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초인(中國超人.1975) SF 영화




1975년에 홍콩의 쇼 브라더스에서 ‘화산’ 감독이 만든 SF 특촬물. 영제는 ‘슈퍼 인프라맨(The Super Inframan)’. 홍콩 최초의 슈퍼 히어로 영화를 표방하고 있다.

내용은 2015년 미래 시대 때, 빙하 제국의 빙하마주가 천만년의 잠에서 깨어나 괴수들을 동원하여 홍콩의 주요 도시를 파괴하고, 우주 과학 연구소의 류영덕 교수가 10년 동안 준비한 BDX 프로젝트를 완료하여 비밀 실험실에서 고위급 장교 ‘뢰마’에게 개조시술을 하여 생체 공학 슈퍼 히어로 ‘중국초인’으로 만들어 빙하 제국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작중의 시대 배경은 2015년 미래인데 이게 2018년인 지금 보면 ‘저게 무슨 미래야?’라고 실소할 수 있겠지만, 이 작품이 1975년에 나왔기 때문에 40년 후인 2015년은 충분히 미래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백 투 더 퓨처 2(1989)’도 미래 시대 배경이 2015년이었다는 걸 생각해 보자)

본작은 홍콩 최초의 슈퍼 히어로물로 알려져 있는데 순수 홍콩 기술로 만든 것은 아니고. 일본에 여러 가지 지원을 받았다.

실제 작중에 일본 특촬물인 ‘울트라 세븐(1967)’과 ‘마이크로맨(1971)’의 음악이 사용됐고, 중국초인과 빙하 제국의 괴수들 코스츔은 가면 라이더, 고질라 등등 토에이의 특촬물 코스츔을 만들어 온 ‘에키스 프로덕션’에서 제공했다.

작중 뢰마가 변신하는 ‘중국초인’은 ‘변! 초인!’이란 대사를 외치며 변신하는데, 가면 라이더 같은 개조인간형 초인이라 보통 인간의 몸에 특수 혈청을 주입하고 전기 장치를 연결해 전기 자극을 주면서 신체 내부에 기계가 들어가는 묘사가 나온다. (물리적 시술이 아니라 전자 시술이다)

생긴 건 울트라맨+가면 라이더인데. 정확히 어떤 느낌이냐면 울트라맨이 가면 라이더 헬멧 뒤집어 쓴 느낌이다. 입과 턱의 하관은 울트라맨인데 눈은 가면 라이더의 올록볼록한 곤충 같은 눈이고, 반원형 헬멧과 슈츠를 착용하고 있다.

쿵푸를 사용하는 ‘쿵푸 히어로’라는 슬로건도 있는데. 무슨 특별한 권법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치고-막고-치고의 반복과 기회가 될 때마다 붙잡아서 던지고, 유도의 배대뒤치기를 자주 사용해서 쿵푸 느낌은 좀 약하다.

다만, 여기서 치고-막고-친다의 반복이라는 게 일반적인 가드가 아니라. 상대의 공격을 하면 팔을 휘둘러 받아내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가드/회피와 좀 다른 권각술 교환인데 이게 옛날 홍콩 무협 영화의 액션 스타일이라서 나름대로 쿵푸에 충실한 거다.

주요 무장인 ‘분화탄’은 갈비뼈 밑에 장착한 다트형 미사일. ‘태양갑’은 양손을 L자로 교차시켜 빔을 발사하는 것인데 ‘울트라맨’의 ‘스패시움 광선’과 똑같고, ‘추혼퇴’는 전방으로 점프해 발끝에서 불꽃을 분사하며 꽂히는 플라잉 킥 필살기. ‘섬전권’은 마징가 Z 같은 로켓 펀치형 장비, ‘사광도’는 섬전권을 앞으로 뻗어서 쏘는 반원형 커터 광선, ‘뢰전광’은 섬전권으로 사용하는 태양갑의 강화 기술이다.

울트라맨처럼 거대화 능력도 있으며, 레이더 조준망으로 표시되는 특수 시야로 적의 약점을 파악하거나 숨겨진 것을 발견하고. 태양열로 무한한 에너지를 얻으며, 불, 전기, 충격을 무효화하는 내성까지 갖추고 있어 완전무결한 것처럼 보이지만.. 얼음에 약한 약점이 있고. 공교롭게도 적이 빙하 제국이라 얼음 속성에 강하기 때문에 파워 밸런스를 맞췄다.

괴수와 일 대 일 구도로 싸우기 보다는, 괴수와 빙하 제국의 졸개들이 동시에 출몰해 난전을 벌이다가 괴수를 해치우는 전개로 이어져서 전대 특촬물 느낌도 살짝 난다.

중국 초인이 막강하긴 하나, 그렇다고 혼자서 다 해먹는 게 아니고. 우주 과학 연구소 대원들이 단체로 지원을 나와서 함께 싸워주면서 난전의 규모가 크고. 빙하 제국의 괴수 자체도 1편짜리 영화인 것 치고는 무슨 1쿨짜리 TV판 규모로 잔뜩 나와서 볼륨이 크다. 피아를 막론하고 머릿수로 승부하는 게 일본 특촬물과 다른 점이라고 볼 수도 있다.

악당들에게 세뇌 당한 동료의 민폐, 악당들에게 납치 당한 교수와 교수 가족들, 악당들이 개조 인간 설계도를 훔쳐가는 것 등등. 극 전개는 진부하고 TV판 특촬물의 에피소드를 서너 개 정도 이어 붙인 느낌이라서 스토리 자체는 그저 그렇지만, 앞서 말한 중국 초인과 우주 과학 연구소 대원들의 활약이 꽤 볼만하다.

개조 시술 때 몸 안에 기계가 깃드는 걸 실제 사진 위에 그림을 오려 붙인 거나, 세뇌 당할 때 실사도 아니고 그냥 연필 그림 같은 걸 집어넣고. 전기 충격 받을 때 이펙트를 찌릿찌릿하는 그림 효과를 삽입한 것과 우주 과학 연구소 내부/빙하 제국 내부 배경 및 소품, 디자인 등이 지금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되게 유치해보일 수도 있는데. 이 작품이 70년대 특촬 영화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70년대 특촬물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괜찮은 수준이다. 홍콩 최초의 슈퍼 히어로 영화라는 타이틀에 부끄럽지 않고, 고전 영화로서 대우해 줄 만하다. 이걸 영구 영화 드립치면서 유치하다고 까는 좀 심한 거다.

결론은 추천작. 기본적으로 가면 라이더+울트라맨의 믹스로 일본 특촬물의 아류로 출발했지만, 그 두 가지 특성을 가진 초인으로서 활약하는 걸 부각시켜서 존재감이 크고. 동료들의 지원과 난전으로 시작하는 액션이 생각보다 작품 볼륨이 크고 볼거리도 풍부해서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주인공 뢰마/중국 초인 배역을 맡은 배우는 쇼 브라더스표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자주 나오던 ‘이수현’이다. 국내에서는 이소룡 전기 영화에서 ‘이소룡’을 연기한 것과 ‘첩혈쌍웅(1989)’의 리 경위 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덧붙여 본작은 DVD, 블루레이판도 나오고 피규어도 판매됐으나, 영화로서 시리즈화되지 못하고 딱 이 한 작품만 나왔다.

추가로 본작은 홍콩 최초의 슈퍼 히어로 영화이자, 쇼 브라더스 최초로 스토리 보드를 사용한 작품이고 홍콩 영화 최초로 열기구로 홍보를 해서 여러 가지 역사적 의의를 가지고 있다.


덧글

  • 사부로 2018/06/17 23:48 # 답글

    국딩 4학년 때 전혀 기대 안하고 빌려왔는데 의외의 개꿀잼작이었습니다. 거대전투에 맨몸액션에 집단전에... 값비싼건 없지만 먹을만한 과자가 여러개 들어간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죠.
  • 잠뿌리 2018/06/21 22:27 #

    울트라맨, 가면 라이더를 섞었지만 두 작품의 특징을 다 갖추고 있고 새로운 것까지 더해서 볼거리가 풍부했던 작품입니다.
  • 2018/06/18 11:0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6/21 22:2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먹통XKim 2018/06/18 20:14 # 답글

    영화평론가 로저 이버트가 제법 좋았다라고 호평했다더군요
  • 잠뿌리 2018/06/21 22:30 #

    호평 받을 만한 작품입니다. 완성도가 아주 높지는 않아도 본작 만의 확실한 매력이 있어서 고전 영화 대우해 줄만 하죠.
  • 시몬 2018/06/19 07:01 # 삭제 답글

    중국의 초인답게 새빨간 색이군요.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 잠뿌리 2018/06/21 22:32 #

    홍콩 영화지만 이름이 중국 초인이라 중국기를 연상시키는 빨간색이죠.
  • 잠본이 2018/06/21 00:55 # 답글

    보통 연구소 직원 하면 엑스트라로 희생당하는게 많은데 여기서는 다들 무술유단자에 바이크타고 떼거리로 몰려가 괴인을 다구리하는 중국스러운 활약을 보여주었죠. 어떤 의미에선 쥔공보다 더 인상깊은 양반들...
    주인공 개조할때 잠깐 나오는 설계도는 가면라이더 슈퍼-1에서 가져온 듯 하더군요.
  • 잠뿌리 2018/06/21 22:33 #

    연구소 직원들이 초반에는 괴인한테 털려도 중반부부터 후반부까지 제몫을 다하며 활약하는 게 본작의 특성이 됐죠. 일본 특촬물인 가면 라이더, 울트라맨과 큰 차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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