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센 (らせん.1999) 2021년 일본 만화




1995년에 ‘스즈키 코지’ 원작 소설인 링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을, 1999년에 ‘미즈키 사쿠라’가 작화를 맡아 만화화한 작품. 한국에서는 2003년에 서울 문화사에서 정식 발매했다.

내용은 경찰청에서 검시의로 일하는 안도 미츠오가 바다에서 부주의로 아들을 죽게 한 죄책감에 시달리다 아내와 이혼까지 하게 됐는데 어느날 친구 다카야마 류지가 변사체로 발견되어 그 시체의 해부를 맡게 되었다가, 시체 속에서 의문의 쪽지를 발견한 이후. 류지와 같은 증상으로 사망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그 죽음의 진상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본작의 원작인 라센은 본래 링 1의 정식 후속편이다. 보통, 링 시리즈라면 링 1, 링 2가 있으니 링 2가 후속작인 것 같지만 링 2는 사실 링 1의 확장판에 가까운 느낌이고, 라센이 링 1에서 바로 이어지는 작품이다.

그래서 링 1의 주인공인 아사카와 카즈유키, 다카야마 류지가 단역/조연으로 등장한다.

라센은 원작 소설이 1995년에 나온 뒤, 1998년에 영화판, 1999년에 TV 드라마판이 나왔는데. 코믹스판인 본작은 기본적으로 소설 원작을 따라가면서 영화판에 나온 씬이 일부 들어가 있다.

해부 당한 류지의 시체가 말을 건네는 안도의 악몽 씬이다.

본작의 문제는 링 시리즈 원작이 사실 링 1, 라센, 루프의 3부작 구성이고. 루프의 후일담인 버스데이의 ‘해피버스데이’가 링 시리즈의 진정한 완결편인데.. 루프, 해피버스데이 둘 다 만화화되지 못했다는 것에 있다.

이게 왜 문제냐면, 다카야마 류지의 중요한 반전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 반전이 링 시리즈 본편 스토리의 핵심적인 내용이라서 그게 나오지 않으면, 캐릭터 한 명 떡밥 던졌다가 회수하지 못한 수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스토리 자체가 어중간하게 끝나서 그렇다.

스타워즈로 비유하면 다스베이더의 진정한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채 끝난 느낌이랄까.

시리즈 완결성을 떠나서 독립적인 작품으로 볼 때, 호러물로서는 다소 심심한 편이다. 작화 자체가 호러물에 적합하지 않아서 그렇다.

작중에 호러블한 장면은 해부 당한 류지의 시체가 말을 건네는 악몽 씬 정도 밖에 없다. 저주 비디오를 본 마이와 류지가 사다코와 조우하는 씬은 달랑 1페이지 정도로 휙 지나가서 감흥이 없다.

애초에 본편 내용 자체가 저주 비디오를 봤다가 살기 위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게 아니라, 흥미본위로 접근했다가 나중에 X됐구나 라고 깨닫는 전개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서 그렇다.

저주의 타겟이 됐다는 게 극 후반부에 밝혀지는데도 불구하고, 살아야겠다는 절박함과 숨통을 죄어오는 저주의 공포보다 그동안 본편에서 던진 떡밥을 회수하기 바빠서 스토리 자체가 좀 설명조라서 긴장감이 떨어진다.

그 대신 그림과 함께 텍스트가 들어가 있으니 소설판보다 더 이해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영화판을 원작으로 한 게 아니라 소설판을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와 비교할 필요도 없다.

저주 비디오는 더 이상 중요한 게 아니고 새로운 저주의 매체가 등장하는 것과 사다코가 완전히 부활하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드러나는 것 등등. 나름대로 흥미로운 내용도 나온다.

저주를 오컬트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게 아니라, 의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초능력으로 풀어서 해석하는 것도 포인트다.

저주 비디오의 희생자들이 관동맥폐색에 의한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는 사인이 정확히 밝혀지는 것부터 시작해, 저주 비디오의 원리가 영상을 보는 사람의 체내 DNA를 변화시키는 것이고. 사다코의 염사 능력으로 비디오테이프에 유전자 조작 기록이 녹화되어 있다는 것 등등. 호러물이 아니라 초능력/의학 드라마 같은 느낌이다.

결론은 평작. 원작 소설이 3부작 구성인데 그중 3부를 제외하고 2부만 코미컬라이징된 것이라 내용이 좀 어중간하게 끝나는 바람에 시리즈물로서는 미완이 되어 스토리의 완성도적인 부분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저주 비디오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것이라 호러물로선 다소 심심한 내용이라서 전작 링 1만큼의 충격과 공포도 주지 못하지만, 저주를 오컬트가 아닌 과학의 관점으로 접근해 초능력으로 풀어내서 초능력/과학 드라마 같은 느낌을 줘서 나름대로 흥미로운 구석은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오리지날 링 시리즈를 보는 순서는 링 1 < 라센 < 루프 < 버스데이 순서다. 링 2는 엄밀히 말하자면 링 1의 IF 버전이며, 원작 소설에는 나오지 않고 영화로만 나온 것이라 건너뛰어도 된다.

단, 북미판 링 시리즈는 라센이 따로 없고 링 1, 링 2, 링 3로 쭉 이어져서 순서대로 보면 된다.

덧붙여 본작에서 나온 안도 미츠오의 아들 안도 다카노리는 링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인 ‘에스’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추가로 본작에 나온 저주의 새로운 매개체는 소설책으로 글을 읽어도 링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는 것인데, 어쩐지 거기서 20세기와 21세기로 나뉘는 것 같다. (21세기 현대의 독서량 감소를 생각해 보면 링 바이러스는 증식하고 싶어도 증식할 수 없을 것 같다)


덧글

  • 범골의 염황 2018/01/31 08:47 # 답글

    링 최종편인 루프가 왜 아직도 영상화나 그런 게 하나도 안 된 걸까요?
  • 잠뿌리 2018/02/01 16:19 #

    그게 의문입니다. 루프가 반지의 제왕으로 치면 왕의 귀환으로 본편 스토리의 완결작인데 영화고 만화고 루프만 빼고 만드니 어중간하게 끝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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