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캘프(Scalps.1983) 귀신/괴담/저주 영화




1983년에 프레드 올렌 레이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국내명은 ‘원혼작전’. 프로 레슬러이자 저예산 B급 영화 다작으로 유명한 프레드 올렌 레이 감독의 초기 작품이다. (프로 레슬러 당시 링네임은 ‘프레디 발렌타인’이다)

내용은 고고학을 전공하는 DJ, 랜디, 벤 머피, 커쇼 엘러브, 루이스 랜던, 엘렌 코먼 등등. 6명의 남녀 학생들이 대학 교수와 현지 마을 주민의 경고를 무시하고 아메리카 인디언 매장지가 있는 캘리포니아의 사막에 가서 유물 발굴 작업을 하다가 몇 가지 공예품을 발견한 뒤. 랜디가 인디언 혼령인 ‘블랙 클로’에게 씌여서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는 이야기다.

타이틀 스캘프의 뜻은 ‘두피(頭皮)’. 문자 그대로 머릿가죽이다. 영어 사전에 적힌 뜻 중에 아예 과거 일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승리의 징표로 챙기던 머릿가죽이란 설명이 붙어 있을 정도다.

도시 외곽 지역으로 떠난 청춘 남녀가 고대의 악령에 씌여서 일행 중 한 명이 미쳐서 살인을 저지르면서 참극이 벌어지는 전개 자체는 샘 레이미 감독의 ‘이블 데드(1981)’ 같은 느낌을 주는데 본작은 교외의 집이 아니라 사막이 배경이라 차이가 있다. 완전 야외 촬영인 것이다.

본작의 핵심적인 내용은 고대 인디언 혼령 블랙 클로가 살아있는 사람의 몸에 씌여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고, 첫 번째 희생자를 해친 후 머릿가죽을 벗겨내는 씬이 나와서 저런 제목이 붙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 매 희생자마다 머릿가죽을 벗겨대는 건 아니고. 머릿가죽 벗기는 씬은 1번만 나오고 그 이후로는 전혀 안 나온다.

영화 러닝 타임의 약 2/3을 주인공 일행이 사막에 탐사하러 나가서 놀고먹고. 떡치고. 수다 떨고. 발굴하고. 그런 일상을 계속 보여줘서 굉장히 지루하다.

전반부 한정으로 사자탈을 머리에 쓴 사람 형상의 혼령 같은 게 나타나서 포효를 하는데, 그게 뭔지 정체가 나오지도 않고 사람 말로 하는 대사 없이 포효만 해대기 때문에 끝까지 뭔지 밝혀지지 않는다.

문자 그대로 사자탈을 머리에 쓰고 있어서 분장이 되게 조잡해서 영화의 퀼리티를 떨어트리는데 크게 일조한다.

블랙 클로 같은 경우도 혼령 상태에서는 흰자의가 뒤집힌 눈을 가진 늙은 인디언의 모습으로 얼굴만 나오다가, 사람 몸에 빙의하면 산발한 머리에 주름이 일그러진 수준으로 생긴 얼굴을 하고 흰자의를 드러낸 채로 덤벼든다. 단검, 활, 뼈 몽둥이 등 원주민 무기로 공격해 오는 게 기억에 남는다.

근데 사실 조잡한 분장보다 더 문제인 건 완급 조절에 완전히 실패해서 분위기 및 긴장감 조성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작중 인물의 동선이 굉장히 좁아서 뭔가 제대로 된 저항을 하지 못하는 데다가, 캐릭터는 6명이나 되는데 너나 할 것 없이 순식간에 죽어 나가서 몰입할 구석이 없다.

도주, 추격 요소가 일절 없고 반격 같은 것도 영화 끝나기 직전에 나오는데 그 뒤에 식상한 반전(또 다른 빙의자)가 나와서 몰살 엔딩으로 끝나서 볼거리가 너무 없다.

유일하게 괜찮은 건 영화 내적인 부분이 아니라 영화 외적인 부분인데. 영화 포스터만큼은 뭔가 좀 있어 보이게 만들었다. 인디언 혼령 블랙 클로가 간지나게 그려진 그림 포스터인데 그거 보고 기대감을 갖고 보면 뒤통수가 얼얼할 거다.

그밖에 80년대 저예산 영화에 감독의 초기작이라서 그런지 화질이 안 좋은 건 물론이고, 한참 뒤에 나오는 데드 씬 같은 걸 초반부에 전혀 상관없는 장면에 툭 튀어나와 셀프 스포일러를 하는 일이 자주 있어서 촬영/편집도 엉망진창이다.

결론은 비추천. 캘리포니아 사막을 배경으로 한 인디언 악령의 습격이란 메인 소재는 그럴 듯한데 악령에 빙의된 친구로부터 시작되는 뗴몰살 전개라는 게 이블 데드 느낌이 나서 신선함이 부족하고, 전체의 약 2/3을 쓸데 없는 장면으로 가득 채워놓아 스토리 완급 조절에 실패했으며, 아무리 80년대 저예산 영화라고 해도 촬영/편집 수준이 낮아서 작품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망작이다.

여담이지만 프레드 올렌 레이는 ‘스캘프 2: DJ의 귀환’이라는 후속작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덧붙여 똑같은 제목의 작품들이 2개 더 있다. 1987년에 나온 스캘프, 2017년에 나온 스캘프(TV 드라마)인데 서부 시대 배경의 영화/드라마라서 본작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덧글

  • 먹통XKim 2018/04/13 22:36 # 답글

    프레드 올렌 레이도 졸작 무지 많지만 의외로 볼만하던 것도 있죠..피식

    이 양반 영화 맛보슈가 이 제목으로 국내 개봉하던 추억이 있습니다..영화는 영 별로지만...
    Mob Boss가 이 제목으로 개봉;;;
  • 잠뿌리 2018/04/14 01:21 #

    다작하는 감독이라 작품 수가 엄청 많죠. 그중에 몇 개는 볼만할 게 있긴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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