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친구 파워 화이브 (1989) 아동 영화




1989년에 박호진 감독이 만든 SF 아동 영화.

내용은 지구에서 약 5만 광년 떨어진 은하계 저편에 있는 배틀 스타는 구갑류의 거북이가 진화되어 고도로 발달된 문명을 이루고 살고 있었는데 우주의 악당 샤크가 침략하자 평화에 심취해 전쟁 무기를 만들지 못해 샤크와 맞서 싸울 수 없어 코멘더 로봇의 설계 비밀을 가진 예술라 공주와 배틀 병사 4명이 탈출하여 우주를 떠돌다가 샤크 일당의 함선에게 쫓기던 중. 지구에서 공박사가 감마선 자기 망원경을 가동했다가 예술라 공주 일행이 탄 우주선을 지구로 끌어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줄거리만 보면 예술라 공주 일행이 주인공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공 박사의 아들 혁이가 주인공이고. 예술리 공주 일행과는 전혀 관계가 없이 감마선에 노출되어 초능력을 얻어 대활약하는 전개로 진행된다.

한지붕 세가족 순돌이로 잘 알려진 아역 배우 ‘이건주’가 주연을 맡았던 ‘은하에서 온 별똥 왕자(1987)’ 같은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외계인이면 외계인이지 왜 뜬금없이 구갑류 거북이냐? 라는 의문이 떠오를 만한데. 그 이유가 작중에 나오는 배틀스타 출신 외계인이 미국 애니메이션 ‘돌연변이 닌자 거북이’ 짝퉁이라서 그렇다.

정확히, 예술라 공주 일행은 닌자 거북이의 인형탈을 쓰고 나온다. 안대는 빨간색으로 통일되어 있는데 가슴팍의 색깔이 4가지 색상으로 되어 있으며, 심지어 예술라 공주도 닌자 거북이라서 분홍색 가슴팍을 가지고 있다.

웃긴 건 예술라 공주의 아버지인 배틀 스타의 왕은 머리는 인간 노인인데 몸통이 닌자 거북이 인형 탈이란 점이다.

악당인 샤크는 쥐의 뻗친 수염을 가진 노인으로 나오는데 그 부하들은 아예 쥐 인간으로 나온다. 닌자 거북이의 스플린터 사부를 짭스럽게 재구성한 느낌이다.

예술라 공주는 수정봉이라는 요술 지팡이를 소유하고 있어서 변신 능력을 가지고 있어 인간으로 변하는 반면. 나머지 일행은 닌자 거북이 모습으로만 계속 나온다.

닌자 거북이 모습을 하고 있지만 전투력은 좀 낮은 편이고. 지구인인 혁이와 미나로부터 태권도를 배워서 무술의 달인이 된다.

뛰어난 감응, 습득 능력이 있어서 뭐든 빨리 배운다는 설정이라서 뭔가 중요한 부분들을 퉁-치고 넘어간다.

근데 그렇게 태권도까지 배워서 강해져도 작중 배틀 병사들이 하는 건 몸개그 밖에 없다. 짝퉁 닌자 거북이 탈 쓰고 나와서 어설프게 춤추면서 자기들 나름대로 귀여움을 어필하려고 하지만, 중국산 세이버 피규어 보는 것마냥 실소만 자아내게 만들 뿐이다.

줄거리대로라면, 예슐라 공주 일행 VS 샤크 일당의 대결 구도로 나아갔어야 될 텐데 실제 본편은 주인공 일행의 일상, 몸개그가 주를 이루고 있고. 심지어 예술라 일행을 잡으러 온 샤크의 부하들조차 나올 때마다 시시한 개그를 하느라 바빠서 본말전도됐다.

샤크의 부하들이 인간으로 변신해 장난칠 때는 아예 전용 주제가까지 배경 음악으로 흘러 나온다.

중반부쯤에 딱 한 번, 숲에서 샤크의 부하들과 싸울 때도 예술라 일행은 쩌리들이고. 지구인인 혁이와 미나. 단 둘이 소년소녀 무쌍난무를 찍으며 다 쓸어버린다.

태권도 좀 배웠다고 덤블링하고 날라다니고, 토네이도 스크류 킥 날리는 미나도 미나지만. 감마선 초능력으로 양손에서 블래스트를 발사, 시야로 염력을 사용하고, 나무를 통째로 들어 던지는 것 등등. 혁이의 능력 묘사가 완전 데우스 엑스 마키나 수준이라서 예술라 일행이 활약할 만한 건덕지가 없다.

샤크 일당과의 본격적인 대결은 영화 끝나기 약 10여분 전에야 시작된다. 그때 정말 뒤늦게 코멘더 로봇을 완성해 출격하기 때문이다.

코멘더 로봇은 처음부터 존재한 게 아니라 극 후반부에 만들어 완성한 것이라 기존의 아동 특촬물과는 좀 다르다.

공 박사/양 박사가 지구의 과학 기술로 만든 로봇에 예술라 공주가 코멘더 에너지를 주입, 혁이가 감마선 초능력을 더해주어 완성된 것이라 진짜 늦게 등장한다.

코멘더 로봇 출격, 샤크 일당과의 전투에서 엔딩까지 분량이 달랑 9분밖에 안 돼서 전투씬이 정말 별볼일 없고. 심지어 배틀병사 2명이 부상당했다며 혁이와 이름조차 나오지 않은 엑스트라 소년을 어거지로 파일럿화시킨 걸 보면 너무 급조해서 만든 것 같다.

코멘더 로봇은 정식 이름이 배틀 5라고 하는데 1호기, 2호기가 있다.

1호기 로봇 디자인은 반다이에서 출시한 머신로보(1982) 계열 완구 제품인 '배틀 아머 5'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 로봇 디자인과 컬러를 하나도 바꾸지 않고 가져다 써서 표절을 넘어서 무단 도용한 수준인데 차이점은 원작 완구에서 팔 다리 콕핏에 로봇들이 탑승했던 것에 비해 본작에선 닌자 거북이들이 탑승했다는 거다. (즉, 로봇 파일럿을 닌자 거북이로 바꾸었다는 거)

2호기도 로봇 디자인도 반다이 머신로보 제품을 무단도용했다. '랜드 커맨드 5'다.

원작은 완구 제품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머신 로보: 크로노스의 역습(1985)'에도 출현한 바 있는데, 본작의 애니메이션 파트는 자체적으로 새로 그려 넣은 것으로 원작 애니메이션과 비교하면 그 퀼리티가 하늘과 땅 차이다.

본작은 김청기 감독의 우뢰매처럼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들어가 있는데, 정확히는 실사+애니메이션의 합성이 아니라 실사 파트. 애니메이션 파트 각각 따로 분류되어 들어가 있으며, 후자의 경우 우주선 추격전, 코멘더 로봇 제작, 코멘더 로봇 출격, 샤크 일당과의 대결 등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애니메이션 파트는 분량 자체도 짧거니와, 완성도도 대단히 낮아서 정말 볼게 너무 없다.

코멘더 로봇의 전투씬 같은 경우도, 코멘더 로봇의 공격씬은 1인칭 시점. 폭발도 적 기체가 폭발한 게 아니라, 그냥 아무 것도 없는 빈 공간에 폭발 이펙트만 그려 놓은 수준이라 로봇끼리 공방을 주고 받는 씬 하나 없이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빔쏘고, 폭발하는 장면만 이어서 보여주고 있어서 액션의 합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다.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예술라 공주 배역을 맡은 배우가 1988년에 서울 올림픽 리포터로 활동했던 ‘쏘냐 크로포드’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혼혈 스타로서 1989년에 샴푸 CM으로도 잘 알려졌다.

혼혈 스타이기 때문에 이국적인 외모를 선보이지만 한국어가 다소 어눌해 좀 어색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작중 예술라 일행들 캐릭터 자체가 외계인 폼(닌자 거북이)일 때는 전자 로봇의 딱딱 끊어지는 듯한 말투를 써서 진짜 괴상하다. (로보캅 말투 쓰는 닌자 거북이를 상상해 보라고!)

그밖에 본작에서 공 박사 배역을 맡은 배우는 개그맨 전유성, 공 박사의 제자이자 믿음직스럽지 못한 어벙한 형 오달근 배역을 맡은 배우는 탤런트 주용만이다. 무슨 이유인지 전유성은 목소리를 본인이 내지 않고 성우가 더빙을 맡았다.

결론은 비추천. 배틀스타 성인이 닌자 거북이 인형탈을 쓰고 나와서 디자인 표절을 넘어선 무단 도용 수준에, 고도로 발달된 과학 문명의 외계인이란 거창한 설정에 비해서 작중에서 하는 일이 거의 없이 몸개그만 하는데다가, 지구인인 혁이와 미나가 지나치게 강력하게 나와서 캐릭터 비중 배분과 운용을 잘하지 못했고, 본편 스토리 내내 외계인 지구 적응기 시트콤 찍다가 영화 끝나기 10분 전에 악당과의 최후 대결이 나오는 와중에 애니메이션 파트의 분량은 짧고 연출도 허접해 로봇물로서의 비주얼이 시시해서 재미도 없고 완성도도 떨어지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당시 뽀빠이 과학에서 로봇 완구 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친구 파워 화이브 우주전쟁게임’이란 이름의 보드 게임도 만들어 출시했다.


덧글

  • 機動殲滅艦 2018/02/15 19:24 # 답글

    아, 어릴 적 TV에서 보고 닌자거북이 판박이인 캐릭터들이 나와서 로봇을 조종하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 작품이었군요...
  • 잠뿌리 2018/02/16 03:08 #

    네. 닌자 거북이를 아예 그냥 가져다 썼죠.. 닌자 거북이가 머신로보의 합체 로봇 조종하는 기괴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 놀이왕 2018/02/15 22:59 # 답글

    1. 이 작품의 큰 특징이라면 비록 표절이기는 하지만 세계 최초로 닌자 거북이를 '실사화'시킨 건데... 이 영화 이후 1년 뒤에 닌자 거북이 실사 영화가 나왔고 맴버 수가 5명인 것과 여자 맴버가 끼어있다는 것도 파워레인저로 유명한 샤반에서 만든 닌자거북이 넥스트 뮤테이션보다 앞섰다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트랜스포머G1 이전에 만들어진 표절 애니 피닉스 킹에서 인페르노(타카라 카로보트 소방차 로봇)가 피닉스 킹으로 먼저 애니화된 것과 비슷한 경우라고 볼수있죠.

    2. 극중에 등장한 로봇들의 원형인 배틀 아머5와 랜드 코만도5 로봇은 사실 머신로보 크로노스의 역습에 나온 적이 있더군요... 밑의 주소로 들어가서 보시면 해당 스틸컷을 보실수있습니다.

    https://en.wikialpha.org/wiki/Courageous_(GoBots)
    https://en.wikialpha.org/wiki/Land_Commander_5
  • 잠뿌리 2018/02/16 03:10 #

    머신로보 애니에도 나왔었군요. 본작에 나오는 애니메이션 파트에서의 배틀 아머 5, 랜드 커맨드는 자체적으로 새로 그려 넣어 몰랐습니다. 원작과 비교하면 당연히 퀼리티가 처참할 정도로 떨어졌지요. 닌자 거북이 실사 영화랑 비교하면 본작의 닌자 거북이는 인형 탈 티가 너무 많이 나는데다가, 중간에 지구에 적응하면서 수정봉으로 변신해서 예술라 공주는 아예 인간 모습으로만 나오죠.
  • 먹통XKim 2018/04/13 22:41 # 답글

    티브이 방영당시 재미있게 보았지만...이젠 못 보겠어요...;;;
  • 잠뿌리 2018/04/14 01:24 #

    지금은 볼 게 못 되는 영화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0341368
7039
9349092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