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식당(異世界食堂.2017) 2018년 애니메이션




2015년에 ‘이누즈카 준페이’가 집필한 동명의 라이트 노벨을, 2017년에 ‘진보 마사토’ 감독이 전 12화 완결의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

내용은 판타지 세계에서 일주일에 한 번, 토요일날 특정한 장소에 현대의 경양식 전문점 ‘양식당 네코야’의 현관 문 입구가 나타나 이세계 주민 손님들이 내방해 식도락을 즐기는 이야기다.

요 몇 년 사이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장르인 이세계물과 음식물을 합친 것으로 ‘이세계 쿠킹 판타지’를 표방하고 있는데. 현대의 음식점에 이세계 주민들이 찾아와 벌어지는 이야기가 메인 스토리라서 어떻게 보면 역차원이동 판타지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의 일본 이자캬아가 이세계로 연결되어 이세계 주민이 손님으로 내방하는 ‘이세계 선술집 노부’가 떠오른데 둘 다 라이트 노벨 원작이고 본작이 이세계 선술집 노부보다 1년 먼저 나왔다.

이세계 선술집 노부가 일본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이라서 일본 요리에 초점을 맞췄고, 이세계 주민들이 일본 요리 먹고 뿅가 죽는 일본 요리 국뽕물인 반면. 본작은 간간히 일식이 나오긴 하나 메인은 양식이라서 차별화됐고, 주인공인 점주가 이세계 주민 입맛에 맞추기 위해 현지 식재료를 조달해 연구하는 설정도 들어가 있으며, 이세계 주민 캐릭터 각자 좋아하는 음식 별명을 붙여주고 거기에 얽힌 에피소드를 본편 스토리로 다루면서 인물과 음식을 하나로 묶어 이야기를 능숙하게 풀어내 드라마적인 부분이 더 탄탄하다.

애니메이션판인 본작은 라노벨 원작 내용을 그대로 다 구현한 게 아니라, 본작 만의 각색을 통해서 캐릭터 및 배경 설정 등이 자잘하게 바뀌었다.

예를 들어 푸딩 아라모드를 좋아하는 마녀 공주 빅토리아 사마나크가 본래 원작/코믹스판에서는 공왕비인 올케의 미움을 받았지만 대신 조카들과 네코야 방문을 계기로 친해졌는데, 애니메이션판에서는 올케와 사이좋게 식사를 하고 대화도 나누는 사이로 조카들이 엑스트라가 됐다.

캐릭터 디자인은 일부 캐릭터가 코믹스판이나 소설판 삽화와 완전 다르게 그려진다. 대현자 아르토리우스와 검호 타츠고가 특히 그런 케이스인데, 둘 다 코믹스판/소설판 삽화 일러스트가 중장년층에 가깝게 묘사됐다면 애니메이션판에서는 노년층에 가깝게 변했고 외모뿐만이 아니라 복장도 바뀌었다.

다른 캐릭터들도 변경 사항이 있긴 하나, 전반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 자체는 무난한 편이다.

본편 스토리는 원작과 같은 옴니버스 스토리인데 한 화당 2명의 캐릭터/메뉴로 나누어 내용을 진행한다.

코믹스판에서는 이세계 주민이 네코야에 방문해 음식을 먹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반면. 애니메이션판에서는 해당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캐릭터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세계관을 구구절절이 늘어놓은 다음, 네코야에 가서 음식 먹는 게 나온다.

이게 좋게 보면 캐릭터 묘사의 밀도가 높은 것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캐릭터 설정, 배경 등을 스토리로 온전히 풀어낸 것이 아니라 해당 캐릭터 성우 또는 주변 인물의 나레이션으로 무슨 교과서 읽는 것처럼 설명을 쭉 늘어놓아서 옴니버스 방식인데도 불구하고 내용이 늘어진다.

소설이었다고 해도 설명문이 너무 길어서 가독성이 떨어질 텐데, 애니메이션으로 보니 더 문제가 커서 길고 긴 설명을 다 들은 다음에야 비로소 먹방 본편으로 넘어간다.

다양한 종족과 나라가 나오고, 네코야 손님들이 다들 한 가닥 하는 존재들이라서 판타지물로서의 세계관 자체는 나름대로 흥미로운 편이고 캐릭터 가진 이야기에 집중해서 캐릭터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기는 하나. 그걸 오로지 나레이션 설명만으로 다 때우고 있으니 조금 맥이 풀린다.

매 회 나레이션 설명이 들어가고, 나레이션 맡은 성우가 다 다르니 애니메이션으로선 처음 보는 방식이지만 좋지는 않다.

코믹스판은 그런 설명이 거의 없고 먹방에 집중해서 가독성이 좋고, 소설 원작조차 설명은 간략히 하고 캐릭터의 현재 이야기(식당에서 밥 먹는 거)에 집중하는데. 유독 애니메이션판에서만 설명이 너무 많다.

먹는 것도 음식 비주얼 자체는 되게 화려하고 먹음직스럽게 잘 표현되어 있지만, 작중 캐릭터가 음식을 먹고 리액션을 펼치는 것을 부각한 코믹스판과 다르게 애니메이션판에서는 그것도 그냥 캐릭터 대사로 퉁-치고 넘어간다.

먹고 나서 ‘맛있어!’라면서 미소 짓는 컷 자체는 좋지만, 먹는 순간의 리액션이 좀 심심한 편이다.

붉은 여왕의 가슴 강조부터 시작해 아렛트가 샤워할 때 세미 누드가 나오는 거나, 빅토리아가 마법의 천재란 설명을 할 때 뜬금없이 나체 씬을 집어넣는가 하면, 가간포를 리저드맨 용사라 소개하는 첫 씬에서 대뜸 탈의를 하고 근육질 몸을 강물로 씻는 걸 롱테이크로 보여주는 것 등등. 원작/코믹스판에 없던 서비스씬이 속출하는데 그게 갑자기 툭 튀어나온 수준으로 나오는 것이라 너무 부자연스러워서 안 넣은 것만 못하게 됐다.

전 12화로 완결된 1쿨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원작 소설에 나온 몇몇 캐릭터 나오지 못했다. 코믹스판하고 비교하면 캐릭터 출현이 앞당겨진 케이스도 있다.

애니메이션판이 유일하게 좋은 점이 있다면 오프닝곡/엔딩곡이 상당히 좋다는 것 정도뿐이다.

결론은 평작. 변경 사항이 있기는 해도 캐릭터 작화 자체는 무난하고 음식 묘사도 준수한 편이며, 캐릭터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세계관 설정이 꽤 디테일해서 밀도가 높아졌는데.. 매 회 들어가는 나레이션 설명이 지나치게 많고, 음식 묘사는 좋은 반면 그걸 먹는 캐릭터 리액션은 심심한데다가, 각색된 설정이 원작과 너무 달라 원작 붕괴에 가까운 경우가 몇몇 있고. 이해할 수 없는 연출들이 툭툭 튀어 나와서 장단점이 분명히 있는 작품이다.


덧글

  • dennis 2018/04/21 15:36 # 답글

    더불어 현재의 세프의 할머니가 이세계서 마왕과 사투후 넘어온 용사 처자 입니다. 남편이 살아있을때 자기가 살았던 이세계를 그리워하는 와이프를 위해 와이프의 마법으로 이세계랑 식당이 문닫는 토요일 영업을 시작한거고 현재 손자가 물려받은거죠. 원래 이세계출신이라선지 아직도 정정하다는... 웹노벨에선 가끔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 잠뿌리 2018/04/24 00:38 #

    코믹스판에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애니판에서는 거의 막화 쯤에 밝혀졌죠. 소설판은 단행본 신간에서 남편과 첫만남 이야기도 나오고, 현재의 네코야에 방문하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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