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 림: 업라이징(Pacific Rim: Uprising.2018) 2018년 개봉 영화




2018년에 스티븐 S. 드나이트 감독이 만든 퍼시픽림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전작의 감독인 ‘길예르모 델 토로’가 제작을 맡았다.

내용은 전작에서 인류가 카이주의 침략에 맞서 싸워 승리한 뒤 평화를 되찾지 십 수 년의 시간이 흐른 뒤. 전쟁 영웅 스태퍼 펜테코스트의 아들인 제이크 펜테코스트가 카이주 전쟁 때 파괴된 후 복구되지 않은 도시에서 물물교환을 하며 살아가던 중. 퇴역 예거 처리장에서 자신만의 예거인 스크래퍼를 만들던 소녀 아마라 나마니와 만난 뒤, 친가족처럼 지내는 마코 모리에 의해 레인저로 복귀해 신병들의 훈련을 맡았는데 카이주가 부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작 퍼시픽 림(2013) 리뷰할 때 한 말 같은데 본작도 스토리는 특별할 게 없다. 캐릭터 운용의 관점에서 보면 전작보다 좀 모자란 부분도 있다.

주인공 제이크는 레인저로 복귀해 신병 훈련을 맡게 됐지만, 처음에 불성실한 캐릭터로 나왔다가 나중에 정신 차린다는 설정이라 그 중간의 신병 훈련 파트가 빈약하다 못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정확히는, 훈련생의 시뮬레이션 훈련만 나오고 교관의 직접적인 지도는 아예 안 나온다.

그 때문에 여주인공 포지션으로 나온 아마라가 예거 아카데미 입소 후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가 잊을 만하면 뜨문뜨문 나오다가 막판에 가서 제이크의 파트너로서 활약한다.

아마라가 그 정도니 다른 훈련생은 말할 것도 없다. 인원수만 많지 누구 하나 튀어 나오지 못하고 각 개인별 출현 분량도 적고 비중도 작은 편이다.

극 후반부에 나오는 카이주 VS 예거 집단 전투 때는 그나마 자기 분량들을 챙기긴 하는데 그 전까지는 단역급이라서 캐릭터 운용이 좋지 않다.

아마라의 비중을 높여서 훈련생들을 부각시키던가, 아니면 제이크와 네이트 등 훈련 교관들과 훈련생의 관계에 집중했어야 됐는데 그런 부분을 너무 대충 넘어간 것 같다.

캐릭터 비중을 좀 지나치게 주인공 제이크에 올인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네이트, 아마라, 마오 등등 주요 캐릭터들이 각각 독립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제이크를 위해 존재하는 캐릭터 같은 느낌을 줘서 그렇다.

그나마 전작 스토리의 핵지뢰가 됐던 주인공 대상의 러브 스토리가 나오지 않았고, 전작에 이어 본작에서도 자기 밥값 충분히 하면서 활약하고 존재감 어필하는 박사 콤비 덕분에 스토리가 최악까지는 아니었다.

어쨌든 본작은 애초에 스토리는 버리고 로봇 비주얼만 보는 작품이라서 비주얼적인 부분에 대해서 말하자면, 일단 액션 씬은 장단점이 있다.

전작은 주로 밤에 싸운 반면. 본작은 반대로 훤한 대낮에 주로 싸우기 때문에 전작보다 알아보기 더 편하다.

예거들 취급이 험한 건 전작과 똑같아서 다 박살나는 건 같지만, 그래도 생긴 건 멀쩡한데 제대로 된 싸움 한번 해보지 못한 채 박살난 전작의 예거들에 비해 본작의 예거들은 뭔가 전대물스럽게 전원 집합해 각자 전용 무기를 휘둘러 카이주와 맞서 싸우기 때문에 최소한의 활약을 하면서 자기 존재감을 드러냈다.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을 이런 식으로 만들었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

파일럿들을 개별적으로 보면 꿔다 놓은 보릿자루 수준인데 애네들이 탑승한 예거는 나은 편이었다.

대결 구도도 예거가 같은 예거와 싸우거나, 다수의 카이저와 집단 전투를 벌이고 합체도 나오는 것 등등. 전작보다 다양해졌다.

다만, 아쉬운 건 전작의 묵직한 액션이 본작에선 완전 사라졌다는 점이다. 액션의 무게감이 없어서 너무 가볍게 휙휙 날아가서 ‘퍼시픽 림보다’는 ‘트랜스포머’ 같은 느낌으로 바뀌었고, 전작의 유조선 도법과 엘보 로켓 같은 임팩트 있는 장면이 전혀 없어서 인상이 좀 약하다.

특히 주인공 기체인 집시 어벤저는 시종일관 처 맞고, 적의 공격에 밀리기만 하다가, 칼질 몇 번 하고 손바닥에서 플라즈매 캐논 슝슝 쏘는 것 밖에 없어서 그 존재감이 전작의 주인공 기체 집시 데인저와 비교할 수가 없다.

오히려 본작에서 집시 어벤저보다 더 존재감 있고 멋있게 나오는 건 적 예거 기체인 옵시디언 퓨리다. 로봇 디자인부터 사용하는 무기와 액션까지. 모든 부분에서 집시 어벤저를 상회한다. ‘철인 28호’ 시리즈 전통의 라이벌 기체인 ‘블랙 옥스’ 같은 느낌이다.

전작의 액션에 간지 부스터를 달아준 메인 테마곡(퍼시픽 림 OST의 1번 트랙곡) 같은 명곡이 본작에는 없다는 게 아쉬운 점 중 하나다. 전작의 메인 테마 리믹스 버전을 액션 씬에 넣지 않고 정비 씬에 짤막하게 넣은 건 좀 너무했다.

스토리, 비주얼, 음악 이외에 눈에 걸리는 건 중국 코드가 심하다는 거다. 아무리 본작이 중국 자본이 들어간 영화라고 해도 과하게 들어가 있다.

중국 코드란 게 꼭 오성홍기 넣고 중화사상 전파하는 게 아니라, 작중에 나오는 캐릭터와 배경 설정에 뜬금없이 중국을 쑤셔 넣은 걸 의미한다.

‘아이언맨 3’에서 토니 스타크의 생명을 살리는 중국 의사와 아이언맨이 대뜸 중국으로 날아가 우유 광고 찍는 씬,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미래 배경이 중국이고 중국인 뮤턴트 ‘블링크’가 나오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본작에서는 드론으로 예거를 조종하는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거대 기업 CEO가 중국인이고, 주인공이 소속된 모율란 섀터돔의 사령관도 중국인이고, 예거 아카데미에서 아마라의 파일럿 파트너도 중국인이다.

카이주 부활의 원인을 제공한 게 중국 기업이지만, 이후 모율란 섀터돔을 지원하고 CEO가 직접 나서면서 카이주 격퇴에 큰 도움을 준 것도 중국이다.

세계를 이끌어 가는 것도, 세계를 위험에 빠트리는 것도, 세계를 구하는 것도 전부 중국이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국 캐릭터가 다수 나오고 세계관 내에 중국의 비중이 크다고 해도 그게 영화 본편 스토리를 망가트릴 정도는 아니라서 보는데 큰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중뽕 소리를 피할 수는 없다. (전작에서 가장 허무하게 퇴장한 중국 예거 크림슨 타이푼 때문에 한이 쌓여서 그런 걸까)

결론은 평작. 예거와 카이주의 대결 구도가 다양하고 주인공 기체 이외에 다른 기체들이 전작과 똑같이 전멸해도 최소한의 활약을 하고 존재감을 어필해 사망전대 신세는 벗어났으며, 라이벌 로봇이 멋져서 하드 캐리했지만.. 액션의 무게감이 사라지고 임팩트 있는 액션이 없는데다가 음악이 부실해 아쉬움을 남기고. 스토리는 여전히 꽝인데 캐릭터 운용까지 좋지 않은 상황에 중국 코드가 너무 강해 위화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서 단순한 액션 영화로는 평타는 치는데 시리즈물로서 보면 전작보다 못한 작품이다.


덧글

  • 포스21 2018/03/31 17:43 # 답글

    액션의 임팩트 부족과 , 음악이 전작만 못한건 확실합니다. 그리고 주인공 제이크가 너무 지나치게 나대는 바람에 작중 캐릭터 밸런스가 엉망이 된것도 잇구요. 듣자니 존 보예가 - 제이크 역 배우는 단순히 주역배우가 아니라 제작자로 참가했다네요. -_- 그래서 그렇게 된듯 합니다.

    다만 중뽕은 좀 그런게... 예거기지 위치가 중국 내에 소재한 기지라서 , 중국인이 많이 등장하는 건 어쩔수 없습니다. 만약 예거기지가 한국에 있었다면 한국인 사령관과 군인들이 등장했겠죠.
    전작은 배경이 홍콩이었죠. 다만 여사장 빼곤 대부분 그냥 단역이고 , 중국캐릭터 중에서 의미있는 활약을 한건 그 여사장한명뿐이었습니다. 주라기 월드 같은데서 인도인 사장이 등장했다고 해서 인도 뽕이 라고 하긴 좀 그렇지 않나요?
  • 잠뿌리 2018/04/04 17:55 #

    배우가 제작자까지 겸하면 좀 문제가 있죠. 아예 감독/주연 다 맡으면 몰라도. 본작에서 중뽕 느낌이 난 건 캐릭터 뿐만이 아니라 배경 설정상 중국의 영향이 커져서 그렇습니다. 물론 의미있는 역할을 한 건 여사장 정도지만, 중국 배경에 중국인 사령관, 중국인 페이크 악역, 최신 기술(드론으로 예거 조종)의 선두주자인 중국 등의 캐릭터&설정을 보면 중국 영화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렇죠. 그레이트 월 같은 느낌입니다.
  • 알트아이젠 2018/04/01 00:06 # 답글

    전작만큼의 임팩트가 부족하고 그 임팩트의 정점인 음악을 리믹스를 너무 안좋게 한 걸 제외하면, 전작과 다른 재미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 잠뿌리 2018/04/04 17:57 #

    액션이 트랜스포머스럽게 변하긴 했는데 전대물 느낌 나는 건 괜찮았습니다. 전작의 묵직한 액션은 둘째치고 메인 테마급 음악이 본작에 나오지 못한 건 많이 아쉬운 점이죠.
  • 시몬 2018/04/02 01:30 # 삭제 답글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묵직함이 줄었다고 평이 안 좋아서 내심 걱정했는데, 그렇게 크게 느껴지진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예거 특성상 세대가 올라갈수록 빠르고 민첩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1편의 묵직함을 너무 강조하는건 설정에 안 맞기도 하고...다만 막판에 중국 여사장이 직접 파일럿까지 하는 부분은 중국뽕이 아니라고 하긴 너무 노골적이더라구요. 중국이 세계를 이끌고 구한다는걸 주장하는 느낌이 아주 없진 않다고 봅니다.
  • 잠뿌리 2018/04/04 17:58 #

    중국이 세계의 위험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반대로 세계를 구하는데 일조하기도 하고, 세계를 이끌어가는 리더처럼 묘사되는 게 북치고 장구치고 다해서 중뽕 느낌이 강한 거죠.
  • 2018/04/03 16:0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4/04 17:5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미르사인 2018/04/04 23:51 # 답글

    이게 아무래도 퍼1 중국 성적이랑 중국 자본 없었다면 못 나왔을 영화라서 중뽕은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그나마 중국은 pc고 페미니즘이고 신경 안 쓰는 관계로 라제의 '그 여캐'같은 만행 없이 평범하게 비주얼 신경써주는 게 불행 중 다행
  • 잠뿌리 2018/04/07 10:04 #

    마지막 장면 보면 퍼3도 나올 거 같은데 또 얼마나 중뽕을 먹일지 모르겠네요.
  • 먹통XKim 2018/04/13 22:29 # 답글

    중뽕이라고 하지만 저는 이해도 갑니다

    과거 할리우드가 얼마나 일뽕질했던가요

    백 투 더 퓨쳐 3에서 난데없이 타임머신 차인 드롤리안이 고장난지 알겠다!
    부품이 왜놈 제품들이 아니더냐!!(1950년대)

    30년뒤 미래에는 첨단제품은 죄다 일본제품이에요!

    세상에 말도 안되는 일이?

    이런 대사부터도 저는 이거 본지 25년이 넘었거늘 그때도 일본찬양이 영 ㅡ ㅡ...
    이랬어요

    그 시절 갑자기 일본도 꺼내들어 멋진 칼이라며 일본인들의 장인정신이라고 하지 않나
    일본 갑옷을 보고 멋있다고 하지 않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도 하나같이 이랬죠

    그게 이젠 중국으로 달라진 건데

    세월이 세월이라 그런지 중뽕이 문제다 ! 빼애애액

    흠..저런 일뽕에 대해선 어떻수

    그래도 더 심하다!! 라고 하는데 그 때에도 비록 더했다고 볼 수 없다 해도


    차이가 없지 않았을까?

    베스트 키드이니 닌자 시리즈 등등....
  • 잠뿌리 2018/04/14 01:16 #

    80~90년대 때 와패니즘 영화가 절정에 달했을 시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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