럴커즈 (Lurkers.1988) 오컬트 영화




1988년에 로베르타 핀들레이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학대를 당하고 아버지까지 어머니에게 살해당한 캐시가 잠이 들 때마다 ‘럴커’라고 불리는 유령들에게 시달리다가 어른이 된 뒤, 사진작가 일을 하는 남자 친구 밥과 약혼을 하게 됐는데. 밥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모니카의 스튜디오에 초대 받아 어렸을 때 살던 집 건물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타이틀인 ‘럴커즈’만 보면 ‘블리자드’의 RTS게임 ‘스타크래프트’의 가시지옥(럴커)를 떠올릴 사람이 많을 텐데, 실제 럴커의 사전적 뜻은 ‘(나쁜 짓을 하려고 기다리며)숨어 있다’. ‘도사리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 ‘허가받지 않은 거리 상인’ 등으로 본작에선 여주인공이 살던 건물에 나타나는 유령 일족의 명칭이다.

근데 사실 타이틀이 럴커즈인 것에 비해 럴커즈 자체는 출현씬도 짧고 비중도 작다. 본편 스토리의 핵심적인 내용은 캐시가 악몽 같은 과거의 기억과 유령의 환영에 시달리는 것과 모니카의 스튜디오에 방문했다가 사타니스트의 덫에 빠지는 거다.

악몽과 유령의 환영은 캐시의 불우한 가족사를 보면 왜 그런게 나오는지 이해는 가는데, 사타니스트의 덫에 빠지는 내용은 갑자기 툭 튀어나온 수준이라서 이해가 전혀 안 간다.

사타니스트는 문자 그대로 사탄(악마)의 추종자로서 캐시가 옛날에 살던 집 건물에 모니카의 스튜디오가 있는 게 실은 사타니스트의 본거지이고. 밥은 모니카 일당과 한통속인 사타니스트로 사탄의 명을 받아서 캐시를 옛날에 살던 집/스튜디오가 있는 건물로 데리고 와서 죽게 만드는 게 메인 스토리다.

캐시의 어머니가 미치게 된 사연이나, 사탄이 캐시를 옛날에 살던 집 건물로 데리고 와서 죽게 만드는 이유 같은 게 전혀 나오지 않아서 내용 이해가 어렵다.

스토리의 정교함과 디테일을 눈 씻고 찾아봐도 없어서, 뭔가 감독이 분위기에 취해서 즉흥적으로 만든 티가 많이 난다.

자기 나름대로 하이라이트라고 생각되는 씬에 무슨 액션 게임의 처형용 음악처럼 전용 음악을 넣었는데, 실제로는 별것도 아닌 장면에서 음악만 요란해서 유치하기만 할 뿐이다.

사타니스트가 나온다고 해서 데모니즘 요소가 풍부한 건 또 아니다. 기껏 나오는 게 레즈비언, BDSM을 암시 하는 것 밖에 없다. 문자 그대로 암시하는 것이고 직접적인 성애 묘사는 없어서 되게 시시하다.

호러물의 관점에서 보자면 럴커즈나 사타니스트보다 캐시의 어머니가 더 호러블하다. 어린 캐시의 손을 다리미로 지지는 암시와 부엌칼로 남편을 살해한 뒤 딸(캐시)까지 죽이려고 쫓아가는 것 등등. 사이코로 묘사돼서 존재감이 크다.

럴커즈나 사타니스트 같은 설정들 죄다 쳐 내고, 사이코 어머니의 학대와 위협을 메인 스토리로 다루어 죠셉 루벤 감독의 ‘계부(1987)’의 여자 버전 같은 사이코 슬래셔 무비를 만들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그밖에 동네 아이들이 줄넘기하는데, 악몽 속의 일이라 줄넘기하던 줄이 목에 감겨 나선형으로 꼬이면서 목이 졸리는 씬 등이 기억에 남는다.

줄넘기가 악마의 염력에 의해 스스로 움직여 목을 조른다는 게 어떻게 보면 되게 유치한데. 다른 장면들이 워낙 허접하다 보니 줄넘기 목조르기가 그나마 좀 무섭게 보일 정도다.

결론은 비추천. 개연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뜬금없는 스토리, 사타니스트가 나오지만 빈약한 데모니즘과 시시한 성애 묘사 등등. 전체적인 완성도가 땅에 떨어지는 졸작이다.

가족과 이웃 등 주변 사람들이 사타니스트고 여주인공 혼자 보통 사람인데 사탄의 계획에 놀아난다는 설정을 보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로즈메리의 아기(1968)’의 아류작 같은 느낌이지만, 작품의 완성도가 처참하게 떨어져 비교가 불가능하다.



덧글

  • 역사관심 2018/03/08 23:44 # 답글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공포영화가 잔인레벨등으로 칠갑하지 않고, 일정수준이상의 수작이상이 되기는 참 어려운 일 같아요. 그래서 아직 회자되는 명작들이 명작일테지만...
  • 잠뿌리 2018/03/09 15:04 #

    공포 영화 중에 명작이 다른 장르에 비해 좀 부족하긴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다른 장르 못지 않게 은근히 많은 작품이 나오는 게 위안이 되지요.
  • 먹통XKim 2018/04/13 22:39 # 답글

    포스터 보면 공포의 럼펠스킨같은 캐졸작 같은 느낌이네요
  • 잠뿌리 2018/04/14 01:23 #

    정작 영화 본편에선 요괴보단 유령들이 나오는데 그것도 주역급이 아니라 단역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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