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구 도사와 봉숭아 학당(1992) 아동 영화




1992년에 강용규 감독이 만든 아동 영화.

내용은 청학동 학당의 계란 도사가 도사 연수생들을 모집했는데, 이맹구를 비롯한 전국 괴짜들이 응모를 해 1차 합격을 하고 도사 연수에 들어가는 이야기다.

상/하편 구성으로, 상편은 도사 연수생 모집, 훈련 과정과 도사 응시 1차에 불합격한 신도사, 박아지가 학당의 물건을 훔쳐서 달아나 계란 도사의 눈 밖에 나 있던 맹구가 누명을 쓰고 의심 받는 이야기. 하편은 계란 도사와 도사 연수생들이 야외로 놀러가 레크레이션을 하는 사이, 맹구가 신도사, 박아지를 붙잡아 물건을 돌려 받았는데 거기에 진짜 청학동 도사의 보물인 ‘지휘봉’이 있어서 그걸 거지고 도술을 부려 계란 도사를 혼내주는 이야기다.

본작은 공중파 방송 KBS2의 개그 프로그램이었던 ‘한바탕 웃음으로’의 인기 코너 ‘봉숭아 학당’을 베이스로 하여 이맹구를 주인공으로 기용해 만든 영화다.

시리즈화되어 여러 편이 나왔는데 본작은 정확히 세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작품은 ‘이맹구의 봉숭아 학당’, 두 번째 작품은 ‘천방지축학당’이었다.

제목에 봉숭아 학당이 들어가지만, 실제로 봉숭아 학당 캐릭터는 맹구 밖에 안 나오고 다른 인물은 전부 오리지날 캐릭터다.

사실 제목 자체도 페이크인 게, 엉터리 도사가 차린 도사 학당에 괴짜들이 모여서 수업 받는 것이라 봉숭아 학당하고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그냥 괴짜들이 모인 학교. 라는 컨셉으로 봉숭아 학당과 연관시킨 것 같다.

고개를 좌로 젖혔다가 5분 간격으로 우로 젖히는 ‘오분전’, 총 쏘는 소리 흉내 내는 ‘오발총’, 연수생 중 홍일점인 ‘유별난’, 게이 기믹인 ‘육칠팔’, 뚱뚱보 ‘하마똥’ 등등. 홍일점이란 것만 개성으로 내세운 유별난을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는 맹구 못지않은 괴짜 기질을 가지고 있지만.. 문제는 그 기질을 살리는 게 도사 학당 합격자 발표 때 인물 소개할 때 밖에 없다는 거다.

그때 이후로는 쭉 다섯 명이 우르르 몰려다니고, 한 명 한 명 스포라이트를 받는 일이 영화 끝날 때까지 전혀 없어서 다섯 명 중 그 누구도 캐릭터 개성을 살릴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오직 맹구에게만 포커스를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맹구에게 포커스를 맞춰서 재미가 있냐고 하냐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는 게. 특유의 어눌한 말투와 약간의 몸개그, 때밀이 수건 소품 등을 제외하면 정말 아무 것도 없어서 그렇다.

기존의 맹구 영화에서는 최소한 액션씬이라도 나오는데 이번에는 그런 요소는 전혀 없다.

거기다 도사 연수생들과 맹구가 같이 나오는 씬도 생각보다 적어서 뭔가 맹구 혼자 스토리를 겉도는 느낌마저 든다.

명색이 제목에 봉숭아 학당이 들어가고 괴짜 캐릭터가 잔뜩 나오는데 맹구랑 케미를 맞출 캐릭터가 하나도 없으니 캐스팅 낭비가 심하다. (오서방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맹구의 친구나 동료 정도는 맞춰 줘야지..)

본편 스토리가 상/하편 구성이라 러닝 타임이 총 2시간을 약간 넘어가는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도사 연수생들이 엉터리 도사한테 속아서 도술 수련을 가장한 극기 훈련과 야외 레크레이션 같은 걸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에 볼거리가 거의 없다.

훈련 과정이라도 재미있어야 하는데.. 작중에 나오는 훈련이라고 해봐야 마당에서 포복전진. 강가에서 시범 입수(수영조차도 아니다) 것뿐이고. 훈련보다 오히려 레크레이션 분량이 더 길어서 답이 안 나온다.

하편의 후반부로 넘어가면 도사 연수생들이 뒤늦게 계란 도사한테 속았다는 걸 알고 단체로 항의를 하다가, 계란 도사가 아는 깡패들을 불러서 도사 연수생들을 때려잡으려고 하자, 맹구가 지휘봉으로 도술을 부려 사건을 해결하는 전개로 이어져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됐다.

타이틀에 괜히 ‘맹구 도사’가 들어간 게 아닌데.. 그 뒤에 갑자기 진짜 청학동 도사가 나타나 맹구를 제자로 삼으면서 스토리가 끝나기 때문에 엄청나게 허무하다.

캐릭터 분장도 통일성이 없는 게 학당 내 디폴트 복장은 근대의 저고리 한복인데, 레크레이션 씬 때는 현대 일상복을 입고 나오고 심지어 차를 타고 이동하고. 후반부에 계란 도사가 동원한 깡패는 가죽점퍼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온다.

계란 도사의 딸 푼자는 처음부터 아나운서 복장을 하고 나오고, 맹구가 도사 코스프레를 한 뒤에는 계란 도사가 맹구 코스프레를 하고 나오는 것 등등. 진짜 아무 생각 없이 만든 티가 팍팍 난다.

결론은 비추천. 제목만 봉숭아 학당이지 실제 봉숭아 학당 캐릭터는 맹구 밖에 안 나오고, 도사 연수생들은 죄다 괴짜지만 단체로 우르르 몰려 다녀서 캐릭터 개별적으로 활약하는 씬이 없으며, 맹구 혼자만 톡톡 튀고 단독 샷을 받아서 스토리를 겉도는 느낌을 주는데다가, 도사 수업은 페이크고 엉터리 도사 수업이 핵심적인 내용인 상황에 수업 과정은 지나치게 부실하고 전혀 웃기지도 않아서 전반적인 완성도가 땅에 떨어지는 졸작이다.


덧글

  • 오행흠타 2018/03/02 13:07 # 삭제 답글

    같은 감독에 같은 캐릭터... 나름 봉숭아학당 트릴로지(?)로군요.
  • 잠뿌리 2018/03/05 16:50 #

    뭔가 우려먹기적인 작품이죠. 혹사 당하는 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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