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바이 더 세미터리 (The House by the Cemetery.1981) 좀비 영화




1981년에 루치오 풀치 감독이 만든 이태리산 호러 영화.

내용은 미국 뉴욕에서 노만 보일이 학계 동료인 패터슨 박사가 어떤 연구를 하다가 자살을 해서, 학계로부터 그의 연구를 이어 받고 그가 살던 집에 사는 대신 50만 달러를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아내인 수잔 보일, 어린 아들 밥 보일과 함께 이사를 갔다가 미스테리한 일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시티 오브 리빙 데드’, ‘비욘드’와 함께 루치오 풀치 감독의 ‘지옥의 문’ 3부작 중 마지막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지옥의 문 3부작이 사실 시리즈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고, 작중에 나오는 마을이나 집 어딘가에 있는 봉인된 문을 열거나 그 비밀을 파헤치다가, 좀비나 악귀가 쏟아져 나와 뗴몰살 당하는 공통점이 있다.

본작의 제목 뜻이 ‘공동묘지의 집/무덤 위에 지은 집’이라서 그것만 하우스 호러물인 것 같은데. 실제로는 좀 복합적이다.

장르적으로는 하우스 호러+슬래셔+좀비물이고, 소재적으로는 아미티빌 하우스+샤이닝+프랑켄슈타인을 뒤섞었다.

패터슨 박사가 연구하던 게 그가 살다가 죽은 집의 본래 주인이었던 ‘프리드슈타인’ 박사의 영생 연구로 아이들을 납치해 실험 재료로 쓰다가 연구의 부작용으로 좀비가 되어 사람의 살과 피를 먹어 혈액 세포를 끝없이 복구시켜 영원히 살아가는 것이라 집에 찾아 온 사람들을 몰살시키는 게 주된 내용이다.

프리드슈타인 박사의 외모는 얼굴이 녹아내리고 구더기가 득실거려서 영락없는 좀비로 묘사되는데, 작중 살인 수법이 식칼, 면도칼 등의 흉기로 사람을 참살해서 슬래셔 무비 살인마 같이 나오는가 하면, 영생을 위한 생명 과학 연구와 매드 사이언티스트, 이름이 슈타인으로 끝나는 걸 보면 프랑켄슈타인의 특성도 있다. (거기다 아내 이름이 ‘메리’라서 프랑켄슈타인의 원작자 ‘메리 셀리’를 오마쥬한 게 아닌가 싶다)

소재만 놓고 보면 그럴 듯하지만 실제로는 스토리 구성이 좀 부실하다.

줄거리대로라면 패터슨 박사의 연구를 이어 받아 프리드슈타인의 비밀을 파헤쳐야 하는데, 그 부분은 그냥 패터슨 박사의 연구 자료로 남은 카세트 테이프를 재생하는 것으로 퉁-치고 넘어가고. 그 전까지 무덤 위에 집을 지었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단서를 주지 않는다.

사건의 진상을 차츰차츰 밝히는 게 아니라, 영문을 알 수 없는 떡밥을 마구 투척해서 스토리를 난해하게 만든다.

묘지 위에 지어진 집->지하실 문이 열리자 좀비 살인마가 튀어나옴->사람들이 죽어나감->거기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음.

본편 스토리 내용 자체는 이렇게 이해할 수 있는데, 프리드슈타인의 아내에 의해 구금되어 있는 의문의 소녀 메리가 수시로 등장하고. 밥에게 위험을 경고한다거나, 수상한 행동을 하던 베이비 시터 앤이 실은 무고한 희생자로 나오는 것 등등. 떡밥을 던져도 이상한 걸 자꾸 던져서 혼란스럽다.

이건 기승전결을 따질 문제가 아니라 육하원칙을 따질 문제에 가깝다. 보다 쉽게 말하자면 개연성이 없다는 거다. 부분적으로 없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없다.

설상가상으로 엔딩도 되게 뜬금없는데, 밥이 지하실에서 탈출하나 싶더니 갑자기 웬 이상한 방으로 넘어가 메리로부터 메이와 밥 덕분에 프리드슈타인의 연구가 비로소 완성됐다면서 아이들 손잡고 어딘가로 떠나는 내용으로 끝나서 마지막까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근데 그 알 수 없는 것들 보다, 본작의 진 주인공 포지션인 밥의 답답한 행동이 보는 사람들을 답답하게 만든다.

정확히는 하지 말라는 거 존나 하고, 이미 위험한 게 검증된 지하실에 자꾸 기웃거리고 혼자 내려가서 위험을 자처하기 때문에 극 전개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욕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아, 씨바. 진짜 하지 말라면 하지마루요! 라고 육성으로 사자후 터질 뻔 했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게 본작이 가진 공포 포인트의 핵심 요소가 됐다. 아무런 능력도 없고 너무나 약해서 보호 받아야 할 존재인 꼬마가 호랑이굴에 발을 디딘 상황이라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 정점을 찍는 게 극 후반부에서 밥도 프리드슈타인의 직접 타겟이 된 직후부터다. 밥이 지하실에 갇혀 문을 두들기고 있는데 노만이 아들 구하러 와서 화생용 도끼로 문 쪼갤 때 밥이 문에 근접해 있어서 때 아닌 위기에 처하는 씬은 상당히 괜찮았다.

밥은 어린 아이라서 헐리웃 영화였다면 봐주겠지만, 본작은 이태리 영화에서는 그런 게 없어서 진 주인공 포지션이라고 죽지만 않았지 막판에 가서 엄청 고생한다.

이태리 호러, 루치오 풀치. 이 2가지 태그만 봐도 고어 수위가 높을 것 같은데. 사실 본작은 바디 카운트도 적은 편이고 데드 씬 중에 고어한 장면이 직접적으로 나오는 건 3개 정도 밖에 없어서 오히려 지옥의 문 3부작 중에서 가장 수위가 낮다.

주의할 점은 어디까지나 루치오 풀치 감독의 다른 작품에 비교하면 그렇다는 것이지. 일반적인 호러 영화보다는 당연히 고어 수위가 높다. 괜히 루치오 풀치 감독표 호러 영화가 아니란 말이다.

결론은 평작. 어디선가 본 것들을 짜깁기한 구성이 독창성은 없지만, 그런 것 치고는 현대판 프랑켄슈타인 소재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본편 스토리에 개연성이 너무 떨어지고, 고어 수위도 감독의 다른 작품보다 좀 떨어지는 편이라서 지옥의 문 3부작 중에 가장 별로다. 그나마 극 후반부에 주인공 꼬마가 생고생하면서 몰아치는 전개 덕분에 간신히 평타는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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