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속강시(極速彊屍.2001) 2019년 전격 Z급 영화




2001년에 당위성 감독이 만든 홍콩산 뱀파이어 영화. 원제는 극속강시. 영제는 ‘더 뱀파이어 컴뱃’.

내용은 우주에서 그랜드 크로스 현상이 일어날 때 지구에 재앙이 발생한다는 예언이 있어서, 중국에서 두선술을 익힌 ‘마오룽’이 스스로 흡혈귀가 되어 제자 ‘야오투’의 아내 ‘피우흥’을 제물로 삼아 영생을 얻어 어둠의 제왕이 되려고 하자, 야오투가 사제들을 데리고 쳐들어가 마오룽을 퇴치하지만.. 그 과정에서 피우흥이 죽음을 당하고. 마오룽이 60년 뒤에 부활할 것이라 예고를 한 뒤 부활에 필요한 비급이 두쪽으로 나뉘어져 하나는 마오룽의 부하인 ‘우치’. 다른 하나는 야오투가 가진 상황에, 수십 년의 시간이 흘러 피우흥이 환생하여 영능력 탐정 ‘토니’가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줄거리가 되게 거창하고 복잡한데 사실 내용 자체는 단순하다. 제자들이 흡혈귀 마왕이 된 스승을 퇴치. 스승은 60년 후 부활을 예고한 상태고, 그 과정에 죽은 히로인이 갓난아기로 환생해서 60년이 지나 부활의 예언이 실현될 때쯤의 현실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근데 이게 도입부만 보면 부활을 예고한 흡혈귀 마왕과의 싸움이 주를 이룰 것 같지만, 그건 진짜 곁다리에 지나지 않고 메인 스토리는 환생한 히로인과 60년 동안 도술로 젊음을 유지해 온 주인공. 그리고 그 두 사람 사이에 끼어 삼각관계를 이루는 부주인공의 러브 스토리다.

정확히는, 환생한 히로인이 자꾸 전생의 연인인 주인공의 꿈을 꾸게 되고. 부주인공을 만나서 도움을 받던 중. 진짜 주인공을 재회하여 연인으로 재결합했는데.. 그 과정에서 주인공의 사제들이 흡혈귀 마왕의 부하에게 떼죽음을 당하고. 히로인이 인질이 되어 결국 비급까지 빼앗겨 흡혈귀 마왕이 부활하는 전개로 이어진다.

말이 좋아 러브 스토리지, 달달함이나 애절함 같은 건 전혀 없다. 전생의 기억을 이벤트 하나로 순식간에 되찾고 다시 연인이 되었다가 위기를 맞는 전개라서 러브 스토리로서의 밀도를 높일 기회를 싹 날려 버렸다.

그럼 액션물로서 밀도가 높냐고 묻는다면 전혀 아니라고 답할 수 있다.

야오투 일행은 도입부에서는 칼을 주로 사용하며 마오룽을 추종하는 흡혈귀들을 때려잡지만, 본작의 액션 씬이 그 도입부의 흡혈귀 양민학살이 전부라고 할 만큼 액션 분량이 매우 적다.

칼 맞은 흡혈귀가 검은 해골이 되어 사라지는 연출은 스티브 노링턴 감독의 ‘블레이드 1(1998)’ 열화판이다.

블레이드 1 도입부의 나이트 클럽 액션 씬 때 블레이드가 사용한 칼날 부메랑을, 본작에서는 칼날 수리검으로 따라 했는데. 작품 전체를 통틀어 딱 한번만 나온다.

작중 끝판 대장인 마오룽과의 대결도 도입부와 극 후반부에 걸쳐 2번 나오는 게 순식간에 결판이 나서 제대로 된 결투로 보기 어려울 정도다.

기본적으로 마오룽이 야오투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데 이게 60년 전에 봉인 당할 때와 60년 후 부활했을 때 둘 다 똑같이 방심한 결과. 야오투한테 재봉인 당하는 것이라 허접함의 끝을 보여준다.

극 전개도 지루하고 재미없다. 히로인이 전생의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이 우치와 우치의 부하한테 죄다 죽어 나가기만 해서 그렇다.

야오투의 사제들이 60년 후 마오룽의 부활을 대비해서 젊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던 거라, 죽으면 한 번에 나이를 먹어 노인의 시체로 변하긴 하는데.. 애네들 진짜 대비한 게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아무런 활약도, 사건 해결에 기여도 하지 못한 채 그냥 나오기 무섭게 죽기만 해서 캐릭터 운영이 폭망 수준이다.

60년 후의 인물인 부주인공은 영능력 탐정이란 설정만 거창하지, 실제로는 권총을 기본 장비한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없고. 그 권총도 법력이 없는 일반 권총이라 폼만 잡지 작품 내내 제대로 쓰지도 못한다.

거기다 설정은 탐정인데 사건 현장에 항상 한발 늦게 도착해서 죽을 사람 다 죽고 시체 확인하는 것만 나와서 무능력하다.

진짜 피아를 막론하고 최종 보스까지 전부 다 허접하게 묘사하면서 밑도 끝도 없이 전생과 현생을 넘나드는 사랑 드립치니 총체적 난국이다.

설상가상으로 주인공x히로인x부주인공의 삼각관계 종지부를 찍는 게, 부주인공이 실은 주인공의 여사제가 환생한 것이라.. 주인공이 부주인공에게 히로인을 부탁하고 본인은 마오룽과 동귀어진하는 결말이 나와서 막장 설정의 끝을 보여준다. (전생의 내 여사제가 남자로 환생해서 현생의 내 여친과 썸 타면서 나랑 삼각관계를 이룬다니 대체 이 무슨..)

애초에 본작은 강시 영화로 보기도 좀 어렵다. 강시는 아예 나오지 않고, 강시의 특성도 없다. 흡혈귀 마왕인 마오룽이 사람 피를 빨긴 하지만, 사지 멀쩡하게 다 움직이고. 그의 부하들은 피를 빠는 게 아니라 인육을 먹는 좀비처럼 나와서 영락없는 뱀파이어다.

강시가 중국산 흡혈귀라서 본작도 강시 영화로 분류한 게 아닐까 싶은데, 아무리 그래도 이건 강시다운 설정이나 소품이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아서 관객 기만 수준이다.

결론은 비추천. 하고 싶은 건 전생과 현생을 넘나드는 뱀파이어 액션+러브 스토리 같은데 액션 분량이 굉장히 짧고 연출이 유치하며, 러브 스토리의 밀도가 낮은데다가, 캐릭터가 피아를 막론하고 다 허접하게 묘사돼서 캐릭터 운영이 최악인 상황에 스토리는 지루하고 제목만 강시지, 설정과 소품에 강시스러움이 전혀 없어서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정말 아무런 장점도 찾아볼 수 없는 졸작이다.

이 작품에 유일한 의의가 있다면 일부 배우 캐스팅이 낯이 익는다는 것 정도 밖에 없다. 히로인 피우흥 배역을 배우는 91년 미스 홍콩 2위 출신 주가령, 우치 배역을 맡은 배우는 90년대 홍콩 영화에서 악역으로 자주 나온 ‘예성’, 부주인공 토니 배역을 맡은 배우는 소오강호(96) 때 영호충을 연기했던 ‘여송현’, 토니의 친구 탐정으로 나오는 배우는 90년대 홍콩 영화에서 마르고 어벙한 조연/단역으로 자주 나온 ‘태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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