 그녀를 지켜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타이틀 그대로 유령 이야기이고, 주인공은 유령이 된 M으로 하얀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눈구멍만 2개 뚫어놓은 모습이 서양 유령의 전형이다.

하지만 유령을 소재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호러 요소는 전혀 없고, 장르적으로 판타지 감성 로맨스를 표방하고 있다.

본작이 표방하는 감성 판타지라는 게, 유령이 되어서도 사랑하는 이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사랑하는 이가 떠난다고 해도 언제까지고 계속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 내용이라서 그렇다.

철저하게 유령의 시점으로 보되 인간과 직접적으로 엮이지 않는다. 사람은 끝까지 유령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유령은 지켜보고 기다리는 자로서의 포지션을 명확히 지켜서 애수를 자아낸다.

근데 사실 이게 유령과 사람의 슬픈 로맨스라기보다는, 슬픈 이별 이야기에 가까워서 로맨스로 보기는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제리 주커 감독의 ‘사랑과 영혼(1990)’처럼 죽은 남편의 유령과 살아 있는 아내의 영혼이 재회하는 것도 아니고, 아내는 사별한 남편을 잊고 새출발을 했는데 남편은 유령이 되어 아내와의 기억을 간직한 채 혼자 기다리는 전개라서, 부부의 로맨스보다는 오히려 옆집 유령과 조우하는 이야기가 더 애틋하게 다가올 정도다.

생전에 사랑하는 이와 함께 살던 집을 떠나지 못하고 유령이 되어 그 자리에 머무르면서 자기가 누군지도 잊어버렸는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며 집에 붙어 있고. 결국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상실과 함께 사라지는 게 감성을 자극한다.

오컬트의 관점에서 보자면, 보통 유령물하면 특수효과를 사용해서 과장하고 투명한 부유령으로 묘사하는 반면. 본작에서는 그냥 보자기 뒤집어 쓴 모습으로 나와서 특수효과나 특수분장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령 이미지의 날 것 그대로를 표현하고 있어 흥미롭다.

주인공 유령 분장이 보자기 값밖에 안 든 것은 분장 쪽에 있어 저예산의 신기원으로 볼만 하다.

유령이 계속 집에 남아 있는데 멀쩡했던 집이 사람들이 떠나서 흉가가 되고. 재개발에 들어가 헐려서 건물이 들어서는 것과 유령이 빡쳐서 집안 가구를 뒤집어엎어 폴터가이스트 현상을 일으키는 것 등의 묘사가 인상적이다.

집에 유령이 나오고, 흉가가 되는 과정을 액면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지박령, 흉가, 폴터가이스트 등의 태그만 보면 흔한 것들이지만 그걸 유령의 시점으로 보니 신선하게 다가온다.

보통, 인간과 유령의 사랑 이야기라면 산 자가 죽은 자를 그리워하고 잊지 못하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본작은 반대로 죽은 자가 산 자를 잊지 못해 이승을 맴도는 것이라서 발상의 전환을 이루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본편 스토리가 기본적으로 지켜보고, 기다리는 것의 반복이라서 그 감성에 빠져들면 몰입해서 볼 수 있지만. 반대로 그런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지루하고 재미없게 보일 수도 있다.

극 전개가 상당히 빠르고 집안 거실을 돌아다니는 것으로 순식간에 세월이 흘러 장면 전환하는 게 감각적이긴 하나, 주인공이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게 아니라 지켜보고 기다리는 것으로 내용이 진행되는 스토리 구조상 개연성이 떨어지는 내용이 속출해서 다소 뜬금없는 장면이 좀 나온다.

그 절정을 이루는 게 극 후반부의 시간여행인데 미래 시대에서 갑자기 19세기 서부 개척 시대로 되돌아갔다가, 21세기 현재로 돌아오는 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감성에 의존하고, 감성에 호소하고 있기 때문에 스토리의 완성도를 버린 듯한 느낌을 준다.

결말도 깔끔하게 잘 끝나는 게 아니라 애매모호하게 끝나서 감독이 자기 딴에는 생각할 거리를 안겨 주는 결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보는 관객은 저게 대체 뭔 소리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할 수도 있다.

결론은 추천작. 감성 판타지를 표방하는 만큼 감성의 의존도가 크고 지나치게 감성에 호소하느라 짜임새와 개연성 부분에서 스토리의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는 문제가 있고. 그 감성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은 지루하게 보일 수 있어서 재미적인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릴 만 하지만.. 저예산 고효율의 가성비 높은 유령 분장과 일체의 과장과 사람과의 연관 없이 유령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와 죽은 자의 산자에 대한 그리움이란 발상의 전환이 신선하게 다가와서 한번쯤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1.133:1의 종횡비로 촬영된 작품이다.

덧붙여 본작 주요 배경인 M, C 부부의 집은 재개발로 헐릴 예정이었던 곳이라서 촬영 장소를 공짜로 제공 받았고, 1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했는데 19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어 히트를 쳤다.

추가로 상업적인 성공만 거둔 게 아니라 비평 쪽으로도 호평을 받았고 다양한 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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