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과 뱀파이어 (Maciste contro il vampiro.1961) 판타지 영화




1961년에 세르지오 코부치, 자코모 젠틸오모 감독이 만든 이탈리아산 판타지 액션 영화. 원제는 Maciste contro il vampiro. 영제는 골리앗과 뱀파이어(Goliath and the Vampires)다.

내용은 해적들이 마을을 습격해 사람들을 죽이고 살마나크로 젊은 여자들을 납치해갔는데 그중에 마시스테(골리앗)의 연인인 구자가 있어서, 마시스테가 꼬마 ‘치로’와 함께 꼬마 치로와 함께 구자를 구하러 살마나크에 갔다가 그곳의 통치자인 술탄에게는 실권이 없고. 흡혈귀 ‘코브랙’이 어둠의 지배자로서 암약하고 있어서, 블루맨의 지도자인 ‘쿠르티크’와 힘을 합쳐 코브랙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본작의 주인공은 타이틀에 표기된 ‘마시스테’인데 이게 1910년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이탈리아 영화에 등장한 영웅적 인물상으로, 괴력을 소유한 근육질의 영웅이다.

‘마시스테’란 이름 자체는 이탈리아에 한정되어 있고, 해외로 수출되면 헤라클레스, 골리앗, 삼손 등의 유명한 력사(力士)들 이름으로 대체됐다.

탄생이나 힘의 기원 같은 건 드러나지 않고, 근육빵빵한 영웅이 괴력을 발휘해 대활약하는 액션 활극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동일한 세계관이나 시리즈물로서 스토리가 이어지지는 않은, 독립적인 스토리에서 주인공만 돌려쓰는 격이라서 ‘스타 시스템’이라고 볼 수도 있다.

본편 이야기로 넘어가서 전반적인 스토리의 완성도는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타이틀만 보면 마시스테와 뱀파이어의 대결이 메인 스토리인 것 같은데, 문제는 그 뱀파이어의 출현 분량이 작중 끝판왕 포지션인 것에 비해 굉장히 적다는 것이다.

거기다 사실 흡혈 장면도 나오지 않고, 갑옷 차림으로 붉은 연기와 함께 환영처럼 잠깐잠깐 나와서 사람 목을 조르거나 할퀴어서 죽이기만 해서 이게 무슨 뱀파이어라는 건지 모르겠다.

마시스테와 코브랙의 일 대 일 대결이 이루어지는 건 영화 거의 끝날 때쯤의 클라이막스 씬인데. 이 액션 씬의 분량이 달랑 2분밖에 안 되는데다가, 코브랙이 마시스테로 변신해서 진짜 마시스테와 가짜 마시스테가 육탄전을 벌이는 것이라 사전에 관련 정보를 모르고 그 부분만 보면 뱀파이어인 줄도 모를 정도다.

가짜 마시스테의 정체가 드러난 순간 밝혀지는 코브랙의 맨얼굴이 해골을 연상시키는 뱀파이어 얼굴이기는 한데. 분장이 얼굴에 한정되어 있고 정체 드러난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순살 당해서 뱀파이어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코브랙의 부하인 악당 여자 간부 아스트라가 막판에 개심하는 것도 되게 뜬금없고, 마시스테의 사이드 킥은 꼬마 지로는 정말 어린 아이라서 여행에 동행하는 게 좀 억지스러운데 사망전대에 합류하기까지 해서 피아를 막론하고 캐릭터 운영이 이상하다.

캐릭터 복색과 배경도 통일성이 없다.

주인공 마시스테는 웃통 벗고 가죽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는 근육 빵빵 바바리안 같은 영웅인데, 주요 배경인 살마나크는 통치자 이름이 술탄이란 걸 보면 알 수 있듯 아라비아 풍이고, 크루티크가 지휘하는 블루맨들은 중세 서양식 헬멧/체인메일/망토 차림을 하고 나오는데다가, 크루티크의 은신처와 블루맨의 본거지에는 비약 제조를 위한 실험실이 갖춰져 있는데 시험관 같은 게 잔뜩 있어서 SF 느낌마저 난다.

물론 판타지 영화라고 퉁-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디테일이 떨어지는 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근데 그렇다고 본작이 졸작이라고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주인공 마시스테가 괴력의 영웅이란 컨셉을 충분히 살려 작중에서 괴력무쌍을 펼치는 게 꽤 볼만하다.

주먹으로 쳐 날리고, 붙잡으면 내던지거나 바닥에 내리 꽂고. 커다란 테이블이나 발판, 짐수레 등을 들어 던지는가 하면 기둥을 뽑아다가 몽둥이처럼 휘두르거나, 스스로 수갑을 끊고 맨손으로 철문을 파괴하고. 감옥 쇠창살을 휘어 버리는 것 등등. 엄청 강력하게 묘사된다.

무기도 검이나 도끼 같은 바바리안풍의 무기를 쓰는 게 아니라. 양손에 쇠사슬을 들고 무슨 쌍검 쓰듯 휘두르니 임팩트가 크다.

그런 마시스테를 제압하기 위해 악당들이 그를 거대한 쇠종에 가두어 놓고, 바깥에서 종을 두드려 음파 공격을 가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결론은 평작. 본편 스토리 구성이 부실하고 캐릭터 운용이 좋지 않으며, VS 뱀파이어라는 메인 소재가 무색하게 뱀파이어물의 특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데다가, 소품의 디테일이 떨어져서 지금 현재 관점에서 보면 영화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좀 떨어지지만, 주인공 마시스테 배역을 맡은 배우의 육체미와 괴력의 영웅 주인공이 대활약하는 액션 씬이 호쾌해서 볼만한 구석이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을 보면 ‘코난 더 바바리안’의 아류작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영화 기준으로는 본작이 코난 더 바바리안보다 수십년 먼저 나왔고. 오히려 그쪽에 영감을 주었다고 알려져 있다.

덧붙여 본작에서 마시스테 배역을 맡은 배우는 6피트 3인치(약 191cm)의 큰 키에 보디빌더급 근육질의 몸을 가져 타잔 영화판에서 11번째 타잔으로 캐스팅됐던 미국인 배우 ‘고든 스콧’이다. 미국에서 1955년부터 1960년까지 5년 동안 타잔 시리즈에 타잔으로 출현했고, 이탈리아로 이주한 뒤 처음 찍은 게 본작이다. 본작 이후로 이탈리아산 마시스테 시리즈 및 그리스 로마 시대 배경의 판타지 영화에 주인공으로 많이 나왔다.


덧글

  • 2018/06/01 17:5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6/02 09:5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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