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옥려인 (鬼屋丽人.1970)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1970년에 쇼 브라더스에서 주욱강 감독이 만든 귀신 영화.

내용은 글만 읽는 귀공자인 ‘양우주’가 숙부의 간계로 본래 살던 집에서 쫓겨나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빚 때문에 거리로 내몰리자 폐가로 알려진 ‘소란집’에 갔다가, 다친 노모를 모시고 먼저 폐가에 들어와 살던 ‘안루운’을 만나 인연을 맺어 부부가 되어 함께 살던 중, 마을 유지 시 대인이 안루운에게 눈독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청나라 시대의 작가 포송령이 집필한 기담집 ‘요재지이’에 수록된 단편 소설 ‘서치(书痴)’를 원작으로 삼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서치는 책벌레라는 뜻으로 독서만 하면서 세상일에 어두운 사람을 말한다.

줄거리만 보면 양우주와 안루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약간 다르다. 본편 내용은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보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안루운의 복수극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스토리 전반부는 양우주와 안루운이 부부가 되어 사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귀신인 줄 알았는데 실은 인간이었고 그것에 대한 해프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후반부는 마을 유지 시대인이 흉계를 꾸며 안루운을 데리고 와서 NTR을 시도했다가, 시대인의 본처와 첩이 질투를 해서 안루운에게 독약을 먹여 외모를 흉측하게 만들어버려 죽음에 이르게 하고. 안루운이 귀신이 되어 시대인 일가를 몰살시키는 이야기다.

작중 양우주가 안루운이 보이지 않다 당황해하고 그리워하는 씬의 배우 연기가 애잔하기는 한데.. 문제는 양우주가 안루운을 찾아서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루운은 독약에 중독되어 흉측해진 외모 때문에 집 근처에 가서도 남편에게 다가가지 못한 채 먼 발치에서 바라보다 목숨을 끊으니 비극적인 것 이전에 극 전개가 너무 답답하다.

명색이 남녀 주인공 캐릭터인데 남자 주인공이 하는 일이 별로 없고 히로인과 제대로 된 케미를 이루지 못한다는 게 멜로물로서 좀 치명적인 문제다. (멜로 이외에 다른 장르로 봐도 문제라면 문제지만)

게다가 안루운이 귀신이 되어 복수전을 펼칠 때 양우주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아예 스토리에서 이탈해 안루운의 복수극만 계속 나와서 뭔가 좀 캐릭터 사이의 접점이 없다.

복수극 내용 자체는 오리지날은 아니고. 일본의 ‘도카이도 요츠야 괴담’을 각색한 느낌이다. 독약을 먹고 머리가 빠지고 얼굴 피부가 문드러지는 흉측한 외모가 된 뒤, 자신의 모습을 보고 절망에 빠져 죽었다가 귀신이 되어 복수하는 것이 요츠야 괴담과 같다.

다만, 요츠야 괴담의 오이와처럼 얼굴의 반쪽이 녹아내린 게 아니고. 뺨 정도만 문드러진 것으로 나와 비주얼이 고어하지는 않다.

시대인 앞에 환영처럼 나타나, 칼을 들고 반격하려는 그로 하여금 자신의 첩을 직접 죽게 만드는 것 까지는 일본 고전 괴담 풍인데, 그 뒤에 이어진 전개가 좀 상상을 불허하는 전개다.

죽은 첩의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와 본처의 몸에 빙의하여 시대인을 원망하고 칼 들고 죽이려 쫓아갔다가, 뜬금없이 시대인과 모의한 양우주의 숙부를 죽이고. 그 이후, 시대인의 본처와 첩, 그리고 안루운 등 3명이 귀신으로 나타나 시대인을 죽이는 이야기로 하이라이트씬을 장식해서 뭔가 좀 이상하다.

보통 이런 종류의 귀신 복수극은 원귀가 된 피해자가 원수를 몰살하고 끝나기 마련인데. 그 원수 중 일부가 귀신이 되어 피해자 원귀와 협력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한국 영화로 치면 딱 ‘남기남’ 감독 스타일이다.

남기남 감독의 ‘천년환생(1996)’에서 악역인 한회장이 귀신이 되어 돌아온 소영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내가 죽으면 귀신이 되어 너에게 복수할 것이다!’라는 유언을 남기고, 실제로 장례식장에서 소영이 가족들을 해치려고 하자 관에서 벌떡 일어나 진짜 귀신이 되어 소영 귀신과 싸우다가 자기는 늙어서 힘이 없으니 대신 싸워달라며 사위인 상철의 몸에 빙의합체해서 싸움을 이어가던 초전개가 떠오른다.

본작에서 유일하게 눈여겨 볼 건, 남자 주인공 양우주 역에 여자 배우를 기용한 것 정도다. ‘장미요’가 배역을 맡았고 본편 내내 남장을 하고 나오는데 남장 여자가 아니라 작중에선 진짜 남자라서 설정은 남녀 커플인데 실제로는 녀녀 커플을 이루고 있어서 꽤 이색적이었다.

결론은 미묘. 줄거리만 보면 멜로물 같은데 실제 본편 내용은 귀신의 복수극 성격이 강해서 멜로가 완전 묻혔고, 남자 주인공이 작중에 하는 일이 거의 없고 히로인의 복수에만 초점을 맞춰서 남녀 주인공의 케미를 전혀 이루지 못하는 상황에, 극 후반부의 복수극 전개 때 죽은 원수의 귀신이 아군화되는 초전개가 이해가 되지 않아 전반적인 스토리의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작중 남자 주인공 역을 남자 배우가 아닌 여자 배우로 기용한 게 이색적이라서 그거 하나만큼은 기억에 남는 영화다.


덧글

  • ... 2018/07/28 22:12 # 삭제 답글

    오늘 이영화 봤는데 말씀하신데로 원한이 맺힌 귀신한테 죽임을 당한 이들이 다시 귀신으로 부활해서
    합세하는 장면은 개어이없는 장면이었어요 영문자막이라 어설픈 영어실력으로 대충 내용을 파악하면서
    봤는데 좀더 다듬었으면 괜찮은 영화가 될수도 있었는데 좀 아쉽네요
  • 잠뿌리 2018/07/31 13:01 #

    70년대 영화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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