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오 민 미오(Mio Min Mio.1987) 판타지 영화




1987년에 스웨덴, 소련(현재의 러시아), 노르웨이 합작으로 블라디미르 그라마티코프 감독이 만든 판타지 영화. 원제는 미오 민 미오. 영제는 ‘미오 인 더 랜드 오브 파라웨이(Mio In the Land of Faraway.1987)다.

1954년에 스웨덴의 소설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발표한 아동 도서 ‘미오, 마이 손(Mio, My Son)을 원작으로 삼아 실사 영화로 만든 것이다. 원작 소설은 1956년에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했고, 원작자인 아스트리드 린드르그렌의 첫 판타지 소설이다.

내용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실종되어 고아가 된 어린 소년 보세가 보호자인 에드나 이모와 식스틴 삼촌에게 학대를 당하고 가장 친한 친구인 벤케가 아버지와 노는 걸 부러워하던 중. 어느날 또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뒤 에드나에게 꾸중을 듣자 마음이 상해 한밤중에 집을 나섰다가 친절한 가게 주인 룬딘에게 사과 1개를 받고 우편엽서를 건네받는데, 그게 실은 파라웨이 땅으로 발송되는 것이고 사과가 황금 사과로 변한 뒤 병에 갇혀 있던 정령 지니를 풀어주어 그의 턱수염에 매달려 파라웨이 땅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줄거리가 장황한데 핵심적인 내용은 보세가 파라웨이 땅에 도착한 뒤 실종되었던 아버지를 만나면서 자신이 실은 ‘미오’란 이름의 왕자라는 사실을 듣고 현지 아이들과 친해진 후. 사악한 기사 카토와 맞서 싸울 예언의 소년으로서 왕의 정원사의 아들인 ‘줌-줌’과 아버지로부터 받은 백마 ‘미라미스’에 같이 타서 모험에 나서는 거다. (줌-줌은 영화판에선 벤케와 동일시되는데 미오가 살던 스톡홀름에서는 벤케. 파라웨이 땅에서는 줌-줌으로 나오는 거다)

두 소년이 백마 타고 사악한 기사를 물리치러 떠난다는 걸로 요약이 가능하다.

유리병 속에 갇혀 있던 정령 지니를 제외하면, 그 어떤 환상종도 안 나오고, 진짜 백마 타고 밑도 끝도 없이 이동하는 장면만 나와서 판타지보다는 로드 무비에 가까운 느낌마저 준다.

순수한 자연 배경이 아름답고 운치가 있다고 해도, 명색이 판타지 영화인데 판타지적인 설정이나 묘사가 나오지 않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유일하게 판타지 테이스트가 강한 건 초반부에 지니의 턱수염을 타고 지구를 떠나 대기권을 돌파, 우주를 넘어서 파라웨이 땅으로 향하는 씬인데. 이게 영화 개봉 당시 ‘네버엔딩 스토리(1984)’ 따라했다고 까인 부분이다. 근데 실제로 보면 환상종에 탑승해 하늘을 나는 것 이외에는 유사한 점이 없고 오히려 차이점이 많다. (애초에 하늘을 나는 사람 머리통 턱수염에 매달려 비행하는 거랑 강아지 얼굴 가진 드래곤 타고 비행하는 거는 하늘과 땅 차이가 있다고!)

현대 배경에 어머니를 여읜 어린 소년이 판타지 세계와 엮인다는 설정도 언뜻 보면 비슷할 수도 있지만, 본작의 원작인 ‘미오, 마이 손’이 1954년에 나온 걸 생각해 보면 본작이 네버엔딩 스토리보다 한참 먼저 나온 거다.

본론으로 넘어와 본작은 미오와 줌줌이 숲을 지나고, 산을 넘고, 말타고, 뗏목 타고 그러다가 한참 뒤에 카토의 부하들에게 붙잡혀 성에 갇힌 이후에야 겨우 마법 아이템을 사용하고 카토와 대결을 벌인다.

마법 아이템은 투명 망토 정도 밖에 없고, 마법에 대한 묘사가 카토가 원격으로 조정하는 마법의 구체 정도 밖에 없어서 판타지 묘사의 밀도가 대단히 떨어진다.

본편 스토리 내내 백마 타고 여행길에 오른 것에 비해, 카토와의 대결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서 클라이막스가 너무 시시하다.

애초에 주인공은 초등학생 나이의 소년이고, 악당은 195cm의 장신의 어른이니 이게 무슨 스타워즈도 아니고서야 물리적으로 제대로 된 칼싸움을 할 수가 없어서 시시한 게 당연하다.

설상가상으로 미오는 주인공 보정이라도 받아서 카토를 쓰러트리기라도 하지, 현실 세계 절친이자 판타지 세계에서도 절친인 줌-줌(벤케)는 미오의 친구라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역할도 없고 활약도 하지 못해서 완전 꿔다 놓은 보릿자루 수준이다.

사실상 미오 이외에 다른 캐릭터가 부각되는 일이 전혀 없어서 캐릭터 운용이 나쁜 편이다.

악역인 카토도 크리스토퍼 리의 캐스팅이 아까울 정도로 낭비가 심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명색이 본작의 끝판 대장인데 출현씬이 짧고 최후가 너무 허망하다.

이 작품이 현재 관점에서 보면 흥미로운 건 배우 캐스팅 밖에 없다. 드라큘라 백작, 사루만 등으로 잘 알려진 ‘크리스토퍼 리’가 악역인 카토 배역을 맡았고, 주인공 미오/보세의 친구 줌-줌/벤케 배역을 맡은 아역 배우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3부작에서 브루스 웨인 역으로 나왔던 크리스찬 베일이다.

본작은 크리스찬 베일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주인공 친구 역할이라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지만, 훗날 영화배우로서 캐리어는 비교할 수 없는 성공을 거둔다.

흥미를 떠나서 확실히 좋다고 할 만한 건 주제가인 ‘미오 마이 미오’ 정도다. 70년대 히트곡 댄싱 퀸으로 잘 알려진 스웨덴의 팝 그룹인 ABBA 멤버 ‘베니 앤더슨’, ‘비욘 울배어스’ 작곡, 스웨덴의 밴드 ‘제미니’가 공연, 소련의 유명한 교향악단 지휘관인 세르게이 ‘스키피카’의 지휘 하에 소비에트 심포니 오케스트라로 연주해서 신경을 많이 썼다.

결론은 미묘. 판타지 영화의 탈을 쓴 어린 소년들의 로드 무비로 주인공 이외에 다른 캐릭터가 전혀 부각되지 못하고, 판타지적인 묘사의 밀도가 대단히 낮은데 밑도 끝도 없이 말 타고 여행하는 것만 나와서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엄청 지루하고 시시해서 재미가 없지만.. 크리스토퍼 리, 크리스찬 베일 등의 배우 캐스팅이 흥미로운 구석이 있고 주제가가 좋은 편이라서 건질 만한 구석이 몇 개 정도는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스웨덴, 소련, 노르웨이 3국 합작인데 주요 배우들이 영국인, 러시아인, 스칸디나비아인 출신이라 국제적인 캐스팅을 했으며, 스톡홀름, 모스크바, 크림, 스코틀랜드에서 촬영하고 영어를 기본으로 사용하면서 스웨덴어, 러시아어로 더빙을 해서 복합적인 이력을 가지고 있다.

제작비가 약 5000만 스웨덴 크로노(스웨덴 통화=화폐 단위)를 들였고, 박스 오피스 흥행 수익은 약 1억 7800만 스웨덴 크로노를 거두어 크게 히트를 쳤고, 북유럽 쪽의 영화제에서 여러 상을 수상하긴 했지만 개봉 당시 영화 자체의 평가는 혹평을 면치 못했다.


덧글

  • 블랙하트 2018/03/17 10:04 # 답글

    거대한 노인 얼굴이 하늘을 날아다니는건 마치 망나니 텐구(...)
  • 잠뿌리 2018/03/18 19:08 #

    코만 길었으면 딱 망나니 텐구였지요.
  • 시몬 2018/03/18 01:38 # 삭제 답글

    리뷰 읽어보니 엄청 지루한 영화 같네요. 감독은 과연 재밌어했을까?
  • 잠뿌리 2018/03/18 19:09 #

    현재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지루한데 80년대 때는 또 달랐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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