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즈 게이트 (The Hell's Gate.1989) 오컬트 영화




1989년에 움베르토 렌지 감독이 만든 이탈리아산 호러 영화. 영제는 헬즈 게이트. 원제는 지옥의 문(Le porte dell'inferno).

내용은 마우리지오, 안나, 폴, 만프레드, 닥터 존스로 구성된 연구 팀이 사람이 깊은 동굴 속에서 혼자 살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연구를 해서 마우리지오가 동굴 속에서 생활하고 나머지 팀원들이 CCTV로 그걸 관찰하다가, 산꼭대기에 있는 고대 수도원을 연구하던 나우라와 테오가 연구에 합류하게 됐는데.. 그때 동굴 안에 있던 마우리지오가 환영을 보고 패닉에 빠지고 CCTV가 고장이 나서 동료들이 구출 & 조사를 위해 동굴 안에 들어갔다가 수백 년만에 부활한 수도승 악령들에게 떼몰살 당하는 이야기다.

타이틀만 보면 지옥 소재의 영화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본작은 동굴을 배경으로 동굴 탐험가들이 겪는 호러물로 속칭 스필렁커 호러물로 분류된다.

스필렁커하면, 초약체 주인공으로 유명한 쿠소 게임 ‘스페랑카’가 먼저 떠오를 텐데 스페랑카(스필렁커)의 사전적 뜻은 ‘아마추어 동굴 탐험가’다.

본작의 메인 소재는 동굴 안에 숨겨진 고대 수도원에서 수도승 악령이 출몰해 사람을 해치는 것으로. 700년 전 7명의 검은 수도승이 7개의 지옥문을 열 것이라는 예언이 석판에 라틴어로 적혀 있어, 지옥문을 열기 위해선 7개의 희생물이 필요해 주인공 일행 7명이 떼몰살 당하는 거다.

고대 수도원은 지상 위에 있고 구덩이를 통해 동굴로 연결되는 구조라서, 메인 배경은 고대 수도원이 아니라 동굴이다.

현재 위치를 가늠할 수 없는 미로 구조에 바닥에서 연기, 벽에서는 화염, 천장에서는 흙이 쏟아져 내리고, 특정 구간에서 창살이 내려오거나, 트랩이 발동하는 것 등등. 완전 던전처럼 묘사되고 있다.

주인공 일행이 제대로 된 저항과 조사도 하지 못한 채 차례차례 죽는 게 주된 내용이라서 답답한 구석이 있다.

데드 씬도 처음에 라우라가 도끼에 찍히고, 테드가 창살에 찍혀 죽을 때만 확실하게 나오고, 그 이후로는 뭔가 과정이 없이 결과만 보여줄 때가 많아서 대충 넘어가는 느낌이 강하다.

애초에 일행 7명의 몰살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3명은 극 후반부에 가서 한 번에 몰아서 죽게 되니 데드 씬의 완급 조절에 실패한 느낌이다.

메인 악당이 되어야 할 검은 수도승들은 작중에 ‘블랙 몽크’라고 표기되는데. 검은 로브를 뒤집어 쓴 수도승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실체를 드러내는 게 클라이막스 때고. 그 전에는 딱 한 번 그림자만 살짝 보여주고, 독거미 타란툴라의 모습으로만 나와서 출현 분량이 너무 짧아서 인상이 좀 약한 편이다. 수도승 폼보다 오히려 타란툴라 폼이 더 기억에 남을 정도다.

클라이막스 때, ‘구조대원인 줄 알았는데 유감, 실은 악령들이야!’라는 반전은 감독이 나름대로 포인트라고 생각하고 넣은 것 같은데.. 악령인 걸 알아차린 게 발에 샌달 신고 있는 걸 본 것이라서 센스가 너무 구렸다.

기억에 남은 건 고어씬 2개 정도인데 도끼로 머리 찍히는 장면을 여과 없이 보여준 것과 창살 함정에 찍혔을 때 안구 적출되는 장면으로 80년대 이탈리아 호러물다웠다.

결론은 비추천. 스펠렁커 호러물로 동굴은 던전처럼 묘사해 폐쇄 공포를 유발한 것은 괜찮았지만, 주인공 일행이 무력하게 죽어나가는 전개가 답답하고, 데드 씬의 완급 조절에 실패해 몰입이 잘 되지 않으며, 검은 수도승이 거창한 설정에 비해 부실하게 묘사돼서 ‘지옥문’이란 타이틀만 요란하지 내용물은 별 볼일 없는 작품이다.


덧글

  • 먹통XKim 2018/04/13 22:25 # 답글

    그러고 보니 작년 10월인가 86세로 세상 바이바이 ㅠ ㅠ... 하셨네요 ///움베르토 렌지

    이렇게 허접도 많지만 그래도 허접치곤 볼만할 것도 많던 양반이죠

    한국 비디오를 뒤져보면 이 양반 영화 꽤 여럿 보였는데

    비슷한 경우가 헤스 프랑코. 제스 프랑코라고 알려진 그 양반도 이젠 고인이네요

    (아..생각하니 웨스 크레이븐, 조지 앤드루 로메로, 토브 후퍼까지 요 몇 해 사이에 하나둘 떠나갔군요
    지금은 사회생활에 지치고 뭐해서인지 호러물 드문드문 보는데 예전에 호러물만 10개 빌려와 며칠동안
    보던 추억이 있기에...이런 이름들이 참 ㅠ ㅠ)
  • 잠뿌리 2018/04/14 01:15 #

    왕년의 네임드 감독들이 부고 소식이 많이 들려와서 아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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